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북교역 시기는 성숙하였다.(상)


=외국전문가는 교역 실리를 의견하고 있다=

 

정부의 5개년경제개발계획을 검토하기 위하여 과반 내한바 있었던 미국의 저명한 후진국경제전문가인 「울프」박사는 주목할 만한 대정부보고서를 남기고 이한하였다.

주지된바 동보고서 내용은 5개년계획뿐만이 아니라 한국경제의 전반적 부문에 걸쳐서 실태를 분석・비판하였을 뿐더러 장차 남북통일후의 한국경제의 존재양상에 대하여서까지 경청할만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특기할 것은 이때까지 한국정부 및 미국원조측에 의하여 공개적으로 거부되어 오던 남한과 북한의 통상교역이 유익하리라는 것과 한국의 군사역량 일부를 경제개발에 유리하게 동원하는 것이 실리적이라고 지적한 점이다.

우리는 이러한 보고를 접하고 심각하게 반성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이미 식자간에서는 국토분단의 비운 당분간 지속된다는 전제하에서 남북간 서신왕래 및 기자교환 같은 가능한 남북접촉과 동시에 경제적으로 유무상통하는 즉 남북교역이 충분히 가능할뿐더러 그것이 아무런 해악적인 부작용을 초래치 않을 것이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성명도 하였고 거듭 주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는 아무런 반응조차 보이려하지 않았던 때문이다.

나라 경제의 현재와 장래를 염려하는 나머지 일부 반민족적인 보수반동세력의 박해를 무릅쓰고까지 감히 남북교역의 실리를 주장한바 한두 번이 아니었음에도 정부는 이에 대하여 일언반사의 언급조차 없다가 이제 막상 정부요청으로 초빙된 외국인의 보고에서 동문제가 제기되자 이제야 겨우 약간의 반응을 나타내고 있으니 말이다.

환언하면 민족국가의 번영과 장래발전을 위해서 국민적 희망을 반영하고 민족적 양심과 예지의 가르치는 바로써 남북통상접촉을 주장하는 국내 다수의견에는 귀를 가리다가 외국의 권위자의 의견이 나오자 비로소 당황해한다는 것은 현 정부의 보수적인 무위무태성과 그들에게 뿌리 깊게 박혀있는 사대근성의 또 하나의 반증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어떠어떠한 이유 때문에 남북교역이 실리가 있으며 어떻게 해서 가능성이 충분한가를 증시하여야하겠다. 

「울프」보고는 지적하기를 설사 현재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경제개발5개년계획의 소기한 바 계획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써는 궁극적인 자립경제에로의 「도약」을 이룩할 수 없으며 계속적인 일련의 장기계획 성취의 시련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명백히 지적하고 있다.

5개년계획이란 나라 경제성장이 인구증가율(2.5%이상)을 앞서서 최소한 연율 5.5%는 성장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견해로서는 지금 최악의 상태에 있는 생산・소비수준과 더불어 250만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는 완전 실업자에게 고용의 기회 즉 취업을 보장해주기 위하여서는 현 국민총생산소득 자체가 다른 선진국가와 비교가 안 될 만큼일뿐더러, 여타 후진국의 그것에 비하여서도도 형편없이 뒤떨어지고 있음에 비추어 연율 5.5%성장만으로는 절대 부족할 것이고 적어도 연율 10%정도를 목표하지 않으면 불가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것은 차치하고 5개년 계획에 예정된 바에 따라 5.5%성장을 이룩하는 일조차도 현 실정아래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겠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 국민총생산액을 연간 약 20억불로 치고 연율 5.5%성장을 꾀하려면 소요 자본계수에 따라 매년 약 3억5천만불의 신규 자본투하를 하여야만 할 터인데 자체능력으로써는 그것을 도저히 조달할 수도 없고, 외국원조에 의존한다고 하여도 그러한 거액의 투자재원이 확보되어질는지 의문인 것이다. 

그러므로 「울프」보고도 지적하기를 연율 5.5%성장을 기대하는 데에는 막대한 외부자본이 제공되어야할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내자본조달을 위하여 조세증수와 저축의 증대에 의존하여야한다고 하고 있다.

외부자본에는 미국으로부터의 차관 및 서독 나아가서는 일본자본까지 유치한다고 가정해도 「장래의 전망 미지수」에 속하는 한국 땅에 정부가 기도하는 만큼의 야의 외국자본이 과연 도입되어질는지 이것 역시 미지수이며 한편 증세책은 현재로서도 대중적인 세부담 과중이 운위되고 있는 마당에 국민의 출혈부담의 가일층 증가를 의미할 따름이고 저축증대란 국방비 부담 등으로 말미암아 재정・금융면에서는 물론 과소생산으로 인한 「인플레」 여건 지속되는 환경・조건아래서는 저축할 자는 거의 없을 것이기에 이것 또한 가망없는 바이다.

이로써 볼 수 있듯이 한국경제는 복배에 적을 마주 대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후퇴할 수는 물론 있을 수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전진할 수도 없는 말하자면 절대절명의 난경에 처하여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현재 악조건은 새로운 곤란을 가중케하고 결과적으로 빈곤과 경제적 비능률의 악순환만 되풀이 되게 마련인 것이다. 

이러한 역경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남북통상접촉이 모색되어야 하게끔 된 것이다. 「울프」보고는 지적하기를 「합리적인 개발계획을 작성함에 있어 남・북한의 경제적 경쟁을 간과하기 쉽지만... 이를 간과한다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고 하고 있다.

이 뜻은 우리가 남한만의 경제개발에 집착하고 북한에서 경제적으로 어떠한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하여 아예 이것을 무시하거나 등 한시하여서는 민주주의 대 공산주의간의 「이데올로기」전에 있어 우세를 지닐 수 있다고 하여도 경제적 경쟁에 있어 패배되고야말고 이것이 나아가서는 우리 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심을 상실하는 결과가 되어 궁극적인 완전패배를 자초하고야 말지도 모른다는 실로 중대한 계고인 것이다.

사설/남북교역 시기는 성숙하였다.(상)

사설/남북교역 시기는 성숙하였다.(상) [민족일보 이미지]
사설/남북교역 시기는 성숙하였다.(상) [민족일보 이미지]

社說

南北交易 時機는 成熟하였다.(상)

=外國專門家는 交易 實利를 意見하고 있다=

 

政府의 五個年 經濟開發計劃을 檢討하기 위하여 過般 來韓할바 있었던 美國의 著名한 後進國經濟專門家인 「울프」博士는 注目할만한 對政府報告書를 남기고 離韓하였다.

周知된바 同報告書 內容은 五個年計劃뿐만이 아니라 韓國經濟의 全般的 部門에 걸쳐서 實態를 分析・批判하였을뿐더러 將次 南北統一後의 韓國經濟의 存在樣相에 對하여서까지 傾聽할만한 意見을 披瀝하고 있다. 特記할 것은 이때까지 韓國政府 및 美國援助側에 依하여 公開的으로 拒否되어 오던 南韓과 北韓의 通商交易이 有益하리라는 것과 韓國의 軍事力量 一部를 經濟開發에 有利하게 動員하는 것이 實利的이라고 指摘한 點이다.

우리는 이러한 報告를 接하고 深刻하게 反省?을 수없다. 왜냐하면 이미 識者間에서는 國土分斷의 悲運 當分間 持續된다는 前提下에서 南北間 書信往來 및 記者交換같은 可能한 南北接觸과 동시에 經濟的으로 有無相通하는 卽 南北交易이 充分히 可能할뿐더러 그것이 아무런 害惡的인 副作用을 招來치않을 것이라는 것을 公開的으로 聲明도 하였고 거듭 主張하고 있음에도 不拘하고 現政府는 아무런 反應조차 보이려하지 않았던 때문이다.

나라 經濟의 現在와 將來를 念慮하는 나머지 一部反民族的인 保守反動勢力의 迫害를 무릅쓰고까지 敢히 南北交易의 實利를 主張한바 한두번이 아니었음에도 政府는 이에 對하여 一言反辭의 言及조차 없다가 이제 막상 政府要請으로 招빙된 外國人의 報告에서 同問題가 提起되자 이제야 겨우 若干의 反應을 나타내고 있으니 말이다.

換言하면 民族國家의 繁榮과 將來發展을 위해서 國民的 希望을 反映하고 民族的 良心과 예지의 가르치는 바로써 南北通商接觸을 主張하는 國內 多數意見에는 귀를 가리다가 外國의 權威者의 意見이 나오자 비로소 唐惶해한다는 것은 現 政府의 保守的인 無爲無態性과 그들에게 뿌리 깊게 박혀있는 事大根性의 또 하나의 反證이라고 아니 할 수 없다.

어떠어떠한 理由 때문에 南北交易이 實利가 있으며 어떻게해서 可能性이 充分한가를 證市하여야하겠다. 「울프」報告는 指摘하기를 設使 現在 政府가 準備하고 있는 經濟開發五個年計劃의 所期한 바 計劃目標를 成功的으로 達成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써는 窮極的인 自立經濟에로의 「跳躍」을 이룩할 수 없으며 繼續的인 一聯의 長期計劃成就의 試鍊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明白히 指摘하고 있다.

五個年計劃이란 나라 經濟成長이 人口增加率(二・五%以上)을 앞서서 最小限 年率 五・五%는 成長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見解로서는 지금 最惡의 狀態에 있는 生産・所費水準과 더불어 二百五十萬以上으로 推算되고 있는 完全 失業者에게 雇傭의 機會 卽 就業을 保障해주기 위하여서는 現 國民總生産所得 自體가 다른 先進國家와 比較가 안될만큼일뿐더러, 餘他 後進國의 그것에 比하여서도도 形便없이 뒤떨어지고 있음에 비추어 年率 五・五%成長만으로는 絶對不足할 것이고 적어도 年率 十%程度를 目標하지 않으면 不可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것은 且置하고 五個年 計劃에 豫定된바에 따라 五・五%成長을 이룩하는 일조차도 現 實情아래에서는 거의 不可能하다고 보겠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 國民總生産額을 年間 約二十億弗로 치고 年率 五・五%成長을 꾀하려면 所要 資本係數에 따라 每年 約三億五千萬弗의 新規 資本投下를 하여야만 할 터인데 自體能力으로써는 그것을 到底히 調達할수도 없고, 外國援助에 依存한다고 하여도 그러한 巨額의 投資財源이 確保되어질는지 疑問인 것이다.

그러므로 「울프」報告도 指摘하기를 年率 五・五%成長을 期待하는데에는 莫大한 外部資本이 隄供되어야할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國內資本調達을 위하여 租稅增收와 貯蓄의 增大에 依存하여야한다고 하고 있다.

外部資本에는 美國으로부터의 借款 및 西獨 나아가서는 日本資本까지 誘致한다고 假定해도 「將來의 展望 未知數」에 屬하는 韓國땅에 政府가 企圖하는 만큼의 量의 外國資本이 果然 導入되어질는지 이것 역시 未知數이며 한편 增稅策은 現在로서도 大衆的인 稅負擔 過重이 云謂되고 있는 마당에 國民의 出血負擔의 加一層 增加를 意味할 따름이고 貯蓄增大란 國防費 負擔 等으로 말미암아 財政・金融面에서는 물론 過少生産으로 因한 「인플레」 與件 持續되는 環境・條件아래서는 貯蓄할 者는 거의 없을 것이기에 이것 또한 加望없는바이다.

이로써 볼 수 있듯이 韓國經濟는 腹背에 敵을 마주 對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後退할 수는 물론 있을 수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前進할 수도 없는 말하자면 絶對絶命의 難境에 處하여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現在 惡條件은 새로운 困難을 加重케하고 結果的으로 貧困과 經濟的 非能率의 惡循環만 되풀이 되게 마련인 것이다. 

이러한 逆境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南北通商接觸이 摸索되어야 하게끔 된 것이다. 「울프」報告는 指摘하기를 「合理的인 開發計劃을 作成함에 있어 南・北韓의 經濟的 競爭을 看過하기 쉽지만... 이를 看過한다는 것이 危險하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고 하고 있다.

이 뜻은 우리가 南韓만의 經濟開發에 執着하고 北韓에서 經濟的으로 어떠한 發展이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對하여 아예 이것을 無視하거나 등 閑視하여서는 民主主義對 共産主義間의 「이데올로기」戰에 있어 優勢를 지닐 수 있다고 하여도 經濟的 競爭에 있어 敗北되고야말고 이것이 나아가서는 우리 制度에 對한 國民의 信賴心을 상실하는 結果가 되어 窮極的인 完全敗北를 自招하고야 말지도 모른다는 실로 重大한 戒告인 것이다.

[민족일보] 1961년 4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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