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신임 외교부 장관이 12일 취임식 직후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조태열 신임 외교부 장관이 12일 취임식 직후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뭔가 한·미·일 사이의 어떤 이간, 갈라치기를 한다든가 어떤 신뢰를, 신뢰에 균열이 가게 하거나 그런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12일 오전 취임식을 가진 조태열 신임 외교부 장관은 첫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도발을 끌어올린 배경’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우리들의 대응은 단호하되 굉장히 절제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첫 출근 도어스태핑에서 조 장관은 ‘대북정책 전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북한이 계속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는데 대화를 생각할 그런 분위기는 아니다”고 기존 정책을 고수할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조 장관은 최근 북한이 서해상 포사격 등을 실시한데 대해 “윤석열 정부 들어서 한미일 안보협력, 한미 확장억제력이 커지고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는 우리의 구체적인 노력이 굉장히 가시화되면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 아닌가”라고 진단하고 한미일 ‘이간’, ‘갈라치기’ 등으로 분석했다.

남북이 군사적 대응을 강화하면서 ‘치킨 게임’ 양상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거꾸로 제가 도발이 그렇게 강화되고 있는데 우리는 가만히 있으면 우리의 안보는 확보되는 거냐”고 반문하고 “도발에 대해서는 분명히 원칙을 가지고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을 해야 거기에 균형이 생기는 것이고, 또 그럼으로 해서 국민들이 안심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치킨게임으로 가는 것처럼 비치는 측면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가만히 있고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을 때 느끼는 불안감은 더 크리라고 생각한다”는 것. 다만, “우리들의 대응은 단호하되 굉장히 절제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우리가 미국에 투자하는 만큼 충분한 반대급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미국으로부터의 뭔가를 받기 위해서 우리가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의 요구와 압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의 국익에 합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우리의 결정에 따라서 대미 투자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고 또 미국의 요구사항을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는 것이지, 동맹인 미국이 요구하기 때문에 우리가 끌려가는 거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어려움에 처한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한중 관계의 본질적인 장애요소보다는 대외적인 지정학적 환경이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더 강하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는 우리 컨트롤 영역 바깥에 있는 문제라서 그 환경 속에서 제약 요인을 가장 최소화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면서 “양국 국민들의 상호 정서와 인식이 지난 몇 년간 극도로 악화되어 있고 별로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제 분야라든가 아니면 인문, 인적 교류 분야라든가 그런 거는 과거에도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성과를 축적해 왔고, 그래서 그런 분야에 초점을 맞춰서 하나씩 가시적인 성과, 실질적인 협력사업, 또 그런 것을 통해서 신뢰 증진 이런 것들을 쌓아가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것.

앞서, 조 장관은 전날(11일) 저녁 안토니 블링컨(Antony J. Blinken) 미국 국무장관과 취임 인사를 겸한 첫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핵 문제 등에 대해 협의했다.

외교부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 장관은 연초 서해 포병사격을 포함한 북한의 위협에 대한 평가와 우려를 공유하는 한편,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과 도발, 대러 무기 지원을 포함한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하고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긴밀히 공조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양 장관은 한미간 핵협의그룹(NCG),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등을 통해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으며, 긴밀한 한미‧한미일 대북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고 국제사회의 철저한 안보리 결의 의무 이행을 견인해 나가자고 하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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