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유럽연합(EU) 상임의장, 집행위원장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 전에 북미대화가 열려야 한다며, EU의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1일 오후 청와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한-EU 정상회담 때 문 대통령은 “그간 어렵게 이룬 남북관계의 진전과 성과를 다시 뒤로 돌릴 수 없다는 것이 나의 확고한 의지”라며 “나는 인내심을 갖고 남북미 간 대화 모멘텀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이 바라기로는 미국이 대선 이전에 북미 간의 대화 노력이 한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EU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역시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 간에 다시 마주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북미대화가 정상회담인가’는 질문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그렇다”고 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 같은 생각은 이미 미국 측에 전달이 됐고, 미국 측도 공감하고 있고, 현재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겸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장관의 이번 달 방한이 문 대통령의 요청과 관련이 있다는 뜻이다.

비건 부장관은 그러나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독일 마셜기금 주최 화상 간담회에서 “지금과 11월 선거 사이에는 (추가 북미정상회담이)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실무 협상은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