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존 D.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은 우리측 외교 당국자들과 만나 "북핵, 동북아 안보 구도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6일 오후 전했다.

5일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이날 낮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조중표 외교통상부 제1차관과 오찬을 가졌으며, 오후 3시20분경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로 천영우 평화교섭본부장을 방문, '북핵 해결에서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거듭 과시했다.

네그로폰테 부장관의 방한 목적과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동북아 정세 파악 차원이라고 전했다. "취임 이후 동북아 지역, 특히 한.중.일 세 지역에서 현 지역 정세를 파악하고 3개국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에서 왔다고 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조중표 차관과의 논의도 "당장의 핵문제를 실무그룹에서 어떻게 푸느냐보다도 2단계로 넘어가고 평화체제 논의도 이루어질 것을 전제로 동북아 안보체제를 어떻게 조망해야 하느냐에 대한 일종의 브레인스토밍이었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

동북아 다자안보 관련 한.미간 논의정도와 관련해서는 "그쪽(미국)도 어떤 식으로 이끌어나가겠다는 것이 확정된 상태는 아니고 우리도 아니"라며, "평화와 안정 쪽으로 나갈 계기가 생길 수 있으니 나갈 수 있으면 나가보자는 차원에서 폭넓은 논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워싱턴 한.미 외교장관 결과에 대해 우리측에서 추가적인 설명이 있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요지는 "2.13합의에서 1단계를 넘어 2단계로 가기 위한 중요한 두 가지가 있다"는 것으로 "5개국의 단합, 공조가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다", "북한에게 핵없는 미래가 지금보다 더 밝을 수 있다 희망주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 없는 밝은 미래'를 위한 조건과 관련, "경제.에너지 지원 등과 같은 물질적 지원 이외에도 미북관계 정상화, 평화체제, 동북아 다자안보체제 등 다층적 정치적 보장도 필요할 수 있겠다고 (한.미 간에)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현재 진행중인 한반도평화체제 논의 수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평화체제 논의는 시기적으로 빠르다는 감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며 "핵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다는 전제 하에 얘기되는 것이라, 진전이 없으면 그야말로 사상누각"이라는 것이다.

다만 "지금 논의하고 있는 것은 그것이 9.19공동성명의 부분이고 이행에 있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논의일 뿐"이라며, 논의방향과 관련해서는 "평화협정이 평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는 기본입장에서 평화의 여건을 창출해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측에서는 또 2일 끝난 제20차 남북장관급회담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이밖에 조중표 차관과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핵문제 해결에 있어 한미 간의 사전.사후 공조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하며 북한의 초기단계 조치 이행이 긴요하다는 것"에 인식의 일치를 이뤘으며, "최근 북한 정세와 관련한 양측의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한미FTA 체결 위한 양측 정치적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도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찬에는 미측에서 네그로폰테 부장관을 수행 중인 캐슬린 스티븐스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와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대사가, 우리측에서는 조병제 북미국장, 한충희 북핵외교기획단 심의관이 배석했다.

한편,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이날 오후 5시30분 서울 남영동 미 대사관 정보자료센터에서 내.외신 상대로 방한결과 브리핑을 가질 예정이다.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7일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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