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부터 7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되는 '남북농민연대모임'에 참석차 비행기에 오르기 전 참가단이 김포공항에서 기념촬영을 하였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북측 평양에서 진행되는 '6.15공동선언실천을 위한 남북농민연대모임'(3-7일) 남측 참가단이 3일 방북했다.

'6.15남측위 농민본부' 정재돈(한국가톨릭농민회 회장) 공동대표를 단장으로 한 97명의 방북단은 이날 오후 2시 50분 김포공항에서 고려민항 TU 154 전세기편을 통해 평양 순안공항으로 향했다.

2001, 2004년 금강산에 이어 세번째 열리는 이번 남북농민연대모임은 첫 평양 개최라는 의미가 있다. 1차(681명), 2차(626) 때보단 방북단 규모가 대폭 줄었지만, 참가단체는 1차(전농, 전여농), 2차(전국농민연대 7개단체)보다 크게 늘어 13개에 이른다.

특히 이번에는 그간 행사 위주로 진행되었던 모임과 달리 남북농민모임 정기화, 북측 통일농업지구 조성 등 남북 농업협력 증진과 통일 교류사업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 논의들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6.15남측위 농민본부 강민수 사무처장은 "남북농민연대모임을 정기적으로 진행하자는 것"과 "북측에 통일농업지구를 조성하자는 것"을 제안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남북농업협력의 기틀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며, 이런 것들을 발전해서 남북공동식량계획의 초석을 만들어내자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에 통일농업지구를 조성하자는 제안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 사무처장은 평양에서 처음으로 남북농민들이 만나는 것에 대해 "대규모 농민들이 최초로 평양에서 만남으로써 북측 농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측 단장을 맡은 6 .15 남측위 농민본부 정재돈 공동대표와 (왼쪽)문경식 공동대표(가운데)가  나란히 앉아 힘차게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 6.15 남측위 농민본부 전기환 상임공동집행위원장이 남북농민연대모임의 취지와 배경을 전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6.15 남측위 농민본부 전기환 상임공동집행위원장은 남북농민모임 정기화와 관련해 "남북 농민들이 농업과 관련해 상시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논의 모임을 제안할 것"이라며 "대표자 회의를 정기적으로 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출발에 앞서 김포공항 4층 레인보우 룸에서 진행된 사전교육에서 정재돈 단장은 '여는 말'을 통해 "정상회담이 연기될 만큼 수해가 극심하기 때문에 연기하자는 팩스가 올까봐 마음을 졸였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진행하는 것을 볼 때, 우리 민족의 식량주권문제가 남측은 한미FTA로 북측은 수해 등 자연재해로 심각하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풀이하기도 했다.

이어 "한반도 위기상황이 2.13합의 이래 잘 풀려가고 있고, 나아가 10월 초에는 남북정상회담까지도 예정돼 있는 정세"라며 "민관이 합동해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될 때인 것 같다. 식량문제를 남북이 같이 해결하고, 6.15공동선언 실천을 진전시키고 앞당기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6.15 남측위 농민본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문경식 의장은 "그간 농업에 대해서 구체적 실천이 없었다. 이번에 이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하고, 소통하면서 논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첫 순서가 아니겠냐"며 "그동안은 행사위주로 했지만, 이제는 실질적으로 통일농업을 실현하기 위해 이견을 극복하고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주어진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북에 앞서 물품체크를 하는 실무자들의 손길이 바쁘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2001년과 2004년에 이어 세번째 참가하는 문 의장은 "(북에) 큰물 피해가 나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알곡 생산도 많이 떨어질 텐데, 남북농민들이 함께 (아파) 하는 분위기가 이번 모임에서 이뤄지길 바란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최태림 수석부회장은 "남북 통일시대를 대비해서 남북이 서로 오고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기대했다. 한농연 박의규 회장은 남측에서의 자체 행사일정으로 인해 참가하지 못했다.

'남북농민통일대회'와 백두산 참관, 협동농장 방문 등 4박 5일에 걸쳐 주요일정을 마친 참가자들은 7일 순안공항을 출발해 남측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한편, 농민통일대회는 남북여성대표자회의(금강산), 통일노동자대회(창원), 남북교육자상봉모임(평양)에 이어 올해 부문별 공동행사로는 4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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