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되고 있는 아세안(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은 4일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고,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비롯한 양자회담을 이어갔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4일 오후 프놈펜에서 하야시 요시마사(林 芳正) 일본 외무대신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사진 제공 - 외교부]
박진 외교부 장관은 4일 오후 프놈펜에서 하야시 요시마사(林 芳正) 일본 외무대신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사진 제공 - 외교부]

외교부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진 외교부 장관이 하야시 요시마사(林 芳正) 일본 외무대신과 4일 오후 2시 30분부터 35분간 한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인도-태평양 지역 내 점증하는 아세안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인‧태 지역에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고, 양 장관은 엄중한 한반도 정세 등을 고려, 한일 및 한미일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그러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등 민감한 현안들에 대한 논의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외교부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문제를 다루고 있는 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했고, ‘현금화’에 대한 ‘판단 유보’를 요청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장관 간을 포함하여 각급에서 양국간 협의를 가속화해 나가자는데 의견이 일치했다”고만 전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4일 오전 프놈펜에서 ‘한-아세안’ 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 - 외교부]
박진 외교부 장관은 4일 오전 프놈펜에서 ‘한-아세안’ 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 - 외교부]

이에 앞서 박진 장관은 이날 오전 ‘한-아세안’ 장관회의에 참석, 북핵 문제를 포함한 지역․ 국제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박 장관은 전세계 자유·평화·번영을 위해 적극 기여해 나가겠다는 우리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을 소개하고, 그 일환으로 인도-태평양지역의 핵심 파트너인 아세안과 전략적·미래지향적 협력을 통해 한-아세안 상생연대를 강화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박 장관은 아세안 7개국이 참여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가 역내 경제성장을 실질적으로 견인하는 협력체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IPEF는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인태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도 있어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는 참여를 보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4일 낮 프놈펜에서 제23차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 - 외교부]
박진 외교부 장관은 4일 낮 프놈펜에서 제23차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사진 제공 - 외교부]

외교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박 장관은 또한 이날 낮 개최된 제23차 ‘아세안+3’ 외교장관회의에도 참석했으며, 중국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는 “참석자들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금년도 발효를 평가하며, 향후 RCEP이 공급망 회복 및 무역·투자 증진에 기여할 것임을 기대하였다”고 전했다.

RCEP에는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호주‧뉴질랜드 등 총 15개국 참여하고 있어 미국의 영향력 보다는 중국의 영향력이 더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이에 맞서 IPEF를 통해 대 중국 포위망을 형성하려 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장관은 한반도 정세 관련, 우리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되,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대북 외교에 있어 유연하고 열린 입장을 견지해 나갈 것임을 강조하고, 우리 정부의 정책에 대한 지지와 협조를 당부했다.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아세안+3 협력 체제를 활용하여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에 선도적 역할을 함으로써, 역내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고자 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을 적극 구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이틀째인 5일에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및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이 열리며, ARF에는 안광일 주아세안대표부 북한대사가 참석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최선희 외무상을 대신해 참석하는 안광일 대사는 주인도네시아 대사를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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