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대통령실 전경. [사진제공-대통령실]
용산 대통령실 전경. [사진제공-대통령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15일 오후 “이번 (한-쿠바) 수교로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정치적 심리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1986년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일성 주석과 ‘북한-쿠바 사이의 친선·협조에 관한 조약’을 체택했는데 그 조약 서문에 ‘두 나라 사이는 형제적 연대성의 관계’라고 명시한 점을 들어 이같이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쿠바가 한류라든가 여러 가지 한국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교에 선뜻 응하지 못했던 것은, 결국은 북한과의 (특수)관계 때문인데 이번 수교가 결국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대세가 어떤 것인지 또 그 대세가 누구에게 있는지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측면에서 이번 수교는 과거의 동구권 국가들을 포함해서 북한과의 우호국가였던 대(對)사회주의권 외교의 완결판”이라고 했다. 쿠바는 한국의 193번째 수교국이다. 쿠바 역시 한국, 이스라엘을 제외한 190여 나라와 수교 상태였다.

고위관계자는 또한 “금번 수교는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국가안보실과 외교부를 비롯한 유관 부처들의 긴밀한 협업, 그리고 다각적인 노력의 결실”이라고 현 정부의 외교 성과로 부각시키려 애썼다. 

한국의 대 쿠바 외교가 강화된 계기는 2015년 미국-쿠바 수교였다. 2016년 6월 윤병세 외교장관이, 미겔 디아스카넬이 국가평의회의장(현 국가주석)으로 취임한 2018년 5월 강경화 외교장관이 각각 쿠바를 방문했으나, 쿠바 측은 ‘남북은 한 나라’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쿠바 수교의 장애물을 제거한 장본인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달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북남관계가 더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완전한 두 교전국관계”라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과 외교부 관계자들에게 따르면, 설 연휴 직전 쿠바에서 수교하자는 확답이 오고,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비공개로 ‘수교안’이 처리됐다. 14일 오전 8시(한국시각 14일 밤 10시) 한국과 쿠바 유엔대표부가 뉴욕에서 외교공한을 교환하고 5분 뒤 ‘수교’ 사실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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