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진보진영의 고민과 방향에 대해 정대연 한국진보연대 정책위원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대선 참패로 민주노동당이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진보진영의 집결체라 할 수 있는 한국진보연대 역시 내적 점검이 깊숙이 진행되고 있다.

진보진영은 특히 10년간의 이른바 ‘민주정권’ 이후 ‘보수정권’으로 불리우는 이명박 시대를 맞아 새로운 진로를 모색해야 할 절박한 시점에 처해있다.

한국진보연대(이하 진보연대)의 정대연 정책위원장은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등장이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이명박 정권은 생각보다 정치적 기반이 장기적으로 보면 취약하다”고 진단하고 “광범위한 사회세력들의 연대전선이 보다 강하고 넓게 형성될 수 있는 토양이 있다고 본다”고 오히려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진보진영의 자기 성찰과 혁신이 필수이다.
정 위원장은 “핵심은 진보진영이 민심을 얻지 못하고 민심으로부터 멀어졌다는 점”이라며 “진보운동의 정책과 자기 전략, 뿐만 아니라 이것을 풀어나가는 활동방식의 전면적인 혁신과 쇄신을 조직해야겠다는 결심이 진보연대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진보연대가 쇄신.혁신해 나가기 위해서는 과감한 인적 쇄신도 되어야 한다”며 중앙과 지역.부문 간부들의 ‘3년 순환제’를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내년초 연구원 창립을 목표로 가칭 ‘진보운동정책연구원 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신자유주의 대안담론 등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면해서는 △반부패 반삼성 투쟁 △대학 등록금 투쟁 △한미정상회담에 대응한 평화전선 형성 △공기업 민영화 반대투쟁을 주요한 투쟁과제로 꼽았고, 4월 총선에서의 민주노동당 독자후보 전술과 ‘슬기로운’ 한나라당 과반의석 저지투쟁을 예고했다.

정 위원장은 민주노동당 내분과정에서 불거져나온 ‘종북주의’ 논란이나 진보진영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족주의 무용론’ 등에 대해서는 단호히 선을 긋는가 하면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 ‘정파적 구도’에 갇혀있다는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휴식을 취해야했던 정 위원장은 누구보다 진보진영의 혁신에 대해 깊은 고민을 진행중인 것으로 보였고, 건강하고 확신에 찬 태도로 인터뷰에 임했다.

10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영등포 소재 한 커피숍에서 정대연 위원장과 나눈 인터뷰 내용을 가감없이 전한다.

진보진영이 대안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한 이유

▲ 인터뷰는 10일 오후 서울 영등포 커피숍에서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대선 평가로부터 이야기를 풀어보아야 할 것 같다. 진보연대 내부에서 대선 평가를 공식적으로 진행했나?

■ 평가 토론회를 한번 했다. 진보연대 차원에서 대선 평가를 했다기 보다는 진보운동이 대선 결과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의 각도에서 평가를 일차로 했다.

그러다 보니까 민주노동당 중심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 진보진영을 대표한 대선 주체는 민주노동당이었고, 대선 결과를 어떻게 볼 것이냐는 대선 결과가 민주노동당의 지난 시기 활동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고, 나아가서는 진보진영 전체에 대한 평가라고 봐야 옳기 때문이다.

□ 그런 시각에서 평가했을 때 핵심 포인트는 무엇이었나?

■ 핵심 포인트는 두 가지다. 하나는 누구나 알다시피 10년만에 보수 정권이 등장한 것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고, 두 번째는 민주노동당의 참패, 실패를 어떻게 바라보고 교훈을 찾을 것인가이다.

첫 번째는 대중의 의식이 보수화되고 후퇴했다고 보기 보다는 어떤 조건에서, 오히려 강력한 정치의사가 표시된 것으로 판단한다. 조건이란 노무현 정권의 실패, 특히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말미암은 사회 양극화로 인한 삶의 파괴가 노무현 정권에 대한 강력한 심판으로 표출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특수한 조건에서 변형된 형태로 표출되긴 했지만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민중들의 분노가 표출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더 극단적인 신자유주의 정책, 보수정권에 대한 선택으로 나타난 것은 역시 대안이 준비되지 못한 문제이다. 대안이 준비되지 못하면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 제시가 없을 뿐 아니라 실마리 주체가 형성되어 있지 못해, 대중은 그렇게 밖에 선택할 수 없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는 자연스럽게 진보진영의 평가는 첫 번째 보다는 두 번째 포인트가 핵심일 수 밖에 없다. 시대, 역사의 방향은 선도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좌우될 것이기 때문에.

□ 핵심 포인트를 진보진영이 대안세력으로 다가가지 못했다는 지적인데, 길게 보면 10년, 짧게 보면 5년, 진보진영이 어떤 점에서 실패했다고 보나?

■ 핵심은 진보진영이 민심을 얻지 못하고 민심으로부터 멀어졌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진보진영 전체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과거와 달리 싸늘해져 있고,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번 대선에서 보여 주지 못했다.

그러면 왜 민심을 못 얻는가, 왜 사람들은 과거보다 진보진영을 냉정하게 평가하는가를 본다면, 우선 진보진영이 사람들에게 대안도 없이 반대하는 세력으로 비쳐지는 것이 강하다.

그전에 진보진영이 당을 갖지 못하고 의회에 진출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반대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사람들의 생각이었다면, 이제 어엿한 당을 갖고 집권 세력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기하고 투쟁하는 조건에서는 대안을 제시하고 설득력 있게 모아나가지 못한다면 대단히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세력으로 밖에 비춰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활동방식에 낙후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 진보운동은 대중이 주인이고 그들을 스스로 문제해결의 주체로 내세워서 활동하는 방식이 가장 전형적인 방식인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진보진영이 대중을 매우 대상화시키는 방식으로 투쟁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진보진영이 행하는 수없이 많은 집회의 기본 내용을 보자면 대중의 참여가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로 돼 있고,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방식으로 투쟁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이야기하려면 이야기가 길텐데, 대표적으로 지난 몇 년간 투쟁 속에서 그나마 성공을 거둔 투쟁을 보면 여중생 촛불시위가 그랬고, 탄핵 촛불시위가 그랬고, 파병반대 투쟁 정도가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진행된 투쟁인데, 이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투쟁들은 극단적으로 말하면 사람들에게 운동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확대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불편하든 말든 자신들의 주장만 관철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은 사람들로 비쳐진 측면이 있다. 특히나 어떤 대중적인 공감이 마련되지 못한 조건에서도 과도하고 지나친 투쟁 방식들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면서 운동진영에 대한 인식들이 대단히 나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로는 이것이 단순히 투쟁방식 문제만이 아니라 진보진영이 대중의 지향과 의사를 대변하는 범위가 대단히 협소화 돼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노총의 경우 노동자들이 1,300만이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850만인데, 민주노총에 조직화된 노동자 80만의 대다수가 대기업 중심의 노조이고, 대기업 중심 노조가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노동자들의 의사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가 발생했다. 대기업 노동운동이 과연 대다수 광범위한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그것을 옹호하고 관철하기 위한 투쟁에 있어서 과연 얼마나 적극적이었나 심각하게 돌아봐야 할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다 보니까 결국 노동운동을 이익집단, 집단이기주의로 몰아붙이는 지배세력의 이데올로기가 통하는 구조들을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노동운동뿐만 아니라 전체운동의 대중적 토대를 갖추기 위한 비상한 대책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민주노동당, “정파적 구도에 갇혀”

▲ 그는 진보진영의 고민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요즘 진보진영이 대안세력으로 다가서지 못한 몇 가지 이유를 지적했는데, 구체적으로 민주노동당이 권영길 후보를 내세워서 선거에 임해 그 결과가 지난 대선보다도 더 득표율이 낮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 이번 대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성공을 거두지 못한 평가를 후보 탓으로 돌릴 순 없을 것이다. 그렇게 평가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다. 민주노동당 전반의 활동상의 문제점으로부터 찾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가 선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또 후보를 통해서 민주노동당이 무슨 정책을 갖고 있고 어디로 갈지가 민중들에게 다가가기 때문에, 후보를 내세우는 데서 과연 민중의 지향과 요구에 맞게 했는가를 평가하는 것은 민주노동당이 무엇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는가를 평가하는 것과 뗄래야 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권영길 후보는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대중의 지향과 요구에 맞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이는 대선 결과의 득표에 미치는 영향보다는 민주노동당이 낡은 세력, 진보세력의 참신함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결정적 이유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과연 민주노동당이 시대의 변화, 대중의 지향과 요구를 정확히 읽는 눈을 가지고 활동해왔는가, 아니면 그보다는 더 부차적인 것들인 내부의 정파적 구도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닌가 심각하게 돌아볼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 현재 민주노동당이 내홍에 빠져 있고 심지어 ‘종북주의’ 논란까지 나왔는데, 이같은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나?

■ 대선의 교훈은 민주노동당이 지금까지와 같은 모습을 보여서는 미래가 없다는 것인데, 그 중의 하나가 정파적 분열이라고 생각한다. 정파적 분열이 사람들에게 주는 영향은 힘을 합치지 못하는 것도 있겠지만, 국민들에게 그들도 똑같이 이익다툼하는 세력이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심어주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대선 이후에 평가를 둘러싸고 민주노동당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사실은 대선 패배의 연장선에 있다.

그러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두 가지가 동시에 비판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실제 근거도 없고 민주노동당의 단합.단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종북논쟁을 불러일으켜서 특히, 분당까지 선동하면서 하는 행동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는 분열적 행위가 분명하고 당원이나 국민들로부터도 동의될 수 없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즉각 중단돼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주장들이 횡횡할 수 있는 것은 또다른 문제점이 있기 때문인데, 실제로 당내 자주파가 심각하게 자기 반성할 측면이 있다고 본다. 다른 것이 아니고 당원과 당의 발전, 국민들에 정확하게 눈을 맞추고 그를 위한 감동적인 정치를 하지 못하고 정파적인 자기 주도성을 옹호하고 고수하는 데 지나치게 매달림으로써 지난 몇 년간 민주노동당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데 결정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책임지고 쇄신해야 하지만 이 문제와 종북 문제는 전혀 무관하다.

특히 총선을 앞둔 조건에서 당의 분열상이 더 연장되는 것은 당이 공멸로 갈 것이므로 시급히 단합을 실현해야 한다. 첫걸음은 다른 게 아니고 당원과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는 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상식에 기초해야 한다.

당 내부의 문제라 이야기하기 조심스럽지만 소위 자민통 진영의 주된 활동가들은 이번 총선에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어떤 정파가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당원과 국민들 앞에 책임지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을 계기로 해서 당을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것도 또다른 분열의 씨앗이 될 수밖에 없다.

□ 이제 대선은 끝났고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게 됐다. 노무현 정부의 성격과 이명박 정부의 성격을 규정한다면?

■ 한마디로 표현하면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차이는 노무현 정권이 친미자유주의 정권이라 한다면 이명박 정권은 친미보수 정권의 전형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노무현 정부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있어서 좌충우돌, 자기 뚜렷한 색깔과 정책을 세우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소위 성장과 분배에 있어서 어느 쪽도 취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행보를 함으로써 자기 지지기반을 스스로 붕괴시켜버렸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비해서 이명박 정권은 보다 공격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들고 나오고 있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한미동맹이나 대북정책 관련해서도 노무현 정부가 평화공존 전략, 평화우선 정책을 취했다고 한다면, 이명박 정부는 보다 공격적이고 공세적인 한미동맹 우선 정책을 들고 나올 거라는 점에서 이명박 정권이 훨씬 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친미 정부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본다.

“대중 속으로”, 그리고 ‘연대전선’

▲ 그는 진보진영의 과제에 대해 정리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진보연대에서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올해의 사업방향과 투쟁기조가 어떻게 논의되고 있나?

■ 완전히 논의된 것은 아닌데 이명박 정권은 생각보다 정치적 기반이 장기적으로 보면 취약하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권의 집권을 가능토록 했던 것은 바로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한 민생파탄, 잇따른 노무현 정권에 대한 불신과 불만, 분노였다고 한다면 이명박 정권은 보다 공세적이고 적극적인 신자유주의 정책을 통해서 과연 그런 민심을 수습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더 큰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인지를 볼 때, 5년 시한을 놓고 보면 더 큰 저항에 부딪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북미관계나 남북관계가 평화지향적, 통일지향적으로 변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명박 정권의 한미동맹 정책이 사실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 측면들이 있기 때문에 노무현 정권이 취했던 화해협력 정책으로 돌아서거나 아니면, 현재 정책기조를 유지하려 한다면 오히려 자기들의 정치적 기반을 스스로 축소시키는 한계를 갖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명박 정권에 대응해 나가는데 있어서 두 가지 점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대중 속으로 깊이 들어가 대중전을 벌여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이명박 정권이 상층여론을 주도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기층 민심을 얻기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아래로부터 민중의 힘을 축성하고 준비하기 위한 사업들이 장기적인 면에서 중요하다.

특히나 정권의 진보세력에 대한 이데올로기 공세, 탄압 공세들이 예견되는 조건에서는 더욱더 대중과 함께 투쟁하고 대중적으로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이명박 정권 하에서 중요하지만 진보진영 쇄신의 핵심 열쇠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보다 연대전선을 넓게 치고, 이참에 보다 설득력 있는 정책적 접근을 강화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전부터도 대안과 구체성이 없는 당위론적 투쟁이 이미 대중들로부터 외면된 조건에서 이명박 정권에서 낡은 방식을 답습해서는 더욱더 대중들로부터 유리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광범위한 시민단체들과 보다 폭넓은 사회적 연대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해서 이명박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 한미동맹 정책에 초점을 맞춰서 보다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그런 구체성을 가지고 그들의 이데올로기에 맞서 나가는 투쟁이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

□ 큰 방향은 대중 속으로 들어가 폭넓은 연대로 맞서가겠다는 흐름인데, 이명박 정부 하에서 한미동맹과 짝을 이룬다고 볼 수 있는 남북관계와 대북정책이 올바로 갈 수 있도록 하는데 있어서 진보진영이 어떤 식으로 대응해 나갈 것인지?

■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분석하기로는 이명박 정권이 남북화해협력 정책을 근본으로 뒤집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만 철저한 상호주의 정책을 들고 나온다는 것이 이미 확인되어 있는데,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6.15 공동선언을 지키고 10.4선언을 이행시키는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 그와 관련해서 무엇보다도 지난 노무현 정권 하에 이루어진 10.4 선언이 이명박 정권 하에서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는데 국민들의 의사를 모으고 광범위한 평화세력, 통일세력들의 의사를 결집시켜 나가는 사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실 승부는 한미동맹 정책에 핵심고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미동맹과 관련해 이명박 정권이 이미 ‘4자 종전선언’을 핵문제 해결 이후로 돌리겠다고 나오고 있고, ‘전시작전권 환수’ 시기를 조정하려는 움직임 등 시대 퇴행적 조치들이 나올 것이고, 이것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이 절대적이고 결정적일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한미동맹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초점을 맞추려고 하는 것은 시대의 변화에 맞게, 즉 평화체제 구축으로 가는 것에 맞게 한미동맹 관계를 재정립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이에 기초해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조정하는 문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현실화 시켜내는 문제 등 구체적인 고리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면서 여기로부터 이명박 정권의 무한질주의 한미동맹 정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한다.

□ 일각에서는 민중연대와 통일연대로 나뉘어 있을 때는 통일연대가 이런 문제들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제기한 편이었다고 한다면, 진보연대 결성 이후에는 남북문제나 한미동맹 문제에 대해서 진보연대의 목소리가 제때에 크게 나오지 않고 있다는, 오히려 목소리가 잦아든 것이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 그 평가는 부분적으로 맞는 평가지만 정확한 평가는 아니다. 통일연대에서 진보연대로 계승하는 과정에서 그 사업의 계승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부분적으로 이완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진보연대로 통일사업이 옮겨온 것이 오히려 장점이 있는 것이 노동자.농민을 중심으로 한 광범위한 민중단체들이 이 사업을 벌여나갈 수 있는 토대가 더 확대된 것도 사실이고, 또한 실무역량, 지도역량으로 보더라도 집중될 수 있는 구조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남는 문제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진보연대 측면에서 본다면 전국적 범위의 조직사업 체계가 정비되어 있지 않아서 진보연대답게 진보연대가 가진 장점, 기층을 발동하는 사업들이 제때에 작동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진보연대든 통일연대든 관계없이 시대의 발전에 맞는 통일운동의 전형을 못 내놓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가 있는데, 그전에는 부분적으로 한미동맹의 침략적 재편에 대해 평택미군기지를 반대하는 투쟁을 벌인다든지 하는 저항하는 방식으로 싸운 것이 사실이다. 이것이 이후 평화체제 구축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는 한반도 평화체제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면서 그것을 역행하는 것들을 정확히 포착해서 공세적으로 투쟁해야 할 측면들이 있다. 그동안 당연시돼 왔던 한미군사훈련 문제나 한미동맹 관련된 여러 가지 것들을 해나가야 되는데 이런 정책적 준비나 내용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 크게 말한다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우리사회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고, 안보문제에 대한 접근방식과 내용도 달라져야 하는데, 이런 것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 보니까 재작년 평택미군기지 투쟁에 집중했다면 지난해는 뭘 중심으로 해야 될 지를 스스로 못 찾은 상태에 빠지게 된 측면이 있다. 그 문제는 북미관계의 전환이 예고된 상황에서 평화운동, 통일운동이 어디로 갈지 좀더 전략적 준비가 필요하다.

연구원 설립, 5년 장기전략 마련

▲ 그는 '종북주의'나 '민족주의 무용론' 등에 대해서는 단호히 선을 그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최근 들어서 사회적 분위기가 신자유주의로 흘러가면서 민족주의 담론이 후퇴하고, 지난해에는 ‘민족문학작가회의’ 명칭을 둘러싸고 논쟁이 일기도 했다. 과연 민족주의, 민족통일의 개념은 유효한지? 진보진영은 어떻게 대응하려고 하는지?

■ 유효할 뿐만 아니라 사실 ‘민족주의 무용론’을 퍼뜨리는 것은 당연히 보다 명확한 목표를 가진 이데올로기 공세 측면이 강하지 않겠나? 우리가 주목해서 바라보는 것은 주체적 측면에서 봤을 때 민족 문제에 대한 새로운 설득력과 비전을 사람들에게 주고 있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러다 보니까 민족문제는 자신들의 삶과 무관한 문제로 보여지거나 정치세력 간의 쟁점 문제로 바라보거나, 특별한 쟁점을 싫어하는 국민들의 정서까지 결합되어 있다.

예를 들어 먹고살기 힘든 노동자, 농민들에게 통일은 어떻게 다가오는 것인지 해명되지 못하고 설득력 있게 다가가지 못하다 보니까 오히려 통일이 자신의 이익에 반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는 것이고, 이 틈을 타서 민족주의 무용론을 퍼트리는 것이 아닌가 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진보연대는 정책연구원을 만들어서 신자유주의 대안담론을 형성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사업들을 장기적 안목으로 벌여나가려 한다.

예를 들어 흔히 통일민족경제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민족경제를 통합하는 것만이 아니라, 민족경제의 균형발전을 통해 남측 민중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측면이 있고 또한, 남측의 반민중적인 경제구조를 보다 민중참여, 민중주체의 방향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측면들이 있는데, 이런 것들이 이론적으로 정립돼 있지 않고 방향도 제시돼 있지 않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자는 것이다.

두 번째는 노동자 농민 등 기층민중으로부터 통일문제, 반미문제, 민족자주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을 변화시켜 볼 생각이다. 과거에는 그들의 생존 문제, 사회복지 문제와 평화.통일 문제가 별개의 문제로 제시된 측면이 있다면, 이제 평화체제 구축이 본격화된 조건에서 더 이상 평화문제는 정치담론의 문제가 아니라 대중생활과 직결된 문제로 다가올 것이다.

예를 들면 교육재정 7%를 보장 못 하고 있는데 엄청난 국방비를 그대로 둔 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있기 때문에 평화의 담론을 전환시키면서 사회복지를 확대하기 위한 대안, 실제 이를 실현하기 위한 대중운동을 주동적으로 펼쳐나갈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 본다.

□ 이명박 정부에 대해 개발성장논리, 자율경쟁을 외치는 심화된 자본주의, 심화된 세계화.신자유주의가 예상되고 있다. 흔히 말하는 비정규직 문제, 빈익빈 부익부 현상, 부의 해외유출 등의 심화가 예상되는데, 진보연대는 큰 틀에서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대안적 컨셉이 뭔지, 뚜렷한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 대안 측면은 두 가지 각도에서 본격적인 준비하려고 한다.

하나는 일종의 대안경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있었던 민족자립경제론을 시대에 맞게 좀더 발전시켜서 민족경제의 통합된 전망, 그 속에서 탈신자유주의, 탈미화된 새로운 경제질서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민족경제가 주도하는 동북아 협력구도는 어떻게 갖춰나갈 것인지를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인지 이다.

두 번째는 사회공공성 강화에 관한 일관된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기본적으로 시장화 정책이고, 시장화는 공공성 파괴로 귀결되고, 무차별적 공공성 파괴는 노동자, 농민을 포함한 민중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소자를 방치, 폐기하는 것으로 표현될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항전선을 치는 것이 우선적 과제라고 본다.

진보연대는 5년 전략을 수립해서 몇 가지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장기전략을 수립할 생각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지금까지 법제도 개선 문제로 접근된 측면이 있었다고 한다면, 그것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면서 광범위한 노동운동을 사회적 운동으로 조직화하고 전환시키기 위한 사업을 5년 동안 어떤 계획 하에 전개해나갈 것인지 장기전략을 준비해야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하나가 교육 문제이다. 교육문제는 왜 주목하냐면 신자유주의 정책이 한 시점에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사회역사적으로 진행되는 것이고, 뿐만 아니라 이데올로기 투쟁을 동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교육문제는 단순히 하나의 영역에서 공공성을 강화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어디로 나갈지에 대한 좌표를 설정하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문제를 또하나의 전략적 과제로 놓고 지금은 소박하게 출발할 것이다.

출발은 지금까지 청년학생들 만의 등록금투쟁을 올해부터 사회적 투쟁으로 만들어 내고, 이명박 정권의 대학정책, 무차별적 교육시장화 정책을 저항하는 전선을 치면서, 문제는 말싸움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느 하나라도 명확하게 저지하고 파열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을 토대로 해서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대안 담론 주체를 형성해 나갈 생각이다. 그 점과 관련해서 전교조 등과도 폭넓게 논의해서 일시적 사안별 대응이 아닌 지속인 대응을 위한 전략을 수립해보자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 재야활동의 역사는 길지만 진보연대가 결성된 지 오래되지 않았고, 새로운 전열도 구축해야 할텐데, 올해 진보연대의 핵심과제, 내부숙제는?

■ 진보연대가 작년 9월 출범한 직후부터 추진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진보운동의 혁신발전 전략을 논의하는 사업에 들어가 있다. 혁신발전 전략은 일단 5년간의 장기전략을 수립하는 것인데, 마침 대선 평가 이후에 진보진영 전반이 혁신해야 한다는 요구와 맞물리면서 지역과 부문에 상당히 깊이 있는 논의들이 전개될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져 있어서, 이참에 진보운동의 정책과 자기 전략, 뿐만 아니라 이것을 풀어나가는 활동방식의 전면적인 혁신과 쇄신을 조직해야겠다는 결심이 진보연대를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

두 번째는 올해 특별히 초점을 맞추려는 것은 이명박 정권의 등장이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기회 측면에서 보자면 광범위한 사회세력들의 연대전선이 보다 강하고 넓게 형성될 수 있는 토양이 있다고 본다.

일단 민주주의만 하더라도 그동안 형식적 민주주의 이후에 진전된 민주주의를 위한 논의가 모아지지 못한 측면이 있었는데, 이명박 정권의 무차별한 신자유주의 정책, 이를 토대로 한 환경과 민주주의, 인권의 파괴가 가속화 될 경우에는 광범위한 시민사회진영이 폭넓게 연대전선을 쳐나갈 수 있다.

평화문제도 마찬가지로 보다 광범위하고 강고한 평화전선을 형성해갈 수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온 것 보다 더욱 강하고 전략적으로 사회적 연대전선을 형성해 들어갈 노력을 벌일 생각이고, 이 부분에 있어서 진보연대는 어떤 단체들하고도 개방적이고, 자기를 낮추고, 주도성을 고집하지 않고 연대해 나가겠다는 생각이 확고하다.

활동방식 혁신과 관련 그동안 중앙집중 방식에서 지역에 밀착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생각이다. 그 다음에 집회 방식보다, 대중참여형 대중운동을 전국적 범위에서 규모있게 계획해서, 진보연대가 지역과 부문의 살을 찌우는 데, 동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피곤하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조직을 넓히는데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진보연대 활동 방식을 전면적으로 전환할 방식이다.

그리고 그를 위해서 당연히 동원보다도 더 많은 지원, 중앙에서 교육.선전이라든지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활동방식을 바꿀 생각이다.

총선, 독자전술 토대로 “슬기롭게”

▲ 그는 현실 정치와 투쟁과제 등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그렇다면 당면해서 어떤 투쟁을 예상하나?

■ 네 가지가 예상된다.

하나는 부패 문제 관련해서 이명박 BBK특검와 함께 삼성특검은 물론 삼성이 태안에 기름을 쏟아붇는데 결정적 책임이 있기 때문에 이 책임을 추궁하는 사업도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것을 하는 이유는 비리도 비리지만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재벌구조와 이명박 정권이 밀고 나가는 소위 신재벌 정책이 정확하게 맞닿아 있기 때문에 이것은 삼성 대응이 아니라 바로 신재벌 정책에 대한 대응 고리라고 바라본다.

두 번째는 2-3월에 실제로 등록금 투쟁을 참여연대를 포함한 시민단체들과 연대해서 힘있게 해보려고 한다. 단순히 등록금 문제가 아니라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고리로 잡고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3월 정도로 예상되는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대응을 시민진영과 연대해서 광범한 평화전선을 친다는 측면에서 해볼 생각인데, 어떻게 할 것인지는 고민이 더 필요하다.

네 번째는 공기업 민영화 반대투쟁을 노동중심으로 진행해야 한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실천과제 잡는 것은 그 정도인데, 만일 한미FTA가 2월 국회에 상정되면 불가피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 앞으로 4월 총선이 또하나의 정치적 주요 계기인데 거기에 대한 대응책과 방향을 찾고 있나?

■ 아직은 대선 패배 이후에 대열 정비조차 제대로 안되고 있기 때문에 잘 안돼 있기는 하지만 기본은 생각하고 있다. 진보진영이 대선에서 민심의 평가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어떻게 겸허하게 수용하면서, 쇄신.혁신하려고 하는지를 국민에게 보여주느냐 못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승패가 좌우될 것이다.

어떤 정책을 잘 내놓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보진영이 이제 달라지려고 애쓰고 있고, 태도가 바뀌었다는 것을 어떻게 보여줄 것이냐는 문제가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첫 번째 고리가 단결을 실현하는 문제이다.

두 번째 문제가 좀더 겸허한 자세로 대중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노력이 필요하다. 진보연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돼 있지만 총선을 앞두고 지역과 부문에 다양한 토론을 활성화시키고 진보연대 내부만이 아니라 광범위한 시민사회진영, 진보진영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참여 속에서 진보진영의 쇄신 방안, 혁신의 노력들을 가시화시켜나가는 것이 두 번째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은 문제는 총선 기간이 짧기 때문에 진보진영 전체가 이 두 가지 점을 보여 줄 수 있는 핵심적인 정책을 두세 개 정확하게 포착하고 여기에 힘을 집중해서 돌파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당에서 집중논의를 할 거라고 생각하고 진보연대에서도 고민할 것이다.

□ 4월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독자후보 전술을 그대로 유지하나?

■ 그렇다. 민주노동당은 당연히 독자후보 전술로 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다만 부분적으로 전술적 지혜를 발휘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예컨대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민주노동당이 당선 가능성이 있는데 다른 야당이 나와서 가로막거나 또는 반대의 경우가 초래되는 경우는 슬기롭게 해서 한나라당의 과반수 의석을 저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독자전술을 토대로 해서이다.

□ 토론도 진행중이고 5개년 장기전략도 마련해야 되는데, 연구원을 만드는 것인가?

■ 진보진영의 최대 약점은 정책역량, 사회 여론을 주도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없는 것을 남에게 빌려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면, 약 5년 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서 이것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하게 필요하다.

방법은 다른 게 있지 않고 진보진영의 두뇌들을 효과적으로 네트워킹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래 진보연대가 하는 일이 투쟁역량, 정책역량, 제반 역량들을 서로 존중하면서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자기 목표가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 부분을 돕게 할 생각이고, 그래서 올해 준비위원회를 만들어서 진보진영에 흩어져 있는, 분산되어 있는 정책역량, 연구역량들이 각자 자기 포지션을 지키면서도 연대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생각이다. 지금은 가칭 진보운동정책연구원 준비위원회를 만들어볼 생각이다.

□ 연구원은 언제쯤 발족할 생각인가?

■ 1년 정도 준비해서 발족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고 내년 초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쇄신.혁신 위해 지역.부문으로”, “따뜻한 시선과 참여를”

▲ 그는 쇄신과 혁신을 위해 자신부터 지역과 부문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개인적으로 지난해 건강문제로 휴식도 한 것으로 아는데, 올해부터 향후 활동하는데 지장은 없나?

■ 지장은 없는데 새로운 고민은 있다. 그동안 하던 방식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진보연대의 활동방식, 조직운영 방식, 활동방식을 시대의 변화에 맞게 전면적으로 혁신해야 된다. 철저하게 지역과 부문, 대중을 주체로 세우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되고, 어느 하나 투쟁을 하더라도 정확하게 과학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전술을 수립해서 대중에게 감동을 주는 방식으로 투쟁해야 한다.

그리고 제살 깍아먹기식, 대중들에게 협오감을 주거나 거부감을 주는 투쟁 방식을 철저하게 없애나가고 대중 친화형, 대중 참여형으로 전환시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그동안 활동방식 보다는 그 부분을 하는데 내 역할을 찾았으면 한다. 그 방법은 아무래도 지역과 부문 속으로 많이 내려가고 그 속에서 지혜를 배우고 힘을 발동하는 방식으로 변화시켜야겠다. 중앙 중심의 활동방식을 바꿔야겠다.

□ 그렇다면 진보연대 중앙의 핵심 간부들의 재배치도 이루어지나?

■ 나를 포함해 진보연대가 쇄신.혁신해 나가기 위해서는 과감한 인적 쇄신도 되어야 하지 않겠나. 지역과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진보연대를 책임지고, 중앙 간부들은 좀더 대중 속으로 들어가서 다시 재충전 하는 것도 한계는 있겠지만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적극적으로 전향적으로 해야 되지 않겠나 싶고, 나는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직은 개인적 의견이지만 나부터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다.

□ 중앙 간부들이 오랫동안 활동하다보니 건강이 안 좋다든지, 오랜 수배생활을 했다든지, 상당히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어떻게 보면 동력이 많이 떨어질 수도 있는 위험 요소도 있는데 재충전을 해야 하지 않나?

■ 재충전은 쉬는 것이 아니라, 중앙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빠질 수 있는 형식주의, 관료주의가 있는 것이 사실이고, 또 아무래도 기층으로부터 멀어지고 유리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것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구조와 시스템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완벽하게 처음부터 모든 걸 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하다면 적어도 3년 주기로 순환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겠다. 중앙에서 3년정도 일하면 지역으로 내려가는 것이 당연시되고 지역에서 일한 사람들이 주야장천 지역에서만 일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모범을 보인 사람들은 그것을 전국화 시키기 위해서 중앙에 올라와서 사업하는 것이 올해를 계기로 해서 구조화 됐으면 좋겠다.

□ 세 분의 공동대표제는 그대로 유지되나? 임기는?

■ 임기는 올해 말까지로 되어 있다. 다만 지난 창립 총회를 하는 과정에서도 상임대표제를 둘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강하게 있었는데 논의가 불충분해서 유보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이번 2월 총회에서 상임대표를 둘지 문제는 아마 논의해야할 것 같다.

□ 독자들에게 진보진영에 대해 이해가 필요한 요소가 있다면 말해달라.

■ 진보운동의 생명력은 끊임없는 새로움과 혁신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보운동이 끊임없이 혁신하고 새롭게 전진할 수 있느냐 여부는 끊임없이 순환하고 새로운 기운을 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그 새로운 기운은 다른 게 아니라 진보운동을 바라보는 지지자들, 독자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상층 간부로서 겸허하게 대중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내려가서 배우고 노력하겠지만, 독자들도 진보운동에 대해서 좀더 과감하게 또 애정을 가지고 비판하고 쇄신하는데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진보진영의 개방적인 자세, 이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따뜻한 시선과 참여를 어떻게 만드냐가 진보진영의 쇄신이 말로 그치느냐 실제로 이루어지느냐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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