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22일 오전 11시> 5.17 열차시험운행, 쌀 40만톤 타결
- 13차 경추위, 밤샘 협상끝 풍성한 공동보도문 발표

첫 전체회의부터 제 시간에 열리지 못하고 삐걱대던 제13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가 예정된 시한을 하루 넘긴 22일 오전 8시경 종결 전체회의를 갖고 10개항으로 된 풍성한 합의문을 채택했다.

21일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종결회의는 밤샘 협상으로 이어져 22일 오전에서야 오는 5월 17일 열차시험운행 실시와 쌀 40만톤 차관방식 제공 등을 명문화 한 합의문을 내놓았다. 당초 공동보도문 형식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합의문 형식을 취한 것도 눈에 띠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합의문에는 △경공업 원자재 6월부터 유상 제공, 지하자원 개발대상 지역 현지 공동조사 6월중 실시, △개성공단 사업 활성화 위한 통행.통관.통신 문제 등 협의 △임진강 수해방지 관련 합의서 5월초 채택 △한강하구 골재채취 실무접촉 개최 △자연재해방지 실무접촉과 과학기술협력 실무접촉 6월 개최, 수산협력실무접촉과 상사중재위, 개성.금강산 출입체류공동위 문서교환 △제14차 경추위 회의 7월중 남측지역 개최 등 풍성한 내용이 담겼다.

사실상 예견됐던 결과이지만 우여곡절 끝에 합의가 이루어짐으로써 ‘2.13합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남북관계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는 ‘2.13합의’가 큰 틀에서는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에 근거해 이같은 내용에 합의했으며, ‘2.13합의’가 파기될 경우 쌀 차관제공 등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북측에 누차 강조해 ‘2.13합의’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남측은 쌀 차관과 경공업 원자재 제공 등은 이후 북측의 ‘2.13합의’ 이행 경과에 따라 지원 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이른바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남측이 추진했던 '.213합의' 조속 이행 문구를 합의문에 반영하는 문제는 경추위 회의의 성격에 맞지 않아 채택될 수 없었고  북측을 압박하기 위한 제스쳐였던 것으로 보인다.

'남북간 식량차관 제공에 관한 합의서'에 따르면 남한산 쌀 15만톤과 외국산 25만톤, 총 40만톤을 톤당 380달러의 가격으로 10년 거치 20년 상환, 연 이자율 1.0%의 차관 방식으로 제공키로 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열차시험운행의 경우 구체적인 일자까지 못박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쌍방은 열차시험운행 이전 군사적 보장조치가 취해지도록 적극 협력한다”고만 해 군사적 보장조치가 다시 관건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5월 합의한 날짜에 군사보장조치 문제로 시험운행이 무산된 경험이 있는 남측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군사적 보장조치 문제는 철도 문제 외에도 한강하구 골재채취, 임진강 수해방지, 개성공단 3통(통행.통관.통신) 문제 등 다양한 현안들과도 연계돼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남북은 열차시험운행 문제 협의를 위해 제13차 철도도로실무접촉을 4월 27∼28일 개성에서 개최키로 합의했으며, “빠른 시일 내 철도도로 개통 노력”을 다짐했다. 곧바로 이어질 실무접촉에서 결실을 거둘 수 있을지의 여부가 첫 번째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에서 경공업 원자재를 6월부터 제공키로 하고 지하자원 개발대상 지역 현지 공동조사 6월중 실시하기로 한 것은 열차 시험운행이 예정대로 열릴 경우 진행될 남북간 합의된 수순으로 남북 경협을 한 차원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남측은 8천만 달러 상당의 경공업 원자재를 유상으로 제공하고 북측은 지하자원을 공동개발해 변제하는 상호 윈-윈 방식, 유무상통(有無相通) 방식의 경협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금까지 주로 중국에게 지하자원 개발권을 허가해왔던 북한이 남측과 협력사업에 착수하는 의미는 민족경제공동체 구축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북측이 6월중 지하자원 개발대상 지역 현지 공동조사에 합의한 것은 평가할만한 조치로 해석된다. 5월 2-4일 개최키로 한 경공업.지하자원개발협력 실무협의 결과가 기대된다.

이외에도 남북 경협 현안인 개성공단 활성화를 위한 조치, 임진강 수해방지, 한강하구 골재채취, 자연재해방지, 수산협력, 상사중재위 등 이미 제기된 산적한 과제들에 대해 합의에 도달한 것도 중요한 성과이다.

그러나 북측이 이번 회의에서 새롭게 제기한 개성공단 내에 북측 은행 지점 설치나 러시아 극동지역 자원개발 공동 진출과 나진선봉지구 원유화학공업기지 공동 건설 등의 의제는 충분히 다뤄지지 못해 합의문에 포함되지는 못했다.

남측이 이번 회담을 마치고 돌아와 필요한 검토를 거쳐 타당성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극동지역 자원개발 공동 진출과 나진선봉지구 원유화학공업기지 공동 건설 등이 현실화될 경우 남북 경협이 훨씬 다양하고 높은 단계로 진전될 계기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에 북측 은행 지점 개설은 ‘잠정적 특수관계’에 있는 남북간에 금융관계를 구축하는 단서가 될 수 있으며, 국제적 금융제재에 발목이 잡혀있는 북한과의 금융거래를 적어도 남북간에는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하는 길이 될 것이다.

남측 대표단은 오전 12시경 전세기 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할 예정이며, 다음 제14차 경추위는 7월중 남측지역에서 열린다.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3차 회의 합의문

남과 북은 2007년 4월 18일부터 22일까지 평양에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3차 회의를 진행하였다.

회의에서 쌍방은 남북경제협력사업을 민족공동의 번영과 이익에 맞게 보다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문제들을 토의하고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

1. 남과 북은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남북경제협력사업을 확대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투자와 협력에 필요한 조치들을 취해 나가기로 한다.

2. 남과 북은 경의선과 동해선의 남북 철도연결구간에서의 열차시험운행을 5월 17일에 진행하기로 하고, 이와 관련한 실무접촉을 4월 27일부터 28일까지 개성에서 진행하며,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가 빠른 시일 내에 개통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기로 한다.

쌍방은 열차시험운행 이전에 군사적 보장조치가 취해지도록 적극 협력한다.

3. 남과 북은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2차 회의에서 채택한 ‘남북 경공업 및 지하자원개발 협력에 관한 합의서’의 사업시행 시기 등 일부 조항들을 수정·보충한 ‘남북 경공업 및 지하자원개발 협력에 관한 합의서의 수정·보충 합의서’를 채택한다.

이와 관련하여 남측은 경공업 원자재를 6월부터 북측에 유상으로 제공하고, 북측은 지하자원개발 협력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6월 중 개발대상지역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 및 필요한 자료보장 등에 협력하기로 한다.

쌍방은 이를 위하여 5월 2일부터 4일까지 개성에서 남북 경공업 및 지하자원개발 협력 실무협의를 개최하고 구체적인 문제들을 협의 확정하기로 한다.

4. 남과 북은 개성공단 건설을 활성화해 나가기 위하여 통행·통관·통신 문제, 북측 노동력의 공급과 숙소 및 편의시설 건설, 2단계 개발 준비사업 등에 대해 5월 중 개성에서 제3차 개성공단건설 실무접촉을 개최하여 협의 해결해 나가기로 한다.

5. 남과 북은 제3국 공동진출과 관련한 실무접촉을 6월 중 개성에서 개최하여 구체적인 문제들을 협의하기로 한다.

6. 남과 북은 임진강 수해방지와 관련한 합의서를 5월 초에 문서교환 방식으로 채택하고, 이행해 나가기로 한다.

이와 관련하여 북측은 합의서 이행에 따르는 설비·자재 제공과 설비 설치·이용 등을 위한 남측 인도인원들의 현장방문과 기술인원들의 기술지원에 협력하기로 한다.

7. 남과 북은 한강하구 골재채취 문제를 군사적 보장조치가 취해지는데 따라 빠른 시일 내에 실무접촉을 개최하여 추진하기로 한다.

8. 남과 북은 이미 합의하였던 자연재해방지 실무접촉과 과학기술협력 실무접촉을 6월 중 개성에서 진행하며, 수산협력 실무접촉과 상사중재위원회, 개성·금강산 출입·체류공동위원회 일정은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 확정하기로 한다.

9. 남측은 동포애와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쌀 40만톤을 차관방식으로 북측에 제공한다.

10.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14차 회의는 2007년 7월 중 남측지역에서 진행하며, 구체적인 일정은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 확정한다.

2007년 4월 22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북남경제협력추진위원회
남 측 위 원 장                       북 측 위 원 장
대 한 민 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재정경제부 차관 진 동 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부위원장 주동 찬

<출처 - 통일부 홈페이지>

<1신, 21일 오후 6시> 13차 경추위 4일째, 합의문 채택 난항
- 남측, ‘2.13합의 이행, 열차시험운행 군사보장’ 총력

제13차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 4일째인 21일, 남북은 오전 위원급 접촉에 이어 진동수-주동찬 남북 위원장 접촉을 가지며 막판 쟁점 타결에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회담 관계자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은 편이다.

특히, 남측은 지난해 실시키로 했다 무산된 열차시험운행에 대한 군사적 보장조치, 2.13합의 이행 촉구 등을 합의문서에 적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열차시험운행’과 관련, 회담 관계자는 이날 오전 평양 고려호텔에 설치된 프레스센터에 들러 당초 5월 중순이라고 돼 있던 날짜가 구체적으로 특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사적 보장조치문제는 “쉽지 않다”고 하여 진통이 계속 중임을 토로했다.

남측은 지난해 날짜를 잡고도 시험운행이 무산된 예를 상기시키며 “신뢰할 수 있는 보장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남측은 군사적 보장조치가 되지 않으면 열차 시험운행 날짜 합의는 무의미하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오후 프레스센터에 들른 회담 관계자는 “쉽게 타결될 수 있는 그런 사안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 논의하고 있다”며 타결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태임을 시사했다.

열차시험운행과 연계돼 있는 경공업자재지원-지하자원개발과 관련해서는 “병행추진 되어야 한다는 점을 처음부터 강조해 왔다”고 밝혔다. 경공업원자재 첫 항차 출발이 6월말경으로 예상되는 만큼 북측 지하자원 현지방문조사 역시 6월중 실시될 것으로 보이지만, 북측은 시기를 앞당기자는 입장이다. 

남측은 또한 ‘2.13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문구를 공동보도문 등에 적시하기를 원하고 있으나 북측은 정경분리 원칙을 내세워 난색을 표하고 있다. 남측은 관련 문구가 꼭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나 이로 인해 전체 합의가 어그러지는 상황 역시 부담스러워 하는 기색이다.

또 남측이 지난 20차 장관급회담에서 2.13합의 이행과 사실상 연계시켜 놓은 대북 쌀 차관 문제와 관련, 회담 관계자는 "쌀 차관 문제가 어떻게 매듭지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당초 이날 오전 위원급 접촉에 이어 오후 2시 종결회의를 하고 회담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낮 12시부터 1시간 40분간 위원장 접촉이 잡히면서 전체회의가 순연된 상황이다.

남북은 오후 중 실무대표 접촉을 통해 다시 한번 타결을 시도할 예정이다. 회담 관계자는 회담 일정 연장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 “한번만 더 만나면 (공동보도문 등의)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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