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다. [사진제공-대통령실]
15일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다. [사진제공-대통령실]

15일 오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대면한 한·중 정상이 ‘고위급 대화 활성화’에 공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팬데믹과 글로벌 경기 침체, 기후변화와 같은 복합적 도전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한중 양국 간 고위급 대화를 정례적으로 활발히 추진해 나가자”고 하자, 시진핑 주석도 “고위급 대화의 활성화”에 공감을 표했다는 것.

시 주석은 아울러 “한중 양국 간 1.5 트랙 대화체제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양국 간 의사소통을 확대하고 정치적 신뢰를 쌓아 나가자”고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민간 교류, 특히 젊은 세대 간 교류를 확대해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시 주석도 “한중 국민들 간 인적·문화 교류에 개방적 자세를 갖고 있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자”고 호응했다.

두 정상은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2단계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중국이 적극적 역할해야” vs “남북관계 적극 개선해야”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지속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중국이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 공동이익을 가진다”면서 “평화를 수호해야 하며,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선을 그었다.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도 “북한의 의향이 관건”이라며 “북한이 호응해 온다면 담대한 구상이 잘 이행되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국을 방문할 수 없었지만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상호 편리한 시기에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했다.

이날 회담은 현지시각 15일 오후 5시 11분(한국시각 6시 11분)에 시작했으며, 25분간 이어졌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지난 13일 한미, 한일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한중 정상회담에도 풀기자단이 들어가지 못했다. 

중, 글로벌 공급망 안전 보장-경제 정치화 반대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은 “양측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정치적 신뢰를 증진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중한 경제는 상호보완성이 높기 때문에 발전전략을 연계해 추진하여 양국 공동발전과 번영을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FTA 협상 가속화, △첨단기술제조, 빅데이터, 녹색경제 등 영역에서 협력 심화, △국제자유무역체제 공동 수호, △글로벌 공급망 안전과 안정, 원활한 흐름 보장, △경제협력 정치화와 안보화 반대 등을 열거했다. 많은 숙제를 한국 측에 던진 셈이다. 

시 주석은 “중국은 한국과 인문교류 협력을 발전시키고, 주요 20개국(G20) 등에서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며,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실천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 대국을 수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그 문제는 먼저 북한과 논의하라’고 공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CNN]은 시 주석이 3시간에 걸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대면회담에서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예방한 뒤, 미국의 동맹국들인 호주, 프랑스, 네덜란드, 한국 정상들과 만나 소통 채널을 복구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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