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위원들의 질문과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통령 비서실장 뒤쪽에 앉아있는 수석들이 말이죠. 메모지에 “웃기고 있네”라고 한 말을 쓴 것이 언론들의 카메라에 붙잡혀서 기사가 떴다. 강승규 수석 자리에 있는 메모지 같은데 그렇게 쓰고 또 그 옆에 김은혜 수석이 지운다.”

8일 대통령실을 상대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위원장 주호영)의 국정감사에서 진성준(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같이 말했다. 이어 주호영 위원장에게 물의를 빚은 당사자인 김은혜 홍보수석과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퇴장시키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인 박홍근 의원은 “이건 국회 모독”이라고 분개했다. 

“그동안 ‘이 XX들’이라고 대통령이 얘기를 해도 사과 한마디 못받고 여기까지 온 국회”인데 “(국감 자리에서) 메모지에다 “웃기고 있네””라며, “위원장은 누가 썼는지 먼저 자백을 받고, 나와서 왜 이 글을 썼는지 해명하고, 여기에 대해서 명백하게 사과하지 않으면 국회모욕죄로 고발조치 해달라”고 요구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런 게 나서 저도 상당히 당혹스럽다”고 했으나, “이 자리가 무슨 자리냐.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한테...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가 있느냐”는 항의에 직면했다. 

결국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 김은혜 홍보수석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 수석은 “일단 위원님들께 이같은 물의를 빚어서 죄송하다. 사실은 강승규 수석과 제가 다른 사안으로 이야기하다가 그 안에 적은 것을 혹시나 국감에서 위원님 말씀한 것처럼 비춰질까봐 우려돼서 제가 지웠다”고 강변했다. “사적으로 오갔던 얘기였다”는 것.

강승규 수석도 “사적으로 둘이 나눈 대화에 제 메모지를 김은혜 수석과 나누고 그냥 지원버린 것”이라며 “제 메모지가 옆에 있었기 때문에 어제 일 가지고 얘기하다가 그렇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주호영 위원장이 “혹시 사적 대화의 내용을 말할 수 있나”라고 묻자, 강승규 수석은 “그건 얘기할 수 없다”고 잘랐다. 

다시 주 위원장이 “그런 걸 바로 이야기해야 오해가 풀릴 수 있죠”라고 다그쳤으나, 강 수석은 “사적 대화를 여기서 공개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버텼다. 

진성준 의원은 “강승규 수석과 김은혜 수석은 단순한 배석자가 아니고 오늘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들”이라며 “국회의원의 국정감사 질의가 진행되는 도중에 둘이 사적대화를 나눈다고요. 그러면서 “웃기고 있네” 그러면서 시시덕댄다고요”라고 질타했다.

그는 “두 사람이 어떤 해프닝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납득이 가게 구체적으로 해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문제는 아까 박홍근 의원이 지적했던대로 국회의원을 모욕한 것이고 국정감사를 모욕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고 국회모욕죄와 국정감사방해죄를 들어 조치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결국 두 수석은 국감장에서 퇴장당했다.

한편,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태원 참사’ 관련해 대통령실이나 내각에서 사의를 표명한 사람은 없으며 윤 대통령에게 문책 인사를 건의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 바꿔라’, ‘청장 바꿔라’ 이것도 후진적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