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대북 압박 캠페인’을 벌이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돌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언급해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그를 만나는 게 적절하다면,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영광일 것”이라고 밝혔다. “적절한 환경 아래에서 그렇게 하겠다”고 단서를 붙였다. 

그는 “대다수 정치인들은 절대로 그렇게 말하지 않겠지만”, “나는 적절한 환경 아래에서 그와 만날 수 있다고 당신에게 말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속보(breaking news)를 확보한 것”이라고 과시하듯 말했다.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 말의 핵심은 “적절한 환경 아래에서”이고 지금 그러한 환경은 갖춰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이 도발적인 행동을 즉각 중단하는 것을 비롯해 선의를 보여줄 많은 행동들을 조건으로 거론했다. “영광스럽게(honor)”의 의미에 대해서는 “김정은이 여전히 국가원수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블룸버스통신>은 그러나 “미국의 시각에서 적절한 환경이 갖춰진다고 해도 (트럼프-김정은)회동이 성사될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이후 외국 정상을 만난 적이 없고, 북한 내에서 그의 특권을 뒷받침하는 수단이 핵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가까운 미래에 만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은 절대로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므로 협상이 작동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출신인 에번스 리비어도 “그러한 회동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에서 북한과 만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북한은 그들이 한 비핵화 약속을 속이고 위반하다가 핵무기비확산조약(NPT)를 탈퇴했고, 이제는 핵무기로 미국과 동맹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김정은과 대통령 간 만남의 토대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젊은 나이에 정권을 잡았고 고모부 장성택과 이복형 김정남 등 그를 밀어내려는 이들로부터 정권을 지켰다면서 “김정은은 꽤 영리한 사람(pretty smart cookie)”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정책에 따라 압박에 치중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6차 핵실험 없이 4월을 넘기자 상황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한미연합군사연습 ‘키리졸브-독수리’, 핵추진항공모함 ‘칼빈슨호’의 한반도 인근에서의 무력시위도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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