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북한이 ‘핵·ICBM 모라토리엄 파기’를 시사하면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4일(현지시각) 미국 내 북한전문가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라고 제안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북한의 못된 행동은 저절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남아 있는 유일한 (대북) 옵션은 외교적 관여”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해결의 창은 닫히고 있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및 핵 시험을 재개하는 건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경우,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 강화에 동의할 수도 있으나 이미 봉쇄 중인 북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봤다. 선제타격은 너무 위험하고, 봉쇄·고립은 무기 능력 연마 시간을 벌어주게 되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할 기회를 증대시켜 줄 뿐이다.   

협상을 할 수밖에 없다면 북한이 더 강한 위치에 서게 될 추가 핵실험 이전이 더 나을 것이다. 

앤드루 여 교수는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더 취약한 두 동맹국 한국, 일본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며, 적어도 한국은 대북 관여를 지지할 것이라고 봤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일관되게 방해했던 일본은 미지수지만.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긴장완화와 관계개선 열망을 나타내는 친서(memo)를 쓸 수도 있다”고 주문했다. 트럼프 시대 ‘톱다운 외교’로의 복귀는 아니겠지만, “김정은을 만만찮은 지도자(formidable leader)로 보고 있음을 나타냄으로서 그의 태도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며, “이러한 개인적 접근은 과거 김정은에게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의약품 및 코로나19 백신 공식 지원, △북한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 해제 등과 같이 안보를 해치지 않는 저비용 조치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에 정치적으로 가장 어려운 장애물은 핵·미사일 생산 동결에 따른 상응조치로서 제한적 제재 완화 가능성을 부여하는 것”이라며, “항복으로 비칠 위험은 있으나, 미국은 북한보다 그러한 양보를 할 수 있는 훨씬 더 안전한 위치에 있고,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이 미사일이나 핵실험을 할 경우 제재를 되돌릴(snap back)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 안보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지난달 13일자 기고에서 “바이든 정부 관리들은 결코 북한을 상대하고 싶지 않겠지만 그들에게 선택지는 없다”면서 “점점 위험해지는 외교 정체를 타개할 좋은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최근 행동은 그가 최고의 백신과 치료를 포함하는 더 큰 규모의 코로나19 인도적 지원을 수용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

대북 전문가 조엘 위트의 발언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과 당국자들이 ‘고위험-저보상’인 대북 협상을 내켜하지 않지만 마주앉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매력 없고 정치적으로 성가시지만”, “그 문에 들어가는 것이 예방접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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