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9시 JS622 고려항공 평양행 표시가 전광판에 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북 고려항공 소속 JS622가 이륙했다. [사진-공동취재단]

22일 9시 48분(현지시간, 한국시간 10시 48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을 취재하는 4개국 기자단을 태운 북한 고려항공 ‘JS622’가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이륙했다. 남측 기자단은 결국 제외됐다. 

남측 기자단은 외교부 출입기자단과의 논의를 거쳐 즉시 베이징을 떠나 서울로 돌아오기로 했다. “(기다려도) 베이징 통해서 (풍계리로) 들어가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는 정부 측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남측 기자단은 이날 아침 7시 15분(이하 현지시간)부터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나가 상황을 지켜봤다. 공항 전광판에는 ‘09:00 JS622 고려항공 평양행’ 표시가 떠 있었다. 방북하는 한 외신 기자는 이 항공기가 원산으로 간다고 귀뜸했다.

마이클 그린필드 <스카이뉴스> 기자는 영국의 스카이뉴스와 APTN, 미국 CBS와 CNN, 중국 신화통신과 CCTV, 러시아의 리아노보스티와 러시아투데이(RT) 등 8개팀 기자 22명이 탑승했다는 트윗을 올렸다.

▲ 윌 리플리 CNN 기자가 방북에 앞서 취재에 응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전 7시 35분 미국 <CNN> 취재진 3명이 공항에 들어왔다. 남측에도 얼굴이 잘 알려진 윌 리플리 기자는 이번이 18번째 방북이나 “평양이 아닌 곳에 가는 것은 처음이고 원산에 간다”며 “흥미로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곳에서 눈을 크게 뜨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그들이 말한 만큼 북한이 투명하길 바라고, 우리에게 핵실험장과 폐기를 보여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들이 말해준 것 이상의 앞날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티모시 슈워츠 <CNN> 베이징 지국장은 ‘북한이 기자 1명당 사증 비용(visa fee)으로 1만 달러를 요구했다는 설’에 대해 “비용(fee)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북한은 지난달 20일 김정은 위원장이 주재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북부핵시험장(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결정했다.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5.23~25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에 중국, 러시아, 미국, 영국, 한국 기자단을 초청했으며, 15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명의로 남측 통신사 1곳, 방송사 1곳 각 4명씩 기자 8명을 초대했다. 

외교부 출입 방송사 12곳이 추첨을 통해 <MBC>를, 출입기자단 전체가 통신사 3곳(뉴스1, 뉴시스, 연합뉴스) 대상 투표를 통해 <뉴스1>을 선정했다. 이들은 21일 베이징에 이동해 상황 변화를 기대했으나 방북 취재가 끝내 무산됐다. 

북한은 분명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18일부터 남측 기자단 명단 수령을 거부해왔다. 

지난 16일 북한이 한미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 등을 이유로 고위급회담 무기연기를 통보하고, 17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이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 형식으로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은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2일 ‘정부 입장문’을 통해 “(남측) 기자단의 방북이 이루어지지 못한데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북측이 공약한 비핵화의 초기조치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는 점은 주목하며, 북한의 이번 조치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추가,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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