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이 23일 오전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은 물론, 북한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문 대통령은 “중국이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준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을 향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호소한 것. 

문 대통령은 “모처럼 얻은 기회가 결실로 이어지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해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한·중 양국이 손을 잡으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면서 “이것은 나의 진심어린 말이다”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특히 한반도 문제에 있어 양국의 입장은 문 대통령 집권 이후 더욱 강화되었고 통하는 부분이 더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한은 북·미가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나가게 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북·미 간 대화 모멘텀을 살려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날 한중 정상회담은 예정된 30분을 훌쩍 넘겨 55분 동안 진행됐다. [사진제공-청와대]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 시 주석은 “협력하면 모두에게 이익이, 싸우면 모두에게 상처가 남는다”며 “충돌하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양국이 건설적 대화로 원만한 해결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최근 ‘1단계 무역합의’를 이룬 것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한중 관계와 관련, 시 주석은 “우리는 양자 관계가 보다 더 좋은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실현하고 지역의 평화, 안전, 번영을 촉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체제를 수호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넓은 공감대가 있다”면서, “나는 대통령님과 함께 양자 관계가 새롭고 더 높은 수준에 오를 수 있도록 견인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한국의 ‘신남방·신북방정책’ 간의 연계 협력을 모색키로 합의한 이후 최근 구체적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보고서가 채택되었다”며, “이를 토대로 제3국에 공동진출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들이 조속히 실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년 가까운 시일 내에 주석님을 서울에서 다시 뵙게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6월 오사카 G20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 때 수준으로 살짝 거론하고 넘어갔으며, ‘한한령’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귀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정상회담은 예정된 30분을 훌쩍 넘겨 55분 동안 진행됐다. 업무오찬에서는 양국의 문화부터 한반도 평화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에 대해서 허심탄회한 대화가 계속됐다.

문 대통령은 이어 쓰촨성 청두로 가서 리커창 국무원 총리와 마주앉을 예정이다. 24일에는 리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아베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도 개최한다. 

(추가,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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