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소년축구대회 참가를 위해 도착한 평양의 한 여름은 무더위에서 만큼은 이미 서울과 하나였다.
대회 출전 선수들이 대회장인 김일성경기장에서 연습을 하는 사이 시내 참관에 나선 참가단은 이동중 연신 땀을 닦으며 하루 종일 더위와 사투를 벌였다.
중간 중간 기온을 묻는 참가단에게 안내를 맡은 북측 관계자들은 손전화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보더니 34도라고 알려준다.
오후 4시가 조금 넘은 시각. 김일성광장으로는 흰색 와이셔츠 차림에 남녀 학생들이 모여들고 큰 공터에서도 부문별로 연습하는 장면이 눈에 띄었다.
9월 9일 '공화국창건' 70돌을 맞아 예전 '아리랑'을 모체로 새로 창작한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의 막을 올리기 위해 막바지 땀을 흘리고 있다.
고 김일성 주석의 생가인 '만경대 고향집', '개선문'과 '김일성경기장', '옥류관' 등 그다지 낯설 것도 없는 참관지이지만 10년만에 다시 가본 그곳에는 세월의 변화가 조금씩 비껴 있었다.
이번에 특별히 참관하게 된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공동 주관하는 4.25체육단의 실내 종합체육관과 축구훈련장, 그리고 남북체육교류협회와 함께 최근 가동에 들어간 '4.25체육기자재공장은 남측에는 처음 소개되는 곳이다.
이 공장은 사단법인 남북체육교류협회가 북측으로부터 50년간 사용권을 받은 35만 평방미터 규모의 '평양공단'에 처음 지은 1호 공장이다. 북측 4.25체육단과 남북체육교류협회가 만든 경협기업인 (주)남북경협이 합영으로 설립한 이 공장은 2008년 준공해 우여곡절을 겪다가 최근 완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당초 모든 체육용품을 생산하기로 했지만 대북제재 등의 이유때문에 지금까지는 스포츠 의류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김경성 이사장은 앞으로 국제환경이 나아지면 당초 계획했던대로 모든 체육용품을 생산하는 '대동강1호공장'으로 확대시키고 '체육부지'로 받은 애초 토지 성격에 맞게 27홀 규모의 골프장, 스포츠센터 겸 호텔, 축구 전용경기장 건설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남측 내수 또는 제3국 수출을 전제로 한 개성공단과 달리 평양에서 직접 소비할 수 있는 내수용 스포츠용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진정한 남북경협의 완성품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국제환경이 미치지 못해서 그렇지만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남북경협이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