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윤석열 대통령이 22대 국회 개원식에 불참했다. 1987년 개헌(6공화국) 이후 현직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첫 사례다.
이날 개원식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참석자들을 호명했다.
△300명의 국회의원, △김정륙 선생(제헌국회 반민특위 김상덕 위원장의 아들), △연해주에 살던 고려인 후손, △한제아 학생(아기 기후소송단), △세월호·이태원 등 사회적 재난 피해자 가족, △중소기업인·중소상인·노동자·장애인 노동자, △소방·경찰 공무원 등과 의료현장 종사자 등이다.
특히 “조희대 대법원장,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한덕수 국무총리,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비롯한 내외 귀빈”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빠졌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저희도 이런 상황에 대해서 상당히 좀 안타깝게 생각을 한다. 그러나 현재 국회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약간 비정상적인 국회다라고 보고 있다”고 ‘국회 탓’으로 돌렸다.
“탄핵과 청문회를 남발하고, 대통령 가족에게 살인자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 국회에서는 어제에 이어서 계속해서 계엄설이 난무하고, 대통령을 향해서 언어 폭력과 피켓 시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개원식에 참석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강변했다.
우원식 의장이 이날 개원사에서 ‘개헌 대화’를 거듭 제의한 데 대해, 이 관계자는 “개헌 관련 질문은, 일단 국민의 뜻이 모아져야 가능하다, 이런 입장 짤막하게 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피해갔다.
여당인 국민의힘 윤희석 대변인은 “오늘 개원식은 임기 시작 48일 만에 열린 지난 21대 국회보다 더 늦은 ‘최장 지연 개원식’이라는 오명을 안게 되었다”면서 “거대 야당이 당대표 방탄을 위한 상임위 독식, 수적 우위를 앞세운 입법 폭주, 무분별한 특검·탄핵 남발 등으로 툭하면 국회를 파행시킨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제 여·야 대표가 11년 만에 한자리에서 만나 민생을 위해 머리를 맞댄 것은 의미가 크지만, 아직 국회 정상화를 논하기는 이르다”면서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는 것보다 국회 정상화가 더 시급한 문제”라고 강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어떤 핑계도 민주화 이후 현직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는 헌정사의 불명예를 가릴 수는 없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은 국민과는 담을 쌓고 오직 자신의 갈 길을 가겠다는 오만과 독선의 발로”라고 비판했다. “거부왕 대통령의 국민 거부, 국회 거부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조국혁신당 강미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할 생각이 없다면, 윤 대통령도 존중받을 자격이 없다”면서 “조국혁신당은, 술 취한 선장, 자신과 가족의 안위 외에는 관심이 없는 윤 대통령 퇴진과 탄핵을 위해 더 선명하게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에 대통령이 정말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를 내팽겨치고 스스로 대통령이기를 포기한 선언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제발 대통령답게 사고하고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진보당 정혜경 원내대변인은 “진보당의 22대 첫 정기국회 전략 중 하나는, ‘탄핵 추진 국회의원 모임’을 결성하고 윤석열 정권 퇴진을 전면화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오지 않는 정기국회 개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의 의지를 굳게 다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