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운영위원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의원들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해임’을 촉구했다. 

이날 김병주 의원(국방위 간사)이 낭독한 ‘미국 불법도청 사태 관련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해임촉구요구서’를 통해, 민주당 의원들은 “미국 최고의 정보기관이 불법 스파이 활동을 우리나라와 같은 동맹국을 대상으로 자행해온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고 “미국의 명확한 진상확인과 더불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동시에 “주권국가에 대한 명백한 불법도청은 있을 수 없는 일인 만큼 우리 정부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나 “사건발생 이후 대통령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입장은 가관”이라고 질타했다. 

“굴종적 저자세 외교로 일관된 윤석열정부답게 미국에 항의할 기회조차 포기했으며, 도청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허위사실이라며 무시했다. 미국에서는 버젓이 기밀유출 범인을 잡아냈는데 대통령실과 김태효 1차장은 유출문서가 (어떻게) 위조라고 결론을 내린 것인가”면서 “대통령실이 민주당에 한미동맹을 흔드는 자해행위이자 국익침해행위, 반미선동, 이적단체 운운하며 매도한 데 대해서는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다그쳤다. 

이들은 “김태효 1차장은 ‘악의적으로 도청한 정황이 없다’는 황당무계한 궤변으로 미국을 두둔했다”고 꼬집었다. 

“도청, 보안사고에 선의, 악의 운운하며 주권을 침해한 미국을 두둔한 것을 보며 왜 항상 자국의 이익은 뒷전인지 의문이 든다”면서 “중대한 주권침해를 당하고도 일본이나 미국에는 항의 한번 못하고 국민의 물음에는 거짓선동이라며 윽박지르는 윤석열정부가 개탄스럽다”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우리 안보의 핵심인 국가안보실 인사가 도청당한 것보다 대통령실의 말바꾸기와 뻔뻔한 해명이 더욱 절망스럽다”고 한탄했다. “밖에서는 설설기면서 안에서는 큰소리치는 정부의 행태가 한심하다”는 것. 

나아가 “진짜 국익침해 행위자는 작년 10월 국가기밀 유출 유죄판결을 받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라며 “심각한 주권침해를 두고 선의의 도청, 허위사실, 자해행위 운운하며 책임을 피하고 국익을 뒤로 한 김태효 1차장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은 끝없이 되풀이되는 외교참사와 굴종적 외교를 보며 과연 이 정부에 안보와 국익을 맡겨도 되는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특대형 보안사고에 대한 명확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거듭 요구했다. 

이에 대해, 17일 오후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차장이 이번에 미국 출장도 다녀왔지만 외교 최일선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또 여러 가지 외교 일정을 챙기고 있는데, 지금 협상을 하는 당국자를 물러나라고 한다면 그게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 한번 되묻고 싶다”고 버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