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에 맞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폭격, 전면봉쇄에 이어 지상군 투입을 예고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인도주의적 재앙과 확전 방지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각)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중동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장관이 이날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통화했다.
미국 국무부는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하마스에 의한 테러 공격을 규탄하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집중적인 외교적 관여의 일환으로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의 자기 방어권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강조하고 하마스에 대해 즉각적인 공격 중단과 인질 석방을 촉구했다”고 알렸다.
블링컨 장관은 또한 지역 내 안정 유지와 다른 당사국들이 이 사태에 끼어들지 않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왕이 부장과 협의했다.
14일 저녁 중국 외교부도 두 사람의 통화를 확인했다.
왕 부장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충돌이 고조되면서 통제불능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민간인을 해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고 모든 국제법 위반행위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달리 하마스와 이스라엘 모두를 비판한 셈이다.
특히 “자기 안전 지키는 대가가 무고한 민간인을 해치는 것일 수는 없다”면서 “군사적 수단으로는 활로가 없고 폭력으로 폭력을 상대해서는 악순환을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당면 과제는 조속한 정전과 인도주의적 재난 악화를 피하는 것”이라며 “국제인도법을 준수하고 인도적 구호 통호를 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엔이 국제적 합의를 모으고 안보리가 마땅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팔레스타인 문제의 근본적 출로는 ‘두 국가 방안’,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평화 공존”이라며 “아랍과 이스라엘 두 민족의 화해 없이는 중동 평화도 없다”고 되풀이했다.
왕 부장은 이어 “강대국들이 국제·지역 현안을 다룰 때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고 냉정 자제하면서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편들면서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갈라치기에 열 올리는 미국의 행태를 꼬집은 셈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을 위한 ‘두 국가 방안’을 지지하고, 정세를 완화하고 인도적 구호를 제공하는 데서 유엔의 역할을 지지한다”고 호응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통화했다. △가자 지구 민간인들에게 물, 식량 등 구호 제공, △확전 방지 문제 등을 논의했다.
한편, 프랑스 통신사 [AFP]는 14일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이를 미국 당국자에게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 외교장관을 만난 직후여서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