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가 삐걱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동북 3성의 하나인 랴오닝성(遼寧省) 하오펑(郝鹏) 당서기가 방한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24일 만나 양국간 현안을 협의했다.
24일자 외교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조태열 장관은 하오 펑 당서기를 위한 오찬을 주최했고, “중국을 공급망으로부터 배제하는 방식의 탈중국화를 추진할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조 장관은 “특정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비롯되는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하지만 탈중국화를 추진할 의도는 없다면서 “지정학적 환경 변화가 양국관계에 주는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랴오닝성 내 여순박물관 등 우리 역사 유적지의 보전 및 관리를 위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하고, 서해 NLL(북방한계선) 주변 수역에서의 중국어선 불법조업 근절을 위한 랴오닝성측의 적극적인 단속 조치를 당부했다.
하오 펑 당서기는 “더 많은 한국기업이 랴오닝성에 투자하기를 희망한다”면서 “한국과의 경제‧인문‧문화교류 증진이 양국관계 발전에도 도움이 되도록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랴오닝성에는 한국 기업 500여개가 진출해 있다.
하오 펑 당서기는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당서기를 맡아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관심 사항이었던 국유기업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행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랴오닝성 당서기로서 현지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의 애로사항 해결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25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오찬 시 조태열 장관은 랴오닝성이 다수의 우리 기업과 국민들이 현지에서 생활하고 기업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라든가 우리 국민 편의 제공을 위한 성 정부 차원의 지원을 당부하는 경제, 민생 외교에도 큰 비중을 두었다”고 확인하고 “이번 방한을 통해서 한중 간의 고위급 교류 협력이 본격적으로 가동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 차원에서도 계속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와 관련해 하오 펑 당서기는 “중국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고도로 중시하는 사안”이라며 “불법 조업 방지를 위해 성 정부 차원에서 여러 조치 즉 어민에 대한 교육, 어선 관리 체제 정비 그러한 필요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고 앞으로 더욱 엄격히 관련 문제를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했다.
아울러 현지에 있는 다롄(大连) 여순감옥 우리 사적지에 대해 라오 펑 당서기는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관심이 큰 사안”이라며 “성 정부에서도 필요한 관리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하고 “다만, 유적지 수리 보수를 위해 임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지만 보호 관리 차원에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중국 지방정부 당서기로서는 코로나19 이후 최초의 방한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하고 “한중 지방정부간 교류가 양국 관계 발전을 실질적으로 견인해 나가면서 중앙정부간 협력을 보완할 중요한 협력 플랫폼이라는 인식 하에 이를 적극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랴오닝성의 성도인 선양시를 한국 내에서 홍보하는 첫 한국 선양주(4.23~24.) 행사 참석차 지난 22일 방한한 하오 펑 랴오닝성 당서기는 24일 오후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만났고, 25일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를 예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