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의 시간’이 다시 돌아왔다. 미국 중간선거 직후인 오는 8~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과 워싱턴 DC에서 북.미.중의 고위급 인사들이 잇따라 만나 난제들을 놓고 담판을 시도하는 까닭이다. 

미국 국무부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함께 뉴욕으로 가서 8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난다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의 카운터파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나오는지, 지난 5월말 방미 때와 마찬가지로 김 부위원장이 백악관으로 가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국무부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DPRK) 비핵화를 포함하여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4개 기둥(pillars)에 관한 진전”이라고 이번 북미 고위급 회담의 의제를 열거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오전 브리핑에서 “4개 기둥을 미국 국무부에서 언급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면서 “(이제까지는) 유해 발굴(및 송환)이 이뤄지고 그 다음에 비핵화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되어 왔다면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평화체제 구축 문제도 본격적으로 협상이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중간선거 이후에 치러지는 새롭게 조성된 환경과 정세 속에서 북미 협상도 새로운 접근법을 취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희망하는 ‘남북미 장관급에 의한 연내 종전선언’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 측의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면서도 “북미 간에 그런 논의가 되고 있다는 시사를 받은 적은 없다. 북미가 (8일) 실제 만나봐야 알게 될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9일 워싱턴 DC에서는 ‘무역전쟁’ 중인 미국과 중국 측 장관급 인사들이 참석하는 ‘외교안보대화’가 열린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중국 측에서는 양제츠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과 웨이펑허 국무원 국방부장이 참석한다. 

지난 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방금 중국 시 주석과 길고 매우 좋은 대화를 했다”고 공개했다. 두 정상은 이달 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G 20) 계기에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이 현재 진행 중인 ‘무역전쟁’의 해법을 찾기 전에 외교안보 사안부터 조율하는 게 눈에 띈다. 이 협의 결과는 시진핑 주석의 역사적인 첫 방북 시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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