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쑥」마저 캘 곳이 없다. 대지(大地)는 광활하건만 손바닥만 한 창자를 채울 한 톨의 나락을 쥐어 볼 수 없게 되었다. 이덕남(李德南)여사는 두 살짜리 아이를 업고 종일 들로 쏘다녔다.

「풀씨나물」 「빼뿌쟁이」 「논덩이」 「나생이」라는 풀을 찾아 헤맨 것이다.

토끼는 이 풀을 즐겨 먹는다지만 사람이 이런 것을 먹는다고 들은 사람은 없다.


○.... 내 배가 곯으면 젖이 안 나와 아이가 죽게 되니 이거라도 먹어야겠다는 그는 얼마 전 딸자식 하나를 이름 모를 사람에게 주었다. 소금물을 타먹으면서라도 살아야겠다고 버둥치는 어머니의 눈에 이슬이 맺혔다.

 
[창원군 진동면에서 곽인효(郭仁孝) 기자 발]

이젠 「쑥」도 없구나

이젠 「쑥」도 없구나 [민족일보 이미지]
이젠 「쑥」도 없구나 [민족일보 이미지]

 

[민족일보] 1961년 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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