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정세 발전의 관건은 조(북)미 쌍방이 어떠한 정치적 결단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5일 "현재 (한)반도 정세가 점차 악순환으로 진입하고 있는데 이같은 추세는 어느 나라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호소했다. 북.미 대화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지난 2~4일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북 설득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위성' 발사 움직임을 가속화한 데 따른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도 이날 저녁 박근혜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통해 대응책을 논의했다.  

6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나미비아를 방문 중인 왕이 부장은 5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핵실험 관련 제재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만약 조선이 탄도미사일 기술로 위성을 발사한다면,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형세를 더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현재 진행 중인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발사에 반대한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왕이 부장은 동시에 "제재는 결코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니다. 우리의 목표는 각국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오직 협상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하고 정확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6자회담이 중단된 8년 동안 한반도 정세에는 긴장이 끊이질 않았고, 이 기간 북한은 3차례의 핵실험을 단행했다. "아주 분명한 점은 협상을 거절하고 중단한 것이 현 정세에 이르게 된 진정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한.미가 제기하는 '중국책임론'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계속 평화를 권하고 회담을 촉진해 왔으며, 과거 6자회담 과정에서도 북.미 간에 다리를 놓아 서로 마주앉아 문제를 해결하도록 온 힘을 쏟았다고 강조했다. 

왕이 부장은 "현 정세에서 중요한 것은 각국이 긴장을 부추길 수 있는 행동을 하지 말고, 형세가 통제불능으로 악화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각국이 책임을 전가하고 어부지리를 쫓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협상을 복구하는 데서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위성' 발사 준비를 진행하는 북한, 중국의 지속적인 6자회담 재개 요구에도 회담 문턱을 낮추기는커녕 북한의 '도발'을 한미일 삼각안보협력 강화에 활용하는 미국 모두를 겨냥한 것이다. 북.미 양측에 공을 넘기면서 중국이 한발 뺀 것으로도 보인다.

이날 왕이 부장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통해 한반도 정세를 논의했다. 

중국 외교부는 "조선 핵문제와 관련, 양측은 현 정세 하에서 각국이 정세를 긴장시키는 새로운 행동을 하지 말고, 안보리 결의와 각국의 노력을 통해 (한)반도 핵문제를 다시 협상을 통한 해결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추가,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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