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 4시35분경, 원형국 단장과 리충복 6.15북측위 부위원장, 한우팔 조선광업 및 동력직업동맹위 위원장 등 30여명은 민주노총 경남본부 이흥석 본부장과 관계자 100여명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창원시 상남동 소재 사무실에 들어섰다.
사무실 출입구는 '우리민족끼리 통일 합시다'는 문구를 새긴 흰색과 하늘색 풍선으로 장식됐으며, 사무실 입구 상공에는 줄에 매달린 수많은 작은 단일기들이 휘날렸다.
원형국 단장과 리충복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은 경남본부 관계자들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환영인파들이 외치는 "우리는 하나다" 함성 속에 계단을 이용, 3층 강당으로 올라갔다.

북측 대표단의 첫 민주노총 지역본부 사무실 방문이라는 역사적 의미 때문인지 비좁은 건물 계단은 북측 대표단과 남측 환영단, 취재기자들이 몰려 발디딜 틈 없이 북적거렸다. 리충복 부위원장 등은 '6.15실천단' 관계자의 아이들이 만든 토끼풀 꽃다발를 선물받고 아이처럼 기뻐하기도 했다.
환영사를 통해, 이흥석 본부장은 "감격스럽다는 표현이 적당하겠다"며 북측 대표단을 맞는 감흥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의 만남으로 남북 노동계급은 이미 통일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이 행사를 위해 "많은 이들이 밤잠을 설쳤다"며 성의있게 준비했음을 강조했다.
북 민화협 부회장인 리충복 부위원장이 참석한 계기에 그는 함경북도 직총위원회와의 교류사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게 지원해줄 것을 공식 요청하고, 11월 제7회 창원 마라톤대회에 직총과 손에 손잡고 달리고 싶다며 초청의사를 밝혔다.

답사에 나선 원형국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 부위원장은 따뜻한 환대에 사의를 표하고 "우리 노동자는 어디서나 본분을 자각하고 함께 힘을 합치면 산을 옮기고 바다를 열 힘이 있다"면서 "북남 노동자가 단결하고 연대하여 굳게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조국을 자주적으로 통일 합시다"는 말로 참가자들의 환호 속에 답사를 마무리했다.
기자들을 물린 뒤 양측 대표단 소개와 민주노총 경남본부 소개, 1987년 7,8,9월 노동자대투쟁의 주력중 하나였던 '마창노련'을 계승하는 경남본부의 역사를 보여주는 영상물 상영이 이어졌다. 영상물 상영은 합의되지 않았던 일정이라 그 내용을 북측 실무자들이 미리 검토하는 과정에서, 오후 4시로 예정됐던 사무실 방문 행사가 다소 지연되기도 했다.
원형국 단장은 떠나기에 앞서 '북과 남의 로동자들이 힘을 합쳐 올해에 민족을 중시하고 평화를 수호하며 단합 실현을 위한 3대과업 수행에 앞장서 나가자 직총 원형국 2007년 4월 29일'이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북측대표단은 이어 오후 5시40분 창원시청 4거리에 있는 한국노총 경남지역본부 사무실을 방문했다.
5층 강당에서 북녘 손님들을 맞은 박준수 경남본부 의장은 "역사적 의의가 큰 행사라 어떻게 개최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으나 "한다면 한다는 노동자의 기백으로 행사를 준비했다"고 전하고 "나날이 어려워지는 노동현실에서 통일운동에 큰 힘을 쓰지 못한 것은 사실이나 이번 행사 준비과정에서 통일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측 대표단이 편안하게 남측에서의 일정을 소화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한국노총이 통일을 위해 거침없이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통일된 나라에서 우리 다시 만납시다"는 말로 인사말을 끝냈다.
원형국 북측 단장은 박 의장을 비롯한 한국노총 경남본부 관계자들의 노고에 사의를 표하면서 특히 양 노총이 함께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에서 "1,500만 남녘 노동자들의 단결된 모습을 본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우리민족끼리의 기치 밑에 자주통일의 길에서 모두 애국자가 되자"고 호소했다.

한국노총 경남본부 현황 브리핑 및 양측 참가자 소개가 끝나자 '6.15실천단' 관계자가 북측 대표단에 돌출 질문을 던졌다.
'선군정치 하면 북이 남을 무력으로 위협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다소 '까칠한' 질문에, 최창만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 통일위 부위원장은 "모두 답을 듣기를 원하는가"고 확인한 뒤 "선군정치는 인민군대의 전투력에 의거해 조국을 보위하고 나라의 전반 문제를 힘있게 이끌어나가는 정치방식"이라면서 "힘이 없어 설움을 당한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원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다소 목소리가 높아진 그는 웅변조로 "선군정치는 생존방식이고 정치방식"이라고 이어가면서 "민족을 지키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지 남측을 위협하자는 것이 아니"며 "그렇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노총 경남본부는 북측 대표단 모두에게 기념패를 증정했다. 오후 6시30분 두 대의 승용차와 두 대의 버스에 분승한 북측 대표단은 숙소인 창원호텔로 귀환했다.
북측 손님을 자신의 안방에서 맞이하고 대접한 양대노총 경남본부 관계자들의 얼굴은 자부심이 넘쳤으며, 이들의 열렬한 환영 속에 성공적인 상봉을 끝낸 북측 대표단도 연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오후 7시 30분 현재, 창원호텔 목련관에서 북측 대표단 및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측위원회' 백낙청 상임대표와 양대노총 경남본부 산하 대표자들 포함 2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환영만찬이 열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