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핵시설 3곳 공습’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내 미군기지 타격’ 등 보복을 거론했다. 미국도 ‘더 큰 대응’을 입에 올렸다.
이란 국영 [Press TV]에 따르면, 마즐리스(이란 의회)가 22일(현지시간) 미국의 공격과 국제사회의 침묵에 대한 대응으로 핵심 원유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다만 최종 결정은 최고국가안보회의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연결하는 유일한 해상 교통로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UAE 등 주요 원유 생산국이 위치한 곳이다. 전 세계 원유의 약 20%, 매일 약 1,700만~1,800만 배럴이 통과한다. 세계 최대 LNG(액화천연가스) 수출국 중 하나인 카타르에서 대량의 LNG가 이동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Press TV]는 “전문가들은 해협의 교란 또는 폐쇄가 일어나면 세계 원유 가격이 즉각 크게 급등하고 세계 에너지 안보가 위협 받을 수 있다고 오랫동안 경고해왔다”고 상기시켰다. 봉쇄 첫 주에 원유 가격이 80%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지역 내 미군 기지의 숫자, 분산, 규모는 강함의 원천이 아니라 주요 취약점”이라고 경고했다.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음을 넌지시 내비친 셈이다.
아울러, 핵 개발 의지를 분명하게 천명했다. 토착적이고 평화적인 핵 기술은 “어떤 공격으로도 제거되지 않을 것”이고 미국의 공격은 “더 큰 진보와 발전을 추구하려는 우리 젊고 헌신적인 과학자들의 결의만 강화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도 손 놓고 있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미국에 대한 이란의 어떤 보복도 오늘 밤 우리가 목격한 것보다 훨씬 큰 무력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22일 [NBC]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한 밴스 부통령은 “우리가 이란 사람들에게 말했던 것은 우리는 이란과의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원한다는 것”이나 “그들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지지 않는다는 맥락에서”라고 강변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에 대해서는 “이란인 스스로에게 자살행위”라고 정색했다. “그들의 전체 경제가 호르무즈 해협을 가로지른다. 만약 그들이 자신의 경제를 파괴하고 세상에 혼란을 일으키고 싶다면 그것은 그들의 결정”이나 “굳이 그렇게 할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까지 이란은 미국보다는 이스라엘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러시아를 방문해 주목된다. 이란과 러시아는 올해 1월 17일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6월 북한과 러시아가 체결한 조약과 거의 비슷하나 ‘상호군사지원 조항’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22일자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를 방문 중인 아라그치 장관은 “오늘 나는 모스크바로 간다”면서 “내일(23일) 아침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란의 벗이고 우리는 전략적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필요하다면 그러한 접촉은 신속하게 준비될 수도 있다”고 열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