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를 전했다. [사진 갈무리-JTBC 유튜브]
10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사를 전했다. [사진 갈무리-JTBC 유튜브]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저는 한반도뿐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서도 그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실질적 비핵화’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과거 선거 과정에서는 “실질적 비핵화의 첫 단계는 국제적 검증”이라며,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전면적 사찰을 허용하면 “상당한 진전”이라고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극도로 거부감을 보여온 ‘신고·검증 문제’를 ‘실질적 비핵화’ 기준으로 내세운 셈이다.

또한 ‘실질적인 비핵화’라는 전제 아래 북한 경제 개선을 위한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는 구상은 과거 실패로 끝난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을 떠올리게 한다.

윤 대통령은 “지금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 그룹에 들어가 있다”면서 “그러므로 우리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에 기반한 보편적 국제 규범을 적극 지지하고 수호하는데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팬데믹 위기, 교역 질서의 변화와 공급망의 재편, 기후 변화, 식량과 에너지 위기, 분쟁의 평화적 해결의 후퇴 등” 난제를 거론하면서, 이를 해결하는데서 가장 큰 장애물이 “반지성주의”라고 주장했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합리주의와 지성주의”인데, “국가 간,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는 것.

윤 대통령은 “저는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우리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은 바로 ‘자유’이다”라고 주장했다.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는 문재인,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 더글러스 엠호프 해리스 미국 부통령 남편, 조지 퓨리 캐나다 상원의장,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등 내외빈들이 참석했다. 

이날 새 정부는 ‘청와대 시대’를 끝내고 ‘용산 시대’를 개막하는 상징적 이벤트도 실시했다. 아침 6시 30분 북악산 등산로를 완전 개방했으며, 취임식이 시작된 11시에는 청와대 정문 개방행사를 진행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