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지난 15일 '알아야 통일이다' 『북맹탈출 평양이야기』 독후감 공모전 시상식을 진행했다. 

지난 3월부터 5월 31일까지 3개월간 민주노총 조합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김이경 작가의 『북맹탈출 평양이야기』에 대한 독후감 공모전을 진행한 결과에 대한 시상이었다.

공모전 수상작으로는 대상에 '그것이 알고 싶다-최홍락(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 조합원', '나는 대다수에 속하는 심각한 '북맹'이었다-김나림 학생', 우수상에 '북의 집단주의에서 길을 찾다-정영현(금속노조 경남지부) 조합원', '북한은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다-김이정 학생', 장려상에는 '배움-유현숙(세종충남지역) 조합원'과 '남북 교류, 개인적인 것부터 시작-전형인 학생', '북맹탈출 평양이야기를 읽고-윤지영 학생'이 각각 선정되었다.

수상작들을 <통일뉴스>가 연재한다.

연재 순서는 아래와 같다. 
  
'남북 교류, 개인적인 것부터 시작'-전형인 학생(장려상)
'북맹탈출 평양이야기를 읽고'-윤지영 학생(장려상)
'배움'-유현숙 세종충남지역 조합원(장려상)
'북한은 생각보다 무섭지 않았다'-김이정 학생(우수상)
'북의 집단주의에서 길을 찾다'-정영현 금속노조 경남지부 조합원(우수상)
'나는 대다수에 속하는 심각한 '북맹'이었다'-김나림 학생(대상)
'그것이 알고 싶다'-최홍락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 조합원(대상) 
/ 편집자 주

 

유현숙 (세종충남지역 조합원)

 
배움

▲ 유현숙 세종충남지역 조합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처음 딸에게서 스마트폰의 모르는 기능을 배울 때가 떠오른다.  더듬거리는 내가 답답했던지 딸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이윽고 옥타브를 탈 쯤에서야  엄마 혼자 해보라는 말에 알맞은 답을 당당히 내보일 수 있었다. “ 세상 참 빠르구나” 남편과 웃으며 우리도 이제 애들한테 배울 나이가 되었다고 끄덕였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운다는데 그래서 이런 말이 생긴 걸까 또 그 문장을 마음에 새긴다. 이 책 또한 반도 읽기 전에 또 다시 이런 다짐을 하게 되었다. 
 
나는 북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는가 되짚어 본다.

한번이라도 제대로 북한에 대한 공부를 한 뒤 통일 대박을 외쳤었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것이다.  30년 이상 여러 언론과 tv로 보고 듣게 된 북에 대한 나의 의문점은 늘 많았다. 도대체 북한은 왜 그럴까?, 왜 세계정세? 세계경제?를 나 몰라라 하는 걸까? “왜 내전이 안 생기지?” “지금 세계 곳곳에 내전을 격고 있는 곳이 있는데!” “억누를수록 그 폭발력은 강한데?”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인데?” “그래도 우리보다 자존심은 있네!” 그러면서도 그래도 우리의 동포, 우리의 반쪽인데! 이유가 있겠지? 그들의 행동을 자존심 정도로 생각했다  
 
힘이는 자들은 언론은 보통사람이 이정도의 감정적인 평가만 가지고 마음대로 다뤄지길 바랬던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이해할 수 없었고 쉽게 주물러지지 않는 그 단단함에 한숨도 쉬었다. 그들을 자주적인 국가로 인정할 수 있을 만큼 공부를 해본 적도 없고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노동조합일을 배우며 점차 이 세계의 까끌거리는 모서리를 조금씩 만지고 느끼게 되었고 처음으로 북한에 관련된 책 두 권을 읽게 되었다. 김진향 교수의 “개성공단 사람들”과 대북사업 전문가 김이경 선생님의 ‘좌충우돌 아줌마의 북 맹 탈출’. 이야기 하듯이 말해주는 책이었다. 

컴맹 탈출에 도움을 준 딸이 있듯 북맹 탈출의 교과서가 세상에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책장을 넘겼다. 마치 유럽여행을 가기 전 여행 가이드를 읽는 마음으로, 바람에 안개가 걷히듯 윤곽을 그릴 수 있었다.  
 
‘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에서 북한이 선수 및 응원단 파견에 합의서를 작성했으나 실무절차에서 돌발적인 응원단 파견을 취소한 사건이 있었다. 그 이유로 “응원을 할 수 없는 곳에 응원단을 파견한다는 것은 비합리적이고 우스꽝스럽기 때문에 파견을 취소한다”고 들었다.

배구, 농구, 축구, 야구등 팀 별 단체게임에서 행해지는 것이 응원인데 이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북한에 과도한 응원단 파견에 관련된 합의서만 서둘러 작성케 하여 생긴 문제였다. 어쩌면 우리는 절도 있고 멋진 북한의 응원단이 남한에 함께 와서 응원 쇼를 선보이면 좀 더 예쁜 대북 청사진을 그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영악한 계산에 합의서를 요구했던 것 같다. 

흥미 위주, 시선 끌기 등의 갖가지 불건전한 의도속에 북한에 응원단 차출을 합의하게 하고 돌연 이를 취소한 북한에게 그 모든 죗값을 뒤집어 씌우는 프레임 작업을 곁들였던 것은 아 니었나 비로소 책을 읽고 알 수 있었다.  
 
쉽게 말해 정치와 언론은 북한을 악용하고 공격 받이로 쉽게 노출시키는 것이다.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북한의 선동이다, 북한의 지령이다라는 북맹적인 프레임으로 이득을 취한다. 

아래의 문장을 읽고 내 머리로 생각해낸 것이 있었다. 

[집단주의가 전체주의, 군대식, 행정명령식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바로 개인주의가 인간 본 성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자본주의 이론가들의 거짓 선전이다. 자본주의 사회야 말로 개인의 이익과 집단의 이익이 조화될 수 있다고 선전하지만, 집단의 이익보다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면 반드시 집단의 이익이 파괸된다]

“해석이란 다양할 수 밖에 없지 않나? 그렇다면 누가 언제 해석했느냐에 따라 그 방향으로 해석은 전파되고 고정화 되는 것이 아닐까? 누가 언제 힘 가진 쪽에서 정의를 내린 해석이라면, 뒤집을 수 있겠는가?” 우린 지금도 자본가들이 힘 가진 자들이 가르치는데로 배우고 있지 않은가. 세삼 무섭다.” 
 
스마트해지는 시대에 걸맞게 노인을 위한 컴맹 교실이 생겨나고 함께 어우를 수 있는 사회적 제도를 건설하는 것처럼 우리는 북맹 교실을 만들고 북한에 대한 더 체계적인 이해가 곁들여진 통일을 위한, 함께하는 미래를 건설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그런 작은 발걸음으로 김이경 선생님의 북맹탈출은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맛이 절대소비가 되는 혼란스러운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북한공부의 개론서적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것을 배울 때에는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답답하다. 올바르게 길을 비춰주어도 따라오지 못해 답답하기도 하고, 잘 보이지 않는 빛을 따라가느 라 답답하기도 하다. 딸이 목청껏 가르쳐준 스마트폰을 이제는 새로운 기능도 스스로 발견하며 잘 쓰는 것처럼 처음 북맹을 탈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지만 남과 북이 함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선 지금 열심히 배워야 한다.

 아무래도 죽을 때까지 이 공부는 멈추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북측은 자존심이 아닌 존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은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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