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집 없는 설움 돈 없는 설움

철거 당한 판자집 백성들은 어디로 가야하나

○.... 여기 「우울한 휴일」을 찬비 속에서 한숨짓는 군상이 있다. 하늘을 지붕 삼고 흙 땅을 베개 삼아 찬이슬 맞고 밤을 새운 백성들이 있다. 「유럽」의 어느 촌락에서 흔히 본다는 「집시」의 무리가 아니라 우리 사랑하는 동포... 가난한 서울 시민의 한 무리다.

○.... 장국무총리가 판자집을 강제철거 않겠다고 다짐한 것이 엊그제였다. 그러나 이십구일(토요일) 한낮에 느닷없이 이 판자천막촌에 들이닥친 강제철거집행반은 삼십명의 경찰과 함께 백여호 주민을 벌판에 내동당이쳐버렸다.

○.... 집 없는 설움... 돈 없는 설움... 가난한 설움을 안고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움막집 속에서 천막 속에서 생명을 이어오는 이들 영세시민들에게 강제철거는 마른하늘의 벼락이었다. 어린 것들을 품에 안고 한밤을 가마니 위에서 새운 이들은 나라가 있는지 정부가 있는지를 모른다. 다만 삶을 이어내지 못하는 새까만 현실 앞에 눈물을 삼킬뿐...

○.... 백성들이 먹을 것을 달라고 외친다. 일터를 달라고 외친다. 그러나 받는 것은 아무 마련없이 찬비 속에 땅 위에서 밤을 새워야 하는 천대만이 있는 모양인가?

(사진은 이십구일 상오 시내 동대문구 신설동 구경마장 주변에서 강제철거 당한 움막집 주민들이 벌판에서 아침을 맞고 있는 광경)

거울

거울 [민족일보 이미지]

거울

집 없는 설움 돈 없는 설움

撤去 當한 板子집 百姓들은 어디로 가야하나

○.... 여기 「우울한 休日」을 찬비 속에서 한숨짓는 群像이 있다. 하늘을 지붕 삼고 흙 땅을 베개 삼아 찬이슬 맞고 밤을 새운 백성들이 있다. 「유럽」의 어느 村落에서 흔히 본다는 「집시」의 무리가 아니라 우리 사랑하는 同胞... 가난한 서울 市民의 한 무리다.

○.... 張國務總理가 板子집을 强制撤去 않겠다고 다짐한 것이 엊그제였다. 그러나 二十九日(土曜日) 한낮에 느닷없이 이 板子天幕村에 들이닥친 强制撤去執行班은 三十名의 警察과 함께 百餘戶住民을 벌판에 내동당이쳐버렸다.

○.... 집 없는 설움... 돈 없는 설움... 가난한 설움을 안고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움막집 속에서 天幕속에서 生命을 이어오는 이들 零細市民들에게 强制撤去는 마른하늘의 벼락이었다. 어린 것들을 품에 안고 한밤을 가마니 위에서 새운 이들은 나라가 있는지 政府가 있는지를 모른다. 다만 삶을 이어내지 못하는 새까만 現實앞에 눈물을 삼킬뿐...

○.... 백성들이 먹을 것을 달라고 외친다. 일터를 달라고 외친다. 그러나 받는 것은 아무 마련없이 찬비 속에 땅 위에서 밤을 새워야 하는 賤待만이 있는 모양인가?

(寫眞은 二十九日 上午 市內 東大門區 新設洞 舊競馬場 周邊에서 强制撤去 當한 움막집 住民들이 벌판에서 아침을 맞고 있는 光景)

[민족일보] 1961년 5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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