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흥사당 강당에서 4월 혁명 45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우리 4월혁명 세대들은 45년 전 맨주먹으로 이승만 독재정권을 쓰러뜨린 그 기백으로 이 땅에 자주 민주 통일의 꽃을 피우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을 천명한다."

사월혁명회(상임의장 노중선)는 18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흥사단 강당에서 4월혁명 45주년을 맞아 이같이 선언했다.

"4월혁명은 반외세 민족통일운동"

정동익 공동의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노중선 상임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4.19 당시 구호가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 이 땅이 뉘 땅인 데 오도가도 못하느냐'였다며 "4월 혁명은 반외세 민족통일운동이었다"고 규정했다.

노 의장은 분단구조를 타파하려는 4월혁명이 5.16 군사쿠데타 세력에 의해 짓밟힌 점을 지적하고 "이런 상황에서도 자주통일의 의지로 투옥과 처형을 감수하고 싸운 결과, 6.15 공동선언을 이끌어내고 민족화해의 토대를 쌓았다"고 회고했다.

특히 지난 5년간 민족교류의 길에서 처음에는 뱃길이 열리더니 하늘길, 이어 땅길이 열렸다며, "1960년 4월에 시작된 미완의 혁명이 여기에 이르렀으며, 이제 젊은 세대들, 통일운동자들과 더불어 완결된 혁명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4월혁명 45주년 선언을 통해, "올해는 을사늑약 100년, 조국광복 60주년, 6.15공동선언 발표 5돌을 맞는 역사적인 해"라고 지적하고, "한반도 정세는 전쟁이냐 평화냐, 자주냐 예속이냐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 땅을 60년간 강점중인 주한미군이 재배치라는 이름하에 동북아 군사적 패권 장악에 광분하고 있다며, "미국은 지금 주한미군을 재편할 게 아니라 완전 철수해야 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못박았다.

참가자들은 일본이 독도를 빼앗으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그 배후에 있는 미국이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부추김으로써 한반도의 앞날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16회 사월혁명상을 수상하는 한상범 동국대 명예교수(왼쪽).
[사진-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사월혁명회는 "지난 1세기동안 이 나라를 지배해온 친일 친미 반공 보수 우익의 실체를 파헤치고 굴절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학자적 양심과 꿋굿한 기개로 평생을 바쳐 싸워옴으로써 민족의 자주의식을 깨우치고 4월혁명 정신을 드높힌" 공을 들어 한상범 동국대 명예교수를 제 16회 사월혁명상 수상자로 선정, 시상했다.

이 상의 역대 주요 수상자는 전태일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2차인혁당 사건으로 사형당한 이수병 선생(추서), 김상진 열사, 늦봄 문익환 목사, 신창균 선생, 서준식 선생 등이다.

상패를 제작한 심정수 전 인하대 교수는 윤봉길 의사와 김창숙 선생 동상 등을 제작한 바 있다. 상장과 상패, 꽃다발이 전달되는 동안 기념식장을 가득메운 200여 참가자들은 뜨거운 박수로 한상범 교수를 격려했다.

"4월의 사자들이 늙었다지만 따라가는 후대가 있다"

한상범 교수는 "평생 추구해온 일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계속 밀고 나가라는 당부나 책무로 안다"면서도 "어떤 상보다도 영광스런 상"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간 정부에서 주는 상은 받지 않았다"면서 그 이유로 "친일파들이 심사하는 상은 받을 수 없어서"를 들어 참석자들에게 평생을 친일청산을 붙들고 꼿꼿하게 자신의 살아온 삶을 간결하게 전했다.

한 교수는 이제는 머리가 희끗해진 "60년 4월의 사자들"과 더불어 "당시 제일 가슴 아팠던 것이 노점상, 지게꾼 들이 생업 때려치우고 교수단 시위에 따라 나서고 종로3가 매춘부들이 이승만 반대 데모를 하는 것이었다. 눈물 없이는 못볼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민주반역자 물러가라' 구호에서 민주반역자는 이승만을 비롯한 친일파들이라며, "일제에서 해방됐다지만 일본 상전에서 친일파 졸개들로 바뀌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상전들보다 더 저질적이고 더 악질적인 것들이었다. 내세울 게 없고 이념이 없으니 관용을 모른다. 50년 전쟁의 엄청난 학살이 다 그런 것이었다"고 질타했다.

▶한상범 교수의 수상 소감을 경청하며 박수로 호응하는 참석자들.
[사진-통일뉴스 김규종기자]
한 교수는 "우리한테 무기는 진실, 있는 그대로 폭로하는 것"이라며, "4월의 사자들이 늙었다지만 따라가는 후대가 있다. 진실을 통해서 전해주자"고 격려하고 평생의 숙적들에 대해 "이승만은 독재도 아니고 전제예요, 박정희는 일본군 졸갭니다"고 마지막으로 '밟아주는' 걸 잊지 않았다.

함세웅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4.19 혁명정신은 민족의 정기를 찾는 독립정신이었고, 분단을 넘어 화해와 일치를 지향하는 운동이었다"고 지적했다.

1960년대 가톨릭 교회는 매우 폐쇄적이고 수구적이었다는 함 신부는 "4월혁명을 겪으며, 은사께서는 4월혁명 통해 숨져간 젊은 넋들을 불사조에 비유했다"고 전했다. 죽을 때가 되면 나무에 날아와 몸을 비벼 열을 내고, 그 불로 몸을 태워 재가 되고 그 재속에서 부화해 날아오르는 불사조.

함 신부는 "기숙사에 갇혀 있던 신학대 1학년생에게 세상을 껴안는 메시지를 전해준 분들이 4.19 영령들이었다"며, 유신정권때 민주화에 나서게 된 계기는 바로 4.19의 세례였다고 전했다.

"4월혁명의 완성, 조국통일"

▶한청 전상봉 의장.
[사진-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이규재 범민련 남측본부 의장은 "4.19 혁명 과정에서 분출된 구호를 보면 명백히 민족해방, 조국통일운동"이라며 "4월혁명은 미완의 혁명이라면 완성된 형태는 미제국주의를 이 땅에서 내쫓고 민족의 자주권이 확립, 조국을 통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축시 '역사의 정답'을 낭독한 이기형 시인은 "장할사 그대 45주년이여/ 꿈같은 그날, 우리들은 / 그대를 사랑의 어떤 대상보다도/ 더 사랑했지"라며 60년 4월을 추억하고, "위대한 4월혁명의 완결이여/ 4월혁명만세/ 7천만겨레의 남북대통일 만세"라고 노래했다.

4월혁명을 계승해나가는 후대들을 대표해 한국청년단체협의회 전상봉 의장은 "45년전 4월혁명의 선봉대가 되었던 청년학생들의 그 기개를 이어받아" 청년들이 반미반전 조국통일 투쟁에 떨쳐나서겠다고 다짐했다.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송효원 의장도 "친일에서 친미로 옷을 바꿔입은 수구반통일 세력이 아직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며, "미완의 혁명을 완성된 혁명으로 바꾸는 데 청년학생들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종린 범민련 명예의장의 선창에 따라 만세를 부르는 참석자들.
[사진-통일뉴스 김규종기자]
이종린 범민련 남측본부 명예의장이 "3대공조와 2대 원년 사업 만세, 4월혁명 45주년 만세, 조국통일만세"를 선창하고 참가자들이 만세 삼창을 따라하는 것으로 기념식은 마무리됐다.

같은 장소에서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의 기조발제, 김종일 평통사 사무처장과 이홍길 전남대 교수의 토론으로 '미국 네오콘의 실체와 대한반도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