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인들이여 조국을 위하여 무엇을 하려는가

「오늘의 지성인이 좀 더 생각하는 인간이었다면 오늘의 조국은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가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지성인 이라면 지금의 지성인은 빛 좋은 개살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패전 독일의 지성인을 보라! 이 얼마나 엄청난 차잇점인가?

또 현 조국의 노농민과 독일의 노농민과 차잇점을 지성인이라면 깨달을 것이다. 무릇 국가 흥망대사를 좌우하는 것이 지성인 이라면 지성인의 조수격이 곧 무산대중인 것이다. 오늘의 지성인이여! 이 얼마나 조수를 혹사했느냐 말이다.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그 얼마나 희생을 강요해왔는가.

일제의 피눈물 나는 식민지 생활도 소위 지성인의 잘못으로 생긴 것이고 양단된 두 개의 조국은 또다시 민족끼리의 살생을 가져오게 한 것도 모두 지성인의 잘못이 아니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현 조국의 지성인은 조국을 망치기 위해서 존재하는지 알 수 없다.

모든 유행을 생산하는 것이 지성인이고, 모든 사치 낭비를 하는 것이 소위 지성인이 아닌가?

서울의 명동, 부산의 광복동 등 도시의 환락가의 밤거리를 보라. 또 기아선상에서 죽지 못해 살아가는 절량 농민촌을 찾아가 보라! 완전히 결부된 두 개의 조국이 아닌가. 전자는 소위 지성인의 세계, 후자는 곧 무산대중의 굶주린 세계가 아닌가? 시대에 따라 조국의 지성인은 점점 더 타락을 감행하며 또 먹고 살기 바쁜 노농민에게 타락을 종용하고 있다.

「× × × 부인의 사랑」 「×인들」 「× ×걸」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범람하는 도색영화를 지성인의 애호물건이라면 지성인들끼리 볼 것이지. 왜? 훌륭한 영화라고 선전의 말을 하는가 말이다.

도색영화가 훌륭하면 싫증날 때까지 감상하라. 감상하고 사고만 없으면 우리로서 열등의식에서 얼마든지 묵과할 수 있지만 살인사건까지 저지르는 결과는 모두가 지성인의 책임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신입여대생 살인」 등 ...... 소름끼치는 이기적 범행을 저지른 것이 소위 지성인이 아니고 누구란 말인가?

화려한 음악감상실에서 달콤한 멜로디에 취하며 마네킨 같은 연인과 마음껏 청춘을 구가하는 젊은 지성인들이여! 지금 이 순간에도 수십 척 깊은 굴속에서 목숨을 하늘에 맡기고 십구공탄을 파내는 용사가 있는가 하면 현기증을 일으킬 탁한 공기 속에서 조국의 공업을 하루하루 발전시키는 여공이 있는 것을 알라. 

그리고 제발 그들에게 정신적인 압박을 하지 말아 달라고, 외국의 원조 여하에 조국의 경제사정이 좌우되는 이 때 사치, 낭비.... 는 지성인의 의무인 듯이 용감히 수행하고 있다. 소위 남녀지성인들이 가로되 「당구를 해보지 못한 이상 그 즐거움을 모르긴 하지만, 그것이 오락이라면 펜싱도 그 하나의 오락, 아니 그 이상의 기술이기도 한 것이다...」라고 지식층 남녀는 말한다. 

그렇다 배우지 못하고 먹고 살기 바쁜 노농민의 자녀들은 절도, 도박, 매음이 오락이라면 오락이 아니고 무엇인가? 오히려 그네들은 밥벌이를 하며 오락을 즐긴다.

풍랑을 당하며 항해를 계속하는 범선에는 돛대도 삿대도 키조차 없는 어려운 역경에 놓여 있다. 선원들이여 더욱 분발해서 승객을 무사히 도착지에 보내도록 하라!

지성인이여 다시 한 번 생각하라! 러시아의 三월혁명이 왜 볼세비키당에게 빼앗겼으며 왜 전 중국이 공산화 되었는가?

지성인들이여 조국을 위해서 무엇을 했으며 무엇을 할 것인가? 노농민의 인간 가족 한사람으로 묻는다. 모르지기 민심이 천심인줄 안다면 현 조국의 지성인은 좀 더 생각하는 인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민족일보 경남지사 거제지국 배달원) 편집자주. 이 글이 문장구성으로나 내용이 결코 잘 정리되어진 글이 아니지마는 배달원의 입장에서 실생활에서 느낀 하나의 「피맺힌 절규」이기에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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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소리 [민족일보 이미지]

 

[민족일보] 1961년 4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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