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사진 갈무리-JTBC 유튜브]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사진 갈무리-JTBC 유튜브]

11일 야권이 “도청당한 것보다 이에 대처하는 용산 대통령실의 태도에 더 분노한다”고 쏘아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이 양국 국방장관은 ‘해당 문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사실에 견해가 일치했다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은 터무니없는 거짓 의혹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양국 국방장관의 견해가 일치되었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위조됐다는 문서를 직접 원본 문서와 대조해서 확인했는가 미 정보기관의 도청이 없었다는 것도 분명히 확인했는가”며, “이같은 물음에 답하지 못한다면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거짓 해명이고 ‘날리면 시즌2’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박 대변인은 “미국이 우방국을 도청하고 있었고 용산 대통령실도 도청에 노출된 정황이 드러났다. 그런데 무조건 잡아떼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미국 정보기관의 도청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주권 침해이자 있을 수 없는 보안 참사”라며, “눈 가리고 아웅 하듯 어물쩍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특히 “‘대통령실 이전으로 도·감청이 이뤄졌다는 식의 허위 네거티브 의혹을 제기해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며 (대통령실이) 야당을 맹비난한 것은 도저히 묵과하기 힘들다”면서 “무슨 일만 터지면 사실을 부인하고 남 탓하며 책임 회피에만 골몰하는 윤석열 정부의 뻔뻔한 태도에 할 말을 잃는다”고 분개했다. 

박 대변인은 “주권 국가로서 우방국이든 적국이든 우리 대통령실과 관련자를 도청하는 행위는 엄단하고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용산 대통령실이 황당한 변명을 할수록 국민 불안은 더 커질 것”이라며 “이를 수습하고 예방하기 위해 힘쓰기는커녕 부인하고, 야당 탓하며 선동으로 몰아가며 책임만 모면하려는 대통령실의 태도는 참담하다”고 꼬집었다. “정신 차리십시오”라고 다그쳤다.

이에 앞서, 10일 정의당 위선희 대변인도 “사태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모르는 (대통령실의) 안일한 대처”를 질타하고, “미국의 명백한 주권 침해에 대해 분명한 사실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국가안보실의 도감청 방지 대책을 점검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정부 당국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의 여파를 포함해 도감청 방지 대책과 대응 사항을 면밀히 밝히고, 기밀 안보의 유출에 대해 관련자 문책과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11일 대통령실은 ‘미 정부의 도감청 의혹 관련 공식 입장’을 통해 “양국 국방장관은 ‘해당 문건의 상당 수가 위조됐다’는 사실에 견해가 일치했다”면서 “앞으로 굳건한 '한미 정보 동맹'을 통해 양국의 신뢰와 협력체계를 보다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용산 대통령실은 군사시설로, 과거 청와대보다 훨씬 강화된 도감청 방지 시스템을 구축, 운용 중에 있다”면서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 안보실 등이 산재해 있던 청와대 시절과 달리, 현재는 통합 보안시스템과 전담 인력을 통해 ‘철통 보안’을 유지하고 있으며,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은 터무니 없는 거짓 의혹임을 명백히 밝힌다”고 강변했다. 

미국 정보기관이 용산 대통령실 내부 논의를 도·감청했다는 보도에 대한 진위 확인 없이 청와대보다 용산 대통령실의 보안이 더 철통같다고 우긴 셈이다.

대통령실은 또한 “더불어민주당은 진위 여부를 가릴 생각도 없이, ‘용산 대통령실 이전’으로 도감청이 이뤄졌다는 식의 허위 네거티브 의혹을 제기해 국민을 선동하기에 급급하다”면서 “이는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과 핵 위협 속에서 한미동맹을 흔드는 ‘자해행위’이자 ‘국익침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보 전쟁’에는 국경이 없다”면서 “한미 정보 동맹을 강화하고 발전시켜야 할 중차대한 시점에 더불어민주당의 외교 자해행위에 대해서는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강변했다.

대통령실이 야당의 당연한 비판조차 동맹훼손과 국익침해라고 공격한 것이다. 공식석상에서 ‘자유’와 ‘연대’를 지상가치라고 부르짖어온 윤석열정권의 맨 얼굴이 거듭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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