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공동선언 10주년, 늦봄 문익환 목사 방북 21주년 평화통일음악제 615 Again 우리는 하나'가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 1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하나 민족도 하나 /하나 핏줄도 하나 /하나 이땅도 하나 /둘이되면 못 살 하나"

"백두산으로 찾아가자 /우리들의 백두산으로 /신선한 겨레의 숨소리 /살아뛰는 백두산으로"

2일 작은 한반도 단일기와 함께 합창 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덮었다. 공연자와 관람자는 따로 없었다. 10대에서부터 통일 원로까지 한 데 어우러져 하나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 100주년 기념관에서는 1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6.15공동선언 10주년, 늦봄 문익환 목사 방북 21주년 평화통일음악제 615 Again 우리는 하나'(4.2평화통일음악제)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1천 여 관객 가득, 다채로운 행사로 '작은 콘서트' 방불케 해
늦봄 문익환 학교 학생들, 노래.율동 등으로 단연 인기 

▲늦봄 문익환 학교 학생들의 사물공연.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1천여 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오색의 조명 빛에 물든 작은 단일기를 쉴 새 없이 흔들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무대 위에서 흘러나오는 통일 노래를 따라 불렀다.

박자를 맞추며 좌우로 고개를 흔드는 이들도, 박수를 치며 흥을 돋우던 이들도 보였다. 자신이 아는 노래가 나올때마다 단일기를 흔들며 호응하는 이들까지, 평화통일음악제는 '작은 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중저음의 목소리의 강남 향린교회 남성합창단 '어울음'은 큰 박수를, 가수 김원중 씨는 감미롭게 '직녀에게'를 불러 많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사회자인 권해효 씨는 특유의 입담을 발휘했고 시낭송도 곁들였다. 

특히 전남 강진에서 올라온 늦봄 문익환 학교 학생들이 준비해온 앙증맞은 율동과 발랄한 노래, 풍물은 장내 분위기를 뜨겁게 지폈다. 환호와 탄성이 객석에서 떠나지 않았고, 응원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통일에 대한 수다'를 한 극단 '꾼'은 현재 남북관계 정세와 통일정책 등을 풍자하는 코믹한 내용을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고, 노래패 '우리나라'의 '통일노래 메들리'로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전국 각 지역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인 200여 명의 6.15합창단은 단일기를 흔들며 무대를 가득 메웠다. 무대에 오른 이들과 함께 관객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 '백두산'을 함께 불렀다.

마지막을 장식한 대합창은 관객들과 공연자들이 하나되는 시간이었다. 노래 '우리는 하나'의 간주가 울리기 전부터 모든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합창을 했다.

김상근 "반6.15공동선언, 반10.4선언 정책을 함께 뛰어 넘자"

▲1천여 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오색의 조명 빛에 물든 작은 단일기를 쉴 새 없이 흔들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4.2평화통일음악제는 총 211개(4월 1일 현재)의 각계 단체들이 힘을 합치고, 많은 준비과정을 거쳐 추진됐다.

이명박 정부 이후 남북관계가 급격하게 후퇴하는 가운데, 민간진영이 21년 전, 금단의 땅 평양을 방북했던 늦봄 문익환 목사의 정신을 기리고, 6.15공동선언 10주년을 맞아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이 때문에 현재의 남북관계 위기 상황을 늦봄과 6.15, 10.4선언의 정신을 이어받아 민간진영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게 제기됐다.

김상근 6.15남측위 상임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민주정부 10년의 현실과 '우리는 하나'라는 시대적 대의를 무너뜨리고 대북강경정책, 한반도 위기 조장 정책을 고집하고 있다"며 "21년 전, 노태우 정부의 이중성을 민이 뛰어넘은 것처럼, 늦봄 문익환이 뛰어넘은 것처럼 이명박 정부가 세워놓은 반 평화정책을, 반 공존 정책을, 반 기본합의서 정책을, 반 6.15공동선언, 반 10.4선언 정책을 함께 뛰어 넘어가자"고 호소했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도 "문 목사님이 두루마기 자락을 날리시며 우리에게 다가오고 계신다. '휴전선은 없어, 통일은 됐어' 하시며 웃어 제끼신다"며 "우리에게는 휴전선도 분단도 없고 통일만 있을 뿐이다. 평화통일음악제를 통해서 밤을 낮으로 바꾸며 통일을 위해 사는 우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문성근 "벽을 문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양심으로, 깨어있는 시민으로"

▲늦봄 문익환 목사 아들인 배우 문성근 씨. [사진-통일뉴스 조성봉 기자]
민간운동 진영에 대한 성찰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병모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상임대표는 "문익환 목사님 같은 분들의 행적이 있었기에 6.15공동선언이 있을 수 있었다. 남북관계 흐름이 막히고 장애가 있는 지금 문 목사님이 절절하게 보고 싶다"며 "그 분의 삶을 기억하며 어려운 관계를 헤치고 6.15선언을 실천해야 할 우리의 과제를 다시금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늦봄 문익환 목사 아들인 배우 문성근 씨는 가족을 대표해 인사를 건네며 "표로 심판해야 한다. 2012년 다시 민주정부를 세워야 한다"며 "매 국면마다 나 자신, 우리 자신이 각자 있는 자리에서 자신을 가지고 가족부터 친구, 시민들을 붙잡고 설득해 나가야 한다. 벽을 문이라고 생각하면서 '행동하는 양심'으로, '깨어있는 시민'으로 전진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이날 음악제는 통일운동진영 뿐만 아니라, 대학생, 정당, 여성, 종교계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가량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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