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범 의전비서관, 이문희 외교비서관 교체에 이어 29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전격 사퇴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에 ‘알림’을 통해 “저는 오늘부로 국가안보실장 직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1년 전 대통령님으로부터 보직을 제안받았을 때 한미동맹을 복원하고 한일관계를 개선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면서 “이제 그러한 여건이 어느 정도 충족되었다고 생각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김 실장은 “향후 예정된 대통령님의 미국 국빈 방문 준비도 잘 진행되고 있어서 새로운 후임자가 오더라도 차질없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후임자에는 조태용 주미 한국대사가 내정됐다. 

김 실장은 “저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앞으로 대학에 복귀한 이후에도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김 실장과 조 대사는 박진 외교부 장관이 물러날 경우 후임자로 거론되던 인물들이다. 

한편, 29일 [동아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다음 달 국빈 방미 준비 과정에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국빈초청 특별 문화 프로그램을 제안했지만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의 대응이 지연돼 한때 무산 위기에 처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주미 한국대사관이 ‘국빈만찬 때 한류스타(블랙핑크)의 공연을 추진하자’는 미국 측 제안을 담은 전문을 5차례 이상 보냈으나, 국가안보실 등이 제때 반응하지 않았고, 윤 대통령이 뒤늦게 알게 되면서 김일범, 이문희 비서관 낙마를 넘어 김 실장 사퇴론까지 불거졌다는 것.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국가안보실장, 외교비서관, 의전비서관이 모두 경질되었다”면서 “과연 한미정상회담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

“김성한 실장은 자신으로 인한 논란이 더 이상 외교와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면서 “도대체 그 논란의 실체는 무엇인까? 누가 외교안보라인의 경질을 주도하고 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권 대변인은 “국민은 대통령실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며, “외교안보라인이 대체 무슨 잘못을 저질렀으며, 누구의 심기를 건드렸기에 줄줄이 쫓겨나고 있는 것인지, 또 누가 이들의 경질을 주도한 것인지 납득할 수 있게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