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은 25일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했다. [사진 제공 - 외교부]
박진 외교부 장관은 25일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통화했다. [사진 제공 - 외교부]

“3월 24일 북한의 ICBM 발사 이후에 안보리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는 신규 안보리 결의가 채택될 수 있도록 우방국들과 공조를 신속하게 추진해 북한이 이렇게 명백하게 안보리 결의를 계속 위반하는 상황에서 안보리가 더 이상 단호한 대응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5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을 포함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데 대해 외교부 차원의 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에 추가 제재를 가하는 ‘신규 유엔 안정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채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에 외교부가 이례적으로 내부회의를 공개하고 나서는가 하면, 장관과 본부장이 미국과 일본 등 관련국들과 즉각 전화통화를 갖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박진 장관은 25일 오전 10시 45분 외교부 17층 상황실에서 외교부 1,2차관과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대변인, 해외안전관리기획관, 아시아태평양국장, 북미국장, 북핵외교기획단장, 평화외교기획단장, 동북아시아국장, 유럽국장, 원자력비확산외교기획관, 다자외교조정관 등이 민방위복 차림으로 참석한 가운데 1시간여 대책회의를 주재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합참)은 이날 오전 “우리 군은 오늘 오전 06시경과 06시 37분경, 06시 42분경,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각 1발을 포착하였다”며 첫 번째 발사된 미사일이 ICBM(화성-17형)으로 속도는 마하 8.9로 추정한다고 발표했다.

박 장관은 “오늘 북한의 ICBM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노골적이고 명백한 위반이다. 또 한반도와 국제 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고 규정하고 “북한이 중요한 자원을 방역과 민생 개선이 아니고 핵과 미사일 개발을 위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유감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우리 외교부로서는 엄중한 상황 인식 하에 주요국과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면서 이번 ICBM 발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력하고 단호한 대응을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신규 안보리 결의 추진과 관련, “조속한 시일 내에 구체적인 결의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추가 대북 제재 결의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거부권’을 갖고 있어 중‧러의 동참 없이는 신규 결의 채택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 장관은 “북한은 자신들의 지속된 도발은 더욱 강력하고 신속한 한미 연합 억제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한반도의 긴장을 조성하고 지역 정세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와 외교의 길로 조속히 복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회의에 앞서 박진 장관은 이날 오전 안토니 블링컨(Antony J.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과 통화를 갖고 “앞으로도 빈틈없는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대북 억지력을 지속 강화해 나가기로”했으며, “신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의 조속한 채택을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했다.

한편,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25일 오전 성 김(Sung Kim)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대북 수석대표 유선협의를 갖고 북한의 군사 행동을 “강력히 규탄”하고,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위해 한미간 각급에서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했다. 김건 본부장은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일 북핵 수석대표 유선협의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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