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4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가 개최되고 있는 페루 리마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과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열려 북러 군사협력 문제 등이 논의됐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4일 오후  APEC 각료회의가 개최되고 있는 페루 리마에서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났다. [사진 제공 - 외교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4일 오후  APEC 각료회의가 개최되고 있는 페루 리마에서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났다. [사진 제공 - 외교부]

외교부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안토니 블링컨(Antony J. Blinken) 미국 국무장관과 만나 한미 관계, 한미일 협력, 북한 문제와 주요 지역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러북 불법 군사협력’은 유럽과 인태지역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우려를 표하고, 특히 북한군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로서 러시아의 대북 군사적 지원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 긴밀한 공조하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무기지원 문제 등 구체적인 사안들은 보도자료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5일 개최될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종식을 공언하고 있어 우리 정부가 ‘단계적 대응’ 수위를 당장 높이기 보다는 미측과 조율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내 초당적 지지는 굳건하다”며 “그간의 한미 간 주요 협력 성과가 미 차기 행정부로 잘 인계될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 한국과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조 장관도 “한미가 지금까지와 같이 국제사회의 관련 논의를 함께 이끌어 나가자”고 화답했으며, 블링컨 장관은 이에 공감을 표했다. 역시 미국의 정권교체를 염두에 둔 발언들이다.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북러 군사협력 문제가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다. [사진 제공 - 외교부]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북러 군사협력 문제가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다. [사진 제공 - 외교부]

윤석열-바이든-기시다 한미일 정상은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만나 이른바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채택, 한미일 공조를 강화키로 했으며, 올해 1주년 공동성명을 내는가 하면, 지난 9월 3국 외교장관회의에서는 연내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그 계기에 3국 사무국 설립을 발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12월께 미국에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던 한미일 정상회담이 APEC 계기에 열리면서 캠프 데이비드 선언을 차기 정부에서도 기정사실화 하려는 한미일의 기존 구상은 사실상 트럼프 당선자의 등장으로 불투명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법한 상황이다.

양 장관은 한미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그간 3국이 안보, 경제,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달성한 수많은 성과를 높이 평가하는 한편, 한미 간 남아있는 어떠한 현안도 빠짐없이 잘 마무리해 나가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미 대선 이후 처음이며, 지난달 31일 ‘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 계기 회담 이후 보름 만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외무상과 14일 오후 APEC 각료회의가 개최되고 있는 페루 리마에서 첫 회담을 가졌다. [사진 제공 - 외교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외무상과 14일 오후 APEC 각료회의가 개최되고 있는 페루 리마에서 첫 회담을 가졌다. [사진 제공 - 외교부]

한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외무상과 14일 오후 4시부터 30분간 첫 회담을 갖고, 한일관계, 북한·북핵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국 장관은 최근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한반도 및 전 세계 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러북 군사협력과, 북한·북핵 문제에 대해 한일 양국 및 한미일 3국이 긴밀히 공조해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또한 한일간 양자 현안을 지혜롭게 관리하며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양국 간에는 독도, 강제동원 문제 등 과거사 문제가 가로놓여 있고 사도광산 추도식 문제 등 현안들도 있다.

양국 장관은 아울러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준비 T/F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기념사업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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