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생들의 통일의욕을 무정견으로 억압치말라

=민족적 요구를 집권층의 이해로 억누를 수는 없다=

 

지난 삼일 서울대학 민족통일연맹 대의원대회는 다시금 남북학생간의 교류를 제창하였었고 또 5일에 개최된 민족통일전국학생연맹 결성준비대회에서도 역시 전기한 제의가 재확인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학생들의 획기적인 제의는 당연한 일이지만 정계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공산정권은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춰놓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내었다.

그런데 이와 정반대로 이남의 정계는 각색각양의 반응을 나타내고 있으며, 정부대변인은 극히 부정적인 견해를 표명하였다고 한다. 이남의 정계가 각색각양의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정치적 자유가 보장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고, 이러한 의미에서 북한공산측이 보여준 반응과는 대조적인 효과를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이남의 정계가 나타낸 반응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찬반양론의 대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지만, 찬의를 표명한 측이나 반대의사를 표명한 측이나 정계 각 진영이 취한 자세는 좀 더 검토를 필요로 하는 것인 듯싶다. 

먼저 찬의를 표명한 측으로 말할 것 같으면 혁신진영이라고 해야겠는데, 혁신진영에서는 학생들의 순수한 통일의욕의 발로를 위험시하지 말고 학생들 스스로가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선도해야할 것이고, 또 학생들이 자치자주정신에 입각해서 시도한 구체적 방안이 어느 시도의 실현가능성을 가진 것인가를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서 체득할 수 있도록 물신양면의 원조를 제공해야한다는 건설적인 의향을 표시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반대의사를 표명한 보수진영에는 시기상조라고 하는 견해와 절대불가라고 하는 두 갈래의 의견이 있는 것 같다. 시기상조론자들은 먼저 기성정치인들이 학생간의 교류를 장만해줄 때까지 기다리라고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듯이 보도되었고, 절대불가론자들은 공산주의자들의 간계와 음모에 농락당할 것이라는 일종의 패배주의적 사고에 사로잡혀 있는 듯이 알려지고 있다.

본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학생들의 통일촉구운동에 대한 정당한 이해와 평가를 가져야한다고 주장해온 바 있지만, 이번 사태에 관해서도 우리는 다음과 같은 고언을 현실정치인들에게 제정해 두고자 한다.

첫째로, 한국통일문제는 한국민족 자신이 누구보다도 가장 열렬하게 해결 지으려고 자조해야만 비로소 그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둘째로, 한국통일문제는 결코 격리된 단일문제가 아니라 세계문제의 일각이라고 함을 적확하게 인식해야한다는 점이다.

셋째로, 국민들의 통일을 갈망하는 심정은 날로 부풀어 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솔직 대담하게 시인하고, 이러한 심정이 불만이나 울분으로 변하지 않도록 적기적절 할 배출구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길게 되풀이할 필요도 없이 국민의 절대다수는 「빵 없는 자유도 싫고 자유 없는 빵도 싫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유와 빵이 균등하게 보장되는 길은 통일에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통일문제는 세계문제해결의 진도와 보조를 맞추어 나가는데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의 통일의욕을 통일달성의 그날까지 무작정 억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인민대중은 현실정치인들의 성실한 노력과 적극적인 창의가 통일문제에 경주되기를 갈구하고 있다. 따라서 현실정치인은 제한된 그리고 현실적으로 실현성이 있는 남북간의 교류가 하루빨리 이룩되도록 전력을 기울려야 할 것이다.

일반대중은 기자교환⋅학생간의 교류⋅서신교환⋅제한된 남북간 여행의 자유⋅남북교역 등등의 실현으로 통일의 길은 개척되었다고 만족해야 할 것이며, 정치적 통일이 천연되더라도 너그럽게 참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본란은 민족통일학생연맹의 제창을 정당하게 평가하려는 것이고, 학생들의 이러한 통일의욕은 학생들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서 승화되고 또 보다 착실하고 견실한 학생운동으로 전진되어야할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해두는 바이다.

사설/ 학생들의 통일의욕을 무정견으로 억압치말라

사설/ 학생들의 통일의욕을 무정견으로 억압치말라 [민족일보 이미지]
사설/ 학생들의 통일의욕을 무정견으로 억압치말라 [민족일보 이미지]

社說

 

學生들의 統一의욕을 無定見으로 抑壓치말라

=民族的 要求를 執權層의 利害로 억누를 수는 없다=

지난 三日 서울大學 民族統一聯盟 代議員大會는 다시금 南北學生間의 交流를 提唱하였었고 또 五日에 開催된 民族統一全國學生聯盟結成準備大會에서도 亦是 前記한 提議가 再確認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學生들의 劃期的인 提議는 當然한 일이지만 政界에 커다란 波紋을 일으키고 있다. 뿐만아니라 北韓共産政權은 萬般의 準備를 다 갖춰놓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卽刻的인 反應을 나타내었다.

그런데 이와 正反對로 以南의 政界는 各色各樣의 反應을 나타내고 있으며, 政府代辯人은 極히 否定的인 見解를 表明하였다고 한다. 以南의 政界가 各色各樣의 反應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政治的 自由가 保障되고 있다는 傍證이기도 하고, 이러한 意味에서 北韓共産側이 보여준 反應과는 對照的인 効果를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以南의 政界가 나타낸 反應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贊反兩論의 對立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지만, 贊意를 表明한 側이나 反對意思를 表明한 側이나 政界 各陣營이 取한 姿勢는 좀 더 檢討를 必要로 하는 것인 듯싶다. 

먼저 贊意를 表明한 側으로 말할 것 같으면 革新陣營이라고 해야겠는데, 革新陣營에서는 學生들의 純粹한 統一意慾의 發露를 危險視하지말고 學生들 스스로가 具體的인 方案을 摸索할 수 있도록 善導해야할 것이고, 또 學生들이 自治自主精神에 立脚해서 試圖한 具體的 方案이 어느 視度의 實現可能性을 가진 것인가를 스스로의 努力을 通해서 體得할수 있도록 物神兩面의 援助를 提供해야한다는 建設的인 意向을 表示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反對意思를 表明한 保守陣營에는 時機尙早라고 하는 見解와 絶對不可라고 하는 두갈래의 意見이 있는 것 같다. 時機尙早論者들은 먼저 旣成政治人들이 學生間의 交流를 장만해줄 때까지 기다리라고하는 態度를 取하고 있는 듯이 報道되었고, 絶對不可論者들은 共産主義者들의 奸計와 陰謀에 籠絡當할 것이라는 一種의 敗北主義的 思考에 사로잡혀 있는 듯이 알려지고 있다.

本欄은 機會가 있을 때마다 學生들의 統一促求運動에 對한 正當한 理解와 評價를 가져야한다고 主張해온 바 있지만, 이번 事態에 關해서도 우리는 다음과 같은 苦言을 現實政治人들에게 提呈해 두고자 한다.

첫째로, 韓國統一問題는 韓國民族 自身이 누구보다도 가장 熱烈하게 解決지으려고 自助해야만 비로소 그 실마리가 풀리기 始作한다는 點이다.

둘째로, 韓國統一問題는 決코 隔離된 單一問題가 아니라 世界問題의 一角이라고 함을 適確하게 認識해야한다는 點이다.

셋째로, 國民들의 統一을 渴望하는 心情은 날로 부풀어 오르고 있다는 事實을 率直大膽하게 是認하고, 이러한 心情이 不滿이나 울분으로 變하지 않도록 適期適切할 排出口를 마련해줘야 한다는 點이다.

길게 되풀이할 必要도 없이 國民의 絶對多數는 「빵없는 自由도 싫고 自由없는 빵도 싫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自由와 빵이 均等하게 保障되는 길은 統一에 있다고 確信하고 있다. 그러나 韓國統一問題는 世界問題解決의 進度와 步調를 맞추어 나가는데서만 解決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國民의 統一意慾을 統一達成의 그날까지 無酌定 抑壓할 수는 없는 것이다. 人民大衆은 現實政治人들의 誠實한 努力과 積極的인 創意가 統一問題에 傾注되기를 渴求하고 있다. 따라서 現實政治人은 制限된 그리고 現實的으로 實現性이 있는 南北間의 交流가 하루빨리 이룩되도록 全力을 기울려야 할 것이다.

一般大衆은 記者交換⋅學生間의 交流⋅書信交換⋅制限된 南北間 旅行의 自由⋅南北交易 等等의 實現으로 統一의 길은 開拓되었다고 滿足해야 할 것이며, 政治的 統一이 遷延되더라도 너그럽게 참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見地에서 本欄은 民族統一學生聯盟의 提唱을 正當하게 評價하려는 것이고, 學生들의 이러한 統一意慾은 學生들 스스로의 努力에 依해서 昇華되고 또 보다 着實하고 堅實한 學生運動으로 前進되어야할 것이라는 希望을 披瀝해두는 바이다.

[민족일보] 1961년 5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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