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북측 단장인 리용호 북 외무성 부상이 내주 미국 뉴욕을 방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9일 북.미가 동시에 발표한 '베이징 합의'에 따른 것이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리 부상의 방미계획'과 관련해 "오는 7~9일 시라큐스대 맥스웰스쿨의 초청으로 (한반도 관련 국제학술세미나에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확인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공식 면담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시라큐스대 맥스웰스쿨의 현 학장은 오바마 행정부 초대 국무부 부장관인 제임스 스타인버그이며, 시라큐스대는 북한의 김책공대와 IT 분야 등 꾸준한 인적교류를 계속해왔다.
맥스웰스쿨과 독일 프리드리히에버트재단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세미나에는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과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장, 그리고 6자회담 관련국의 정부 당국자와 민간 학자들, 유엔과 유럽연합(EU) 관계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 세미나에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 본부장은 지난해 9월 베이징 제2차 남북비핵화회담에 '본부장 내정자' 자격으로 참가해 리 부상과 상견례를 나눈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미국측은 눌런드 대변인 명의 '언론 발표문'을 통해 "미국은 문화.교육.스포츠 분야 등에서 인적 교류를 증대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첫조치로서, 리 부상의 뉴욕 방문 비자를 내준 것이다.
북.미 합의의 핵심 분야에 대한 후속협의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정부 고위당국자는 "미.북 간 영양지원과 관련한 세부적 협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우라늄농축활동(UEP) 가동중단과 감시.검증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IAEA 간에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07년 2.13합의 직후에도 그런 수순을 거쳤다"고 전했다.
이르면 내주 중, 리근 북 외무성 미국국 국장과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제3국에서 다시 만나 영양지원 및 모니터링 관련 세부절차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6자회담 재개라는 집이 저기 있다고 하면 첫 문을 열었다고 할까, 반쯤 연 상황"이라며 "서면상의 약속만으로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없는 것이고 이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입장에서도 영양지원을 받지 않았는데 6자회담에 그냥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추측되고 우리 입장에서도 'UEP 중단과 IAEA 사찰단 복귀'라는 말만 듣고 6자회담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라는 인식이다.
다른 당국자는 "미국측의 영양지원은 12개월에 걸쳐 이루어질 것이다"며 "미국의 (첫) 영양지원이 북에 도착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면 상반기 내에 6자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리 부상의 뉴욕방문 기간에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7일 뉴욕으로 가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만난 뒤 9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