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환 (전 통일연구원 원장/경남대 초빙 석좌교수)

 

2023년 상반기 미국의 최첨단 전력자산 전개와 북한지도부의 참수작전훈련을 포함한 대북반격 한미연합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FS) 훈련이 3월 13일부터 23일까지 11일 동안 우발적인 무력충돌 없이 끝났다. 

이번 FS 훈련을 북한은 북침전쟁연습 이라고 거의 매일 북한매체를 총동원하여 맹비난하였고 이에 대한 강력한 반발로 ‘핵 반격훈련’을 실시하였고 SLCM, SLBM, ICBM, SRBM 탄도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로 북한의 제2타격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FS 마지막 날에는 선전매체를 통해 3월20일부터 4월3일까지 한미연합 해상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을 북침 선제공격을 위한 전쟁연습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한미·북한 간 강대강 맞대응 전략을 지속적으로 고집한다면 우발적인 무력충돌의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음을 재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문제 해법을 모색하는데 현시점에서 두 개 접근방안이 존재한다. 즉 힘에 의한 대북강경·압박정책과 대북외교협상정책이다. 필자는 대북강경·압박정책으로는 한반도 문제해법을 모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두개 접근방안을 창의적으로 균형과 조화에 바탕을 둔 ‘융합접근(fusion approach)’을 주창하여 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꽁꽁 얼어붙은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있는 창의적인 방안이 안 보인다.

작년 5월에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평화·번영의 통일기반 구축’을 전략 목표로 설정하고,‘비핵화 전 과정에 대해 포괄적으로 합의한 후, 합의 사항을 단계적이고 동시적으로 이행 한다’는 실행 방안을 담고 있어 북한이 수용만 한다면 실현 가능한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윤 정부의 ‘담대한 구상’을 거절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윤 정부가 주장하는 ‘북한의 비핵화’의 전제조건인 북한이 먼저 ‘비핵화 조치를 취한다면’ 그 자체가 잘못된 가정이 아닌지 묻고 싶다, 필자의 견해는 북한이 ‘담대한 구상’을 수용할 수 없는 핵심이유는 핵 무력 보유가 그들의 체제안보를 보장하고 있다고 굳게 인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대 안보 교환’ 접근을 받아드릴 수 없기 때문이며, 북한지도부는 체제보장 없는 비핵화 선제조치를 거부하고 있다.  

이번 ‘자유의 방패’ 한미연합훈련과 이에 대한 북한의 ‘핵 반격 훈련’을 통한 ‘무력시위’ 혹은 군사도발을 객관적으로 종합평가해 보면 한미·북한 간 강력한 전쟁 핵 억지력이 이뤄져, 어느 쪽이 전쟁을 먼저 시작(initiate)해도 북한도 이제 제2타격 능력을 소유하고 있어 전쟁은 자멸이며 상호공멸 할 것이다. 

따라서 남북미 3국의 강대강 맞대응전략이 과대한 군비경쟁을 유발하고, 나아가 강대강 구조가 우발적인 무력충돌을 일으킬 개연성을 높여주고 있기 때문에 전쟁위기관리를 위해 이제부터라도 북한과 대화 추진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북한의 핵심이익인 북한체제의 안전보장을 위해 ‘안보 대 안보’ 맞교환으로 상호 안보이익이 되는 게임으로 전환해야 하는 새로운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대북강압정책의 한계를 인정하고 상호양보와 타협을 통해 한반도 문제 해법을 모색하려는 의지가 없으면 궁극적으로 강대강 맞대응 전략의 종착점이 누구도 원하지 않는 한반도에서 우발적인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 

남북미 3자간 강대강 맞대응 전략으로 한반도 문제 해법을 도출해 내는 것은 비현실적임을 필자는 주장하여 왔다. 따라서 강대강 맞대응 전략(hostile tit-for-tat strategy)을 접고 우호적인 맞대응 전략(friendly tit-for-tat strategy)으로 전환하여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왜냐하면 한반도에서 우발적인 무력충돌로 인해 우리 백의민족의 공멸을 가져올 수도 있는 핵전쟁이 절대로 발생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번 ‘자유의 방패’ FS 훈련이 무력충돌 없이 무사히 끝난 것은 다행이고 이젠 전쟁위기를 기회로 삼아 북한과의 대화분위기 조성에 최선을 대해야 할 때이다. 일단 남북미 3국 간 대화가 이뤄지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미 3국 간 실용적인 외교협상이 이뤄지게 될 것이고 그런 준비를 위해 지금부터 이에 대한 로드맵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필자의 구상인 ‘한반도 비핵·평화체제 구축 5단계 로드맵’ 구상을 수정·보완하여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필자는 칼럼을 통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결렬된 이유 가운데 핵심은 한반도 비핵·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국간 합의된 로드맵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므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남북미 3국이 수용할 수 있는 창의적인 로드맵에 3국간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현시점에서 꽁꽁 얼어붙은 북미·남북 관계의 물꼬를 트기 위한 창의적인 방안으로 한미정부가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중국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중국이 이란·사우디아라비아 간 ‘중재역할’을 통해 7년 만에 외교관계의 정상화에 큰 역할을 한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따라서 중국이 최소한 한미·북한 간 대화 재개를 위해 적극적인 ‘가교역할’(bridge-building role)을 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비핵·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로드맵의 필요성에 따라 아래와 같이 창의적인 로드맵 구상을 제안하였다. 먼저 퓨전(Fusion-융합) 접근(approach)에 기반을 둔 비핵·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로드맵에 북미 간 합의가 이뤄지면, 미국과 북한은 진정성을 갖고 성실하게 비핵화 조치들을 이행을 할 것이다. [필자의 퓨전접근(fusion approach) 제안에 대해 통일뉴스(2019.3.25.) 칼럼 참조.] 

또한 남북/북미 양자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후 남북미 3자간 정상회담을 통해 먼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의 입구론과 출구론을 포함하는 비핵-평화 로드맵에 합의한다면 비핵 한반도의 평화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남북미 3자간 외교협상의 기본 원칙은 무엇을 협상할 것인가에 대한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되돌아보면 필자는 북미 간 한반도의 비핵화 협상에서 배운 몇 가지 교훈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성공적인 실용외교협상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첫째, 한반도의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6자회담, 남북회담, 북미회담에서 합의한 바 없다. 지금까지 한반도 비핵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북미 간 합의가 이뤄진 것이 없다. 북한은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주장한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이유로 ‘북한의 비핵화’ 용어를 사용한다. 그러나 미국은 한반도의 비핵화(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용어를 사용한다. 따라서 조선(한)반도 비핵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내용에 대한 3국의 합의가 필요하다.

둘째, 북한의 “단계적-동시행동” 접근과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주장하는 조율되고 실용적인 접근(calibrated, practical approach)이라는 단계적 접근이 상호 보완적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융합 접근법”이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북미가 주장하는 상이한 두 가지 접근 방식을 퓨전(융합) 접근으로 해결해 보자는 것이다. 

셋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가 병행추진 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북한이 제안한 조건부 한반도의 비핵화는 (1)대북 적대시정책 철회. (2)북한체제의 보장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병행추진이 필요하다. 향후 남북미중 4자가 서명하게 될 가칭 “한반도 평화조약”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요구하는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두 가지 전제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북압박과 강력한 대북제재 정책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해법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제재/압박 정책이 아닌 대화를 통한 외교협상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여기에 제안한 한반도 비핵·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5단계 로드맵은 북핵 해법을 위해 대북 제재/압박 정책의 대안으로 제안한 것이다. 이는 비핵·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필자가 원래 주장한 5단계 로드맵(five-phase roadmap) 구상을 수정·보완하여 다음과 같이 요약하여 제언하고자 한다.

1단계: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한반도 비핵화 정의 및 비핵․평화체제 로드맵 합의

윤석열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용어 대신에 북한의 비핵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북한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는 했지만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합의한 적이 없다. 따라서 초등단계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남북미 3국이 먼저 합의해야 한다. 

그 다음 단계는 각 단계마다 포괄적이고 단계별 접근 방식에 합의해야 한다. 3국이 비핵화의 최종상태(end state)인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한 비핵화(FFVD)-출구전략, 즉 완전한 비핵화의 최종 목표에 합의해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 핵물질, 핵시설, 장거리 미사일 운반체 등 폐기 신고를 해야 하고 이러한 북한이 해야 할 비핵화 조치가 필수적이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이행 로드맵에 합의하기 위해 미국, 한국,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을 포함한 ‘3자회담’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북한은 이미 윤석열 정부와 대화절연을 선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정부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비핵화와 평화체제에 대한 새롭고 창의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조 바이든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설득하려는 의지와 책무를 기꺼이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대화분위기 조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2단계: 영변 핵 시설 해체와 일부 대북제재 해제 및 인도적 대북지원

국가 간 외교협상은 주고받는 것을 전제로 한다. 먼저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약속한 영변 핵 시설을 자발적으로 해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김 위원장의 자발적 행동에 대한 대가로 한미 양국은 상응조치를 동시에 이행해야 한다. 즉 한미 당국은 인도적 대북지원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고 개성공단 재개 등 상응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동시에 북한은 영변지역 이외의 추가 조치로 핵시설, 핵물질, 장거리 미사일 부지 및 이동형 발사체 등을 해체하는 대가로 추가 제재 완화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남북미중은 종전선언과 4자회담을 통한 조속한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 등 평화체제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다.

3단계: 북미·북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외교 협상과 WMD 폐기 협상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2019.2)에서 미국은 공식적으로 생화학무기와 대량살상무기(WMD)의 해체를 제안했다. 이전에 백악관 전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John Bolton)은 이 제안을 반복적으로 주장했고, 바이든 미 행정부도 북한에게 공식적으로 제안해야 할 것이다. 이 단계에서 미국과 일본은 북한과의 외교관계 정상화 회담을 논의하고 평양과 워싱턴, 도쿄에 연락사무소를 교차 설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단계: 북미·북일 정상화 관계 조약 체결 및 4자간 한반도 평화조약 협상

북미/북일 외교관계가 수립되면 그것은 남북한과 한반도 주변 4대 강대국 간의 상호 인정이 완료되고 교차 승인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동북아체제의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동북아 안보체제의 안정을 가져오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 단계에서 정전협정의 당사국인 남북미중 4자 평화포럼에서 1953년에 체결한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가칭)‘한반도 평화조약’을 체결해야 한다. 

미중/미러 전략경쟁시대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복원은 쉽지 않는 것이 현실이지만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4자간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 이 평화조약이 동시에 동북아 6개국(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남북한) 간 동북아 안보공동체 형성을 위한 방향으로 진전되길 기대한다. 평화협정보다 평화조약이 실질적인 강력한 구속력이 있어 4자간 평화조약 체결이 바람직하다.

5단계: 남북미중 4자간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과 FFVD 맞교환

평화조약(a peace treaty)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평화협정보다 강력한 구속력이 있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심층적인 연구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필자는 이미 ‘한반도 평화조약’을 출구전략으로 제안했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혹은 FFVD(최종, 완전 검증된 비핵화)를 달성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이 제안한 두 조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고, 두 조건이 충족되면 북한체제를 국제법적으로 제도적으로 보장하게 될 것이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김 위원장의 두 조건은 (1)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 (2)북한체제의 안전보장인데, 남북미중 4국 정상이 서명한 ‘한반도 평화조약’은 김 위원장의 완전 비핵화 또는 FFVD를 위한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킬 것이다.

가칭 ‘한반도 평화조약’은 유엔 사무국에 등록한 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한반도 평화조약을 추인하게 되면 국제법으로 강력한 구속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여기에 제안한 한반도 비핵·평화체제를 위한 5단계 로드맵 구상은 거시적 제안이며, 먼저 남북미 3자간 합의가 되면 남북미중 4자가 실무외교 협상을 통해서 각 단계마다 구체적인 실천 로드맵에 합의하여 이행되길 기대한다.

필자는 최종 단계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을 맞교환하자는 주장이다. 이것은 ‘안보 대 안보’ 맞교환이다. 이렇게 된다면 핵무기가 없는 항구적 평화체제가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한반도에 정착될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동북아의 평화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다. 필자의 해법이 성공하려면 남북미중 4자간 협력과 상호양보와 타협이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4자간 실용적 외교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구상하는 것이 한반도에서 핵전쟁을 예방하는 유일한 길이 되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한반도 문제 해법을 위해 다음과 같이 3개 핵심정책을 건의하고자 한다. 

첫째,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한미가 ‘확장억제력’을 강화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다. 근본문제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이다. 

어떻게 하면 북한과의 대화분위기 조성을 할까?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따라서 한미 양 정부가 대북강압정책을 구사하여 대화에 나오도록 강요하는 전략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가? 이에 대한 객관적 분석이 필요하다. 따라서 북한과의 대화부터 시작하여 북한지도부의 피포위 강박증(siege mentality)을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힘에 의한 평화 실현 강조와 함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복원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그러므로 한미 양 정부가 남북·북미 관계의 개선을 위해 먼저 대화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요약하면 먼저 한미와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을 축소 혹은 일정 기간 동안 모라토리엄(유예)하여 대화분위기 조성에 힘써야 한다. 윤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복원을 위해 북한과 미국을 설득하여 북한정권이 윤 정부와 대화하지 않겠다는 태도변화를 유인하는 대북인센티브(incentives)가 무엇인지를 현 정부는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적과 대화하고 협상할 수 있도록 아량을 베풀지 않으면 현존하는 강대강 구조로는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생각한다.

둘째, 한반도는 지경학적으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에 교차점에 놓여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운명으로 그리고 한반도 문제 해결의 핵심역할을 해야 할 미국과 함께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한국정부는 대중/대러 ‘균형외교’를 유지해야한다. 

특히 한국의 안보는 철통같은 한미동맹이 한반도에서 전쟁억제력을 제공하여, 한국전쟁 후 70년을 전쟁 없이 한반도 평화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현존하는 미중/미러 전략경쟁시대에 미국은 반중(反中)/반러 협의체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필자는 한국정부가 대중/대러 균형외교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길 바란다. 따라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과정에 있어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어리석은 우(愚) 범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

셋째,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에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지지한다. 그러나 이 구상을 실현하려면 먼저 ‘힘에 의한 평화’와 함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복원을 위해 구제적인 방안을 제시하여 국가안보와 평화전략의 두 수레바퀴가 동시에 굴러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윤 정부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평화전략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윤 정부의 ‘담대한 구상’ 속에 한반도 평화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보완하여, 담대한 구상을 구현하기 위해 먼저 북한과의 대화 유인책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제시되길 기대한다.

 

<곽태환 교수 프로필>

곽태환 박사(미 이스턴 켄터키대 명예교수/전 통일연구원 원장)

한국외국어대 학사, 미국 Clark 대학원 석사, 미 Claremont 대학원 대학교 국제관계학 박사. 전 미 Eastern Kentucky 대학교 국제정치학 교수; 전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소장/교수; 전 통일연구원 원장. 현재 미국 이스턴 켄터키대 명예교수, 경남대 초빙 석좌교수, 한반도 미래 전략 연구원 이사장,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 이사장(2010-2021)/현 명예 이사장, 통일전략연구협의회(LA) 회장, 미주 민주 참여포럼(KAPAC) 상임고문, 평통 자문회의 LA 협의회 상임고문, 한국외국어대학교 남가주동문회 이사장(2022) 등, 통일뉴스 특별공로상 수상(2021), 경남대 명예 정치학 박사 수여(2019), 글로벌평화재단(Global Peace Foundation)의 혁신학술 연구 분야 평화상 수상(2012). 32권의 저서, 공저 및 편저; 칼럼, 시론, 학술논문 등 450편 이상 출판; 주요저서: 『한반도 평화, 비핵화 그리고 통일: 어떻게 이룰 것인가?』 (통일뉴스, 2019), 『국제정치 속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구상』 공저: 『한반도 평화체제의 모색』 등; 영문 책 Editor/Co-editor: One Korea: Visions of Korean Unification (Routledge, 2017); North Korea and Security Cooperation in Northeast Asia (Ashgate, 2014); Peace-Regime Building on the Korean Peninsula and Northeast Asian Security Cooperation (Ashgate, 2010) 등. Email: thkwak3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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