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 주재하는 미국 외교관들이 미국에 대한 ‘아랍세계의 커지는 분노’를 경고했다고 [CNN]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오만 주재 미국대사관은 ‘외교전문’(cable)을 통해 “우리는 메시지 전투에서 크게 패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군사작전에 대한 확고한 지지는 “전쟁범죄에 있어 (미국의) 구체적, 도덕적 과오”로 보여진다는 것.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CIA, FBI 등에 보낸 이 전문은 “중동 지역을 휩쓰는 커지는 반미물결에 대한 은밀한 비상경보(private snapshot of the alarm)”이라고 [CNN]이 평가했다.  

이집트 주재 미국대사관이 보낸 다른 전문은 “바이든 대통령의 잔혹함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무시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을 넘어섰다”는 이집트 관영 매체의 논평을 그대로 싣고 있다. 

이에 앞서, 국제사회는 ‘유엔총회 결의’를 통해 ‘휴전’을 촉구했으나, 이스라엘은 ‘휴전은 항복’이라며 일축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대다수 이사국이 찬성한 ‘휴전결의안’이 논의됐으나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휴전’ 대신 ‘인도적 목적의 교전중지’를 추진해온 바이든 정부는 9일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북부에서 매일 4시간씩 군사작전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당국자는 새로운 조치는 아니지만 이스라엘이 “교전중지”(pause)라는 용어를 썼기 때문에 ‘진전’이라고 자평했다.

[CNN]은 그러나 “여전히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미국의 이스라엘 지지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고위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두둔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토로하고, 다른 당국자들은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하는 모습을 끊임없이 접하면서 혼란스러워 한다는 것.

이 방송은 또한 “바이든은 국내에서도 커지는 좌절감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모금행사장에서는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자들과 마주쳤다. 백악관 근처에서는 매일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열린다. 웨스트윙 부근 입구는 붉은색 손자국과 “학살자 조”와 같은 단어들로 뒤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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