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북교역 시기는 성숙하였다.(하)

=남한의 소비상품과 북한의 공업제품을 바꾸어 쓰자=

 

나라의 경제란 국토자원 및 기후 환경같은 자연조건을 무시하고는 존립할 수가 없다. 입지 경제조건에 비추어 농업지대로서 적합한 지역이 있는 반면에 공업지대로서 보다 유리한 발전소지를 지니고 있는 고장도 있는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생산지대와 소비지대로도 나누어 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입지조건으로 봐서 남한은 농업지대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며, 북한에 공업시설이 집중되어 있음을 모르는 자는 없다. 

물론 북한의 공업시설은 지난 전쟁시기의 국련의 폭격으로 대부분 파괴된바 있었으나, 오늘날 그 대부분이 복구되었을 뿐만이 아니라 부분적으로 전전수준을 능가하는 것도 있고, 전연 새로운 종류의 공업설비들이 시설완공되어 현재 가동중에 있거나, 또는 건설도중에 있는 것도 있어 괄목할 정도의 발전을 하고 있다는 사실들은 일부 미국잡지를 비롯하여 그 밖의 나라들에서 발간되는 서책이나 보고 등으로 널리 알려 있는 바이다.

이에 비추어 볼 때 남북통일을 불가분이의 대전제로 한다면 남한의 생산품으로 유무상통케 한다는 것은 감정적인 적대의식을 떠나 경제적으로 상호이익되면 되었지 유해할 것이란 하나도 없다.

「울프」보고는 「당분간 국토 분단이 지속될 것이라고 하더라도.. 서로 경쟁적인 ... 산업의 과대시설을 피하기 위하여... 특별한 남북통상교섭을 고려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익할 뿐만 아니라 또한 그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단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너무나 당연한 소견이라고 하겠다. 

단일민족으로서 언어, 풍습이 같고 같은 문화전통아래서 생을 영위하여오던 동족끼리, 비롯 동서세력다툼의 틈바구니에 끼어 국토분단과 동족간적대시라는 말할 수 없는 비운에 있다하거늘, 피차에 유리한 경제적인 유대마저 끊으려한다는 것은 아직도 역사의 교훈을 깨닫지 못하는 동족증오분자이거나 경제교역 즉 공산침투로 착각하는 보수반동정객들을 제외하고서 전 국민의 원하는바가 아니라고 확신하는 바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국토분단하에 있는 양독일 사이에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경제적인 교역이 실시되고 있으며 그 실제적 이익을 공인하고 있으며 심지어 「올림픽」대회같은 국제적 경기에는 양독 선수를 합친 단일선수를 보내고 있거늘 우리의 경우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논법은 성립될 수 없다고 하겠다.

국토와 민족의 영구분열을 내심바라고 있는 극소수의 민족반역적인 동족증오자를 제외하고서는 남북교역을 당장이라도 실시・준비하라는 것이 국민의 열망인 것이다. 남한의 쌀(지금은 수출능력조차 없지만) 광목, 고무신, 타이어, 설탕, 밀가루, 학용품, 잡화 등을 북한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정부 당국자들도 인정하고 있듯이 전기상품들을 생산하는 기업체들은 지금 불경기를 반영하여 가동을 중지하거나 조업을 단축하고 있는 형편이어서 기업체들이 도산위기에 있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고, 그보다도 이에 종사하고 있던 근무원 또는 노동자들이 실업할 위기에 처하여 있다. 그렇다고 해외 시장으로 수출할만한 물건도 없고 수출한댔자 품질 및 가격조건에 있어 다른 나라와 경쟁해서 이겨낼 수 없게 되어 있다. 

만약 남북교역의 길만 트인다면 이들 남한의 상품들은 북한동포들을 위하여 보낼 수 있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공장이 활발하게 움직이면 기업채산도 맞을뿐더러 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그만큼 많은 취업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남한의 상품을 북한에 보낸다는 것은 비단 남한경제를 위하여서만 이로운 바로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철의 통제아래서의 「기아건설」에 영일없이 중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소비품에 주리고 있는 북한동포에게 우리의 변화 많은 상품을 나누어준다는 것은 동포애로도 될뿐더러 자유경제의 「미점」을 과시하는 선전적 효과로서도 굉장한 바가 있을 것이다.

반면 북한으로부터 전력, 비료, 철강제품, 전기기기, 공작기계, 농업용기계류를 우리 상품과의 물물교역 조건으로 받아 올 수 있을 것이다. 논자에 따라서는 지금 북한에는 남한에 송전할만한 여유가 없고, 그밖에 공업제품들도 선전하고 있는 만큼 질량적으로 미흡하다는 단정을 내리는 자도 없지 않다. 

우리 역시 북한의 선전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외국의 믿을만한 서책들에서까지 인정하는 것을 「국제적 고아」라는 별칭까지 받고 있는 이 땅에 앉아서 덮어놓고 독단을 내리는 것도 불가할 것이다.

실상 저들이 쓰기에도 부족하다고 치더라도 저들이 먼저 그런 물건들을 공급할 능력이 있듯이 선전하고 있으니 한번 「상담」이라도 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만약 없는 것이라면 「상담」에서 저들의 허실이 폭로될 따름일 것이고, 자기네들 쓰기에도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선전」효과를 위하여 보내온다면 그런대로 받아들여서 밑질 것이란 없을 것이 아닌가. 

우리 보기에는 그 「선전」들이 아주 허무한 것이라고만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한때 한국전쟁 참전국 가운데 하나이던 영국적소속선박이 북한과의 교역에 종사하고 있었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조차 없이 지금도 일류공업국가라는 일본과 북한간에 반공인된 통상교역관계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북한이 남한에 대하여 일부공업제품을 보내 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도 남음이 있다고 하겠다.

지금 우리는 특히 공업제품이나 시설기자재류 에 있어서 외부로부터 많이 도입하여야할 처지에 있다. 멀리 바다 건너에서 오랜 시일을 소요하고 그나마 비싼 공업제품들을 도입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서 아직도 숙적관계가 풀리지 않고 있는 일본산품의 거의 무제한 수입・의존과 이런 상품들이 국내시장에서 국산품을 어떻게 압박하고 있는가는 우리가 그 해독을 직접 목도하고 있는 바와 같다. 

자칫하면 자본낭비(금리부담 등으로)가 될 뿐더러 후대에게 「채무」 부담만을 남기게 될는지도 모르는 외국자본에 의존하려하고 있으면서도 「동포」가 생산한 물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것은 경제실리에 배반할뿐더러 외국인의 멸시까지 자아내게 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남북교역하면 공산위협이 가중한다고 하지만 교역해서 선전효과를 거두는 것은 피차 마찬가지니까 그런 우려는 「상살」되는 것이며, 그 나머지는 피차의 경제적 실리만 있게 되는 것이 아닌가. 더군다나 정치적 접촉도 아닌 경제적 접촉에 극한해서 생각한다면 피차의 물건에까지 「주의」가 붙어 다니는 것은 아닌 바에야 더 이상 남북교역을 주저할 아무런 이유도 없는 것이다.

국민은 정치 싸움보다는 경제가 보다 윤택하게 되어 나가기를 열망하고 있는 것이다.

 

사설/남북교역 시기는 성숙하였다.(하)

사설/남북교역 시기는 성숙하였다.(하) [민족일보 이미지]
사설/남북교역 시기는 성숙하였다.(하) [민족일보 이미지]

 

社說

 
南北交易 時機는 成熟하였다.(하)

=南韓의 消費商品과 北韓의 工業製品을 바꾸어 쓰자=

 

나라의 經濟란 國土資源 및 氣候 環境같은 自然條件을 無視하고는 存立할 수가 없다. 立地 經濟條件에 비추어 農業地帶로서 適合한 地域이 있는 反面에 工業地帶로서 보다 有利한 發展素地를 지니고 있는 고장도 있는 것이며 더 나아가서는 生産地帶와 消費地帶로도 나누어 하는 것이 效果的일 수도 있다. 

立地條件으로 봐서 南韓은 農業地帶임을 否認할 수 없을 것이며 北韓에 工業施設이 集中되어 있음을 모르는 者는 없다. 물론 北韓의 工業施設은 지난 戰爭時期의 國聯의 爆擊으로 大部分 破壞된바 있었으나 오늘날 그 大部分이 復舊되었을 뿐만이 아니라 部分的으로 戰前水準을 능가하는 것도 있고 全然 새로운 種類의 工業設備들이 施設完工되어 現在 稼動中에 있거나 또는 建設途中에 있는 것도 있어 刮目할 程度의 發展을 하고 있다는 事實들은 一部 美國雜誌를 비롯하여 그 밖의 나라들에서 發刊되는 書冊이나 報告 等으로 널리 알려 있는 바이다.

이에 비추어 볼 때 南北統一을 不可分離의 大前提로 한다면 南韓의 生産品으로 有無相通케 한다는 것은 感情的인 敵對意識을 떠나 經濟的으로 相互利益되면 되었지 有害할 것이란 하나도 없다.

「울프」報告는 「當分間 國土 分斷이 持續될 것이라고 하더라도.. 서로 競爭的인 ... 産業의 過大施設을 避하기 위하여... 特別한 南北通商交涉을 考慮하는 것이 經濟的으로 有益할 뿐만 아니라 또한 그 可能性이 濃厚하다」고 斷定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너무나 當然한 所見이라고 하겠다. 

單一民族으로서 言語, 風習이 같고 같은 文化傳統아래서 生을 營爲하여오던 同族끼리 비롯 東西勢力다툼의 틈바구니에 끼어 國土分斷과 同族間敵對視라는 말할 수 없는 悲運에 있다하거늘 彼此에 有利한 經濟的인 紐帶마저 끊으려한다는 것은 아직도 歷史의 敎訓을 깨닫지 못하는 同族憎惡分子이거나 經濟交易 卽 共産浸透로 錯覺하는 保守反動政客들을 除外하고서 全國民의 願하는바가 아니라고 確信하는 바이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國土分斷下에 있는 兩獨逸사이에서도 이미 오래 前부터 經濟的인 交易이 實施되고 있으며 그 實際的 利益을 公認하고 있으며 甚至於 「올림픽」大會같은 國際的 競技에는 兩獨 選手를 合친 單一選手를 보내고 있거늘 우리의 境遇 그것이 不可能하다는 論法은 成立될 수 없다고 하겠다.

國土와 民族의 永久分裂을 內心바라고 있는 極少數의 民族反逆的인 同族憎惡者를 除外하고서는 南北交易을 當場이라도 實施・準備하라는 것이 國民의 熱望인 것이다. 南韓의 쌀(지금은 輸出能力조차없지만) 廣木, 고무신, 타이어, 雪糖, 밀가루, 學用品, 雜貨 等을 北韓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다. 

政府 當局者들도 認定하고 있듯이 前記商品들을 生産하는 企業體들은 지금 不景氣를 反映하여 稼動을 中止하거나 操業을 短縮하고 있는 形便이어서 企業體들이 倒産危機에 있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고 그보다도 이에 從事하고 있던 勤務員 또는 勞動者들이 失業할 危機에 處하여있다. 그렇다고 海外 市場으로 輸出할만한 物件도 없고 輸出한댔자 品質 및 價格條件에 있어 다른 나라와 競爭해서 이겨낼 수 없게 되어 있다. 

萬若 南北交易의 길만 트인다면 이들 南韓의 商品들은 北韓同胞들을 위하여 보낼 수 있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工場이 活潑하게 움직이면 企業採算도 맞을뿐더러 이에 從事하는 勞動者들은 그만큼 많은 就業機會를 갖게 될 것이다.

南韓의 商品을 北韓에 보낸다는 것은 非但 南韓經濟를 위하여서만 利로운바로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鐵의 統制아래서의 「饑餓建設」에 寧日없이 重勞動에 시달리면서도 消費品에 주리고 있는 北韓同胞에게 우리의 變化많은 商品을 나누어준다는 것은 同胞愛로도 될뿐더러 自由經濟의 「美點」을 誇示하는 宣傳的 効果로서도 굉장한 바가 있을 것이다.

反面 北韓으로부터 電力, 肥料, 鐵鋼製品, 電氣機器, 工作機械, 農業用機械類를 우리 商品과의 物物交易 條件으로 받아 올 수 있을 것이다. 論者에 따라서는 지금 北韓에는 南韓에 送電할만한 餘裕가 없고 그밖에 工業製品들도 宣傳하고 있는 만큼 質量的으로 未洽하다는 斷定을 내리는 者도 없지 않다. 

우리 역시 北韓의 宣傳을 額面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外國의 믿을만한 書冊들에서까지 認定하는 것을 「國際的 孤兒」라는 別稱까지 받고 있는 이 땅에 앉아서 덮어놓고 獨斷을 내리는 것도 不可할 것이다.

실상 저들이 쓰기에도 不足하다고 치더라도 저들이 먼저 그런 物件들을 供給할 能力이 있듯이 宣傳하고 있으니 한번 「常談」이라도 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萬若 없는 것이라면 「常談」에서 저들의 虛實이 暴露될 따름일 것이고, 自己네들 쓰기에도 不足한데도 不拘하고 「宣傳」効果를 위하여 보내온다면 그런대로 받아들여서 밑질 것이란 없을 것이 아닌가. 

우리 보기에는 그 「宣傳」들이 아주 虛無한 것이라고만 보지 않는다. 왜냐하면 한때 韓國戰爭 參戰國 가운데 하나이던 英國籍所屬船舶이 北韓과의 交易에 從事하고 있었던 事實을 想起할 必要조차없이 지금도 一流工業國家라는 日本과 北韓間에 半公認된 通商交易關係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北韓이 南韓에 對하여 一部工業製品을 보내 올 수 있는 能力이 있다는 것을 反證하고도 남음이 있다고 하겠다.

지금 우리는 特히 工業製品이나 施設器資材類 에 있어서 外部로부터 많이 導入하여야할 處地에 있다. 멀리 바다 건너에서 오랜 時日을 所要하고 그나마 비싼 工業製品들을 導入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서 아직도 宿敵關係가 풀리지 않고 있는 日本産品의 거의 無制限 輸入・依存과 이런 商品들이 國內市場에서 國産品을 어떻게 壓迫하고 있는가는 우리가 그 害毒을 直接 目睹하고 있는 바와 같다. 

자칫하면 資本浪費(金利負擔 等으로)가 될뿐더러 後代에게 「債務」 負擔만을 남기게 될는지도 모르는 外國資本에 依存하려하고 있으면서도 「同胞」가 生産한 物件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것은 經濟實利에 背反할뿐더러 外國人의 멸시까지 자아내게 할 憂慮가 있는 것이다.

南北交易하면 共産威脅이 加重한다고 하지만 交易해서 宣傳効果를 거두는 것은 彼此 마찬가지니까 그런 憂慮는 「相殺」되는 것이며, 그 나머지는 彼此의 經濟的 實利만 있게되는 것이 아닌가. 더군다나 政治的 接觸도 아닌 經濟的 接觸에 極限해서 생각한다면 彼此의 物件에까지 「主義」가 붙어 다니는 것은 아닌 바에야 더 以上 南北交易을 躊躇할 아무런 理由도 없는 것이다.

國民은 政治 싸움보다는 經濟가 보다 潤澤하게 되어 나가기를 熱望하고 있는 것이다.

[민족일보] 1961년 4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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