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후 7시 북측 대표단 숙소인 창원호텔에서 대표단 환영만찬이 열린 가운데 남북노동자 대표단이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예정된 시간보단 30여분 늦은 29일 오후 7시 30분 시작된 만찬에서 북측대표단은 먼저 입장한 남측 대표단과 만찬 참석자들의 환호와 박수 갈채를 받으며 입장했다.

북측의 철도노동자 축구단과 기자단에 이어 북측 여성 참가자들이 입장할 때는 "이제야 만찬장이 환해진다"는 탄성이 절로 나올 정도의 빼어난 한복자태를 뽐냈다.

북측대표단이 차례차례 입장할 때마다 곳곳에서는 예전의 반가운 얼굴을 만나는 감격의 포옹과 환희가 샘솟았다.

이날 만찬에 참가한 한국진보연대(준) 한상렬 공동준비위원장 역시 조선직총 통일위원회 최창만 부위원장과 진한 악수를 나눴다.

"남북 노동자들의 잔치에 와서 새삼 노동이 중요성을 생각해 본다"며 말문을 연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측위원회' 백낙청 상임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우리는 6.15공동선언을 통해 자주적이며 평화적일뿐더러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통일의 길을 열어 놓았다"며 "이번의 노동자대회와 축구시합도 6.15공동선언으로 시작된 민중참여 통일과정의 일환인 것"이라고 6.15공동선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13합의와 제20차 남북장관급 회담, 13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의 '5.17 경의선.동해선 열차 시험운행' 합의를 들며 올해를 '새로운 희망의 시작'으로 평가한 백 대표는 "6.15공동선언 이후 이후 7년, 동북아시아와 이 땅의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낸 9.19공동성명 이후 1년반, 드디어 남북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민중참영의 통일과정이 본격화화고 있는 것이다"고 말하며 "올해야말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큰 희망을 갖고 민족과 인류의 앞날을 폭넓고 신명나는 6.15운동을 펼쳐야 하겠다. 특히 남북노동자 여러분의 선구적인 노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원형국 북측 대표단 단장이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에서 술을 권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측의 노동자가 남측을 방문하여 세계적노동절 보내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더구나 노동자의 생존권과 조국통일을 위한 노동운동의 역사가 숨쉬는 곳인 이 곳 창원에서 '5.1절 남북노동자통일대회'를 개최하게 되었음을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더없이 기쁘게 생각한다"고 이번 행사의 특별한 의미를 되새겼다.

아울러 "이번 대회를 통해 남녘땅 창원은 통일노동절의 발원지라는 또 하나의 역사적 이름표를 달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날 생일을 맞은 이석행 위원장은 최초로 북측 노동자가 내려와 맞은 노동절의 의미에 더해, 남북 노동자들과 시민사회단체 참가자들의 생일 축하를 받는 감격을 누렸다.

그는 "지금 한반도 내외의 정세가 새로운 질서를 향해 요동치고 있다. 남북민중은 현 정세를 되돌릴 수 없는 평화정세로 굳혀내고, 자주통일로 발전시키기 위해 민족대단합의 힘을 더욱 더 높혀내야 한다"며 "이번 '5.1절 남북노동자통일대회'는 남북 각계각층의 만남을 더욱 촉진하고, 민족 대단합의 기운을 확산시켜 한반도 전역을 평화와 자주통일의 희망으로 들끓게 하는 중요한 계기도 될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해마다 이날이(노동절) 오면, 생산과 건설의 주인, 나라의 어엿한 역군으로 떠받들리우는 무한한 긍지와 자부에 넘쳐 일터마다에서 다채로운 체육유희오락으로 즐거운 하루를 보내군 했다"며 북측에서의 노동절을 회상한 원형국 조선직업총연맹 부위원장은 "그러나 오늘은 조국의 남단 창원에 와서 남녘의 로동자들과 함께 5.1절을 기념하게 되니 참으로 감회가 깊어진다"고 이날의 특별한 의의를 전했다.

원형국 북측 대표단장은 "력사적인 6.15공동선언이 있어 우리는 비로서 5.1절을 북과남의 로동자들이 함께 기념하며 뜻과 마음을 더 크게 합치게 됐다"며 "정녕 6.15공동선언은 오랜 세월 멀게만 느껴지게 하던 북과 남을 순간에 가깝게 만들어 주고 우리 로동자들의 통일운동에서도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오게 한 력사적인 선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나는 5월의 봄날에 꽃 펴난 북남로동자통일대회가 반드시 성공하여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되리라고 확신"하면서 남북노동자 연대.연합과 참석자의 건강을 기원하는 축배를 들었다.

한국노총 유재섭 수석 부위원장은 "수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우리는 남북노동자통일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어떠한 역경 속에서도 역사의 힘있는 주체로 서가려는 노동자의 기백이며, 평화통일에 대한 열정과 의지의 반영이다"이라고 참가자들을 고무했다.

그는 "한국노총은 다가오는 평화의 시대, 통일의 시대를 주도적으로 개척하기 위해 현장 조합원과 호흡하는 통일운동, 국민에게 지지받는 통일운동을 만들어나갈 것이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 이날 만찬장에는 남북 대표단 240여명으로 가득 찬 가운데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김주영 기자]
만찬이 이뤄진 창원호텔 3층 목련관은 '통일과 노동'을 위한 남북 대표단의 굵직한 건배사가 끝나자 남북 참가자들의 못다한 회포를 푸는 소리로 가득찼다. 화기애애한 가운데, 북측 대표단의 남녘에서의 첫밤이 깊어갔다. 남측 180명, 북측 60명이 참가한 이날 만찬은 9시 20분경 마무리 됐다.

한편, 내일(30일) 오전에는 남북 노동자 대표 상봉모임이 북측 대표단의 숙소인 창원호텔 2층 동백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오후 2시에는 3.15민주묘지를 방문할 예정이며 오후 7시에는 창원종합운동장에서 남북 노동자 축구 대표팀끼리의 대항경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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