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격식을 갖춰 국민 앞에 제대로 사과하고, 총체적 무능을 보여준 총리 경질과 장관, 경찰청장을 즉각 파면할 것”을 요구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점검회의에서의 모습은 이번 참사에 최종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태원 참사는 꼬리 자르기로 끝내서도, 끝날 수도 없는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7일 아침 ‘국가안전시스템점검회의’에서 “국민들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으나 “뒤이어 나온 건 오히려 비겁한 책임 전가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왜 4시간 동안 쳐다만 봤나”, “상식 밖이다”, “납득이 안 된다”며 반말로 호통치듯 험악하게 경찰을 다그쳤지만, 정작 이는 국민이 대통령께 묻고 싶은 말”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 무능을 가리려 참사 책임을 경찰 선에서 꼬리 자르려는 것에 더해, 경찰 손보기의 기회로 삼으려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국정을 통할하는 총리의 외신기자회견에서의 부적절한 처신과, 다수 국민이 참사의 가장 큰 책임자로 생각하는 주무 부처 장관은 그대로 놔둔 채 ‘한 놈만 팬다’도 아니고 오로지 경찰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이 맞는가”고 물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이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책임은 막연한 책임이 아니”고 “대통령 취임 당시 선서했던 헌법적 책임”이며, “스스로 말했듯이 ‘모든 국가 위험과 사무의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임을 명심하라”고 다그쳤다.
이어 “대통령은 유체이탈 화법을 멈추고, 참사의 책임을 인정하라”고 말했다. “책임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즉시 국정조사를 수용하고 책임자를 경질해 국정 전면을 쇄신하라”고 요구했다.
이재명 대표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파출소를 방문했다.
정의당은 이날 낮 서울 여의도역 5번 출구에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국정조사를 위한 정의당 범국민서명운동 정당연설회”를 개최했다.
이정미 대표는 “대통령은 즉각 국무총리를 경질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을 파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어제 대통령의 사과는, 그 사과의 출발이 되기 위해서는 이 세 사람의 경질과 파면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했다.아울러 “정의당이 국민들의 대변자로서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은 이 사건의 진상 규명을 제대로 하는 일이라고 판단했고,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했다”면서 “(민주당은) 함께 국정조사를 추진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제 국민의힘만 남았다”고 압박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출근했으나 ‘약식회견’은 건너뛰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오전 불교계 원로분들을 만난 데 이어 오늘 낮에는 기독교계 원로분들을 만나 다양한 조언을 구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앞으로 다른 종교계 원로분들을 만나 경청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