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6월말 방한을 브리핑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청와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말 방한시 DMZ(비무장지대) 방문과 같은 다양한 일정을 추진 중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며 이 계기에 방한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오전 10시 45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트럼프 미 대통령은 6월 하순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방한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외교경로를 통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이날 새벽 5시 한미 양국의 발표를 재확인했다.

또한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한미동맹 강화 방안에 대해서 협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형식이나 일정 등은 “한미 간의 외교경로를 통해서 협의해 나가야 될 부분”이라며 “외국 정상이 방한을 할 때는 국빈, 실무, 공식 이렇게 나뉜다. 그런데 어떤 방식으로 오게 될지는 좀더 한미 간에 논의가 지금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방한 시기에 대해서도 “G20 전인지 후인지는 지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방한 일정에 대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느냐 마느냐 문제 같다”며 “여러 가지 협의들을 하기 위해서 또 다른 만남이 이뤄질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한미 간에 양 정상이 만나기로 한 날짜가 일단 G20 그 즈음이라는 것만 지금으로서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서도 “그때 가봐야 안다”고 전제하고 “기본적으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논의들이 서로 있을 것이고, 그리고 한국과 미국이 가지고 있는 상황, 정보 이런 것들도 물론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새벽 한미 정상회담 동시 발표시 백악관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DPRK) 비핵화’, 이른바 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 표현을 썼지만 우리 정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사용한데 대해 “뜻은 통한다”며 “조금씩 워딩이 다른 것은 그 나라의 사정에 따라서 그렇다”고 답했다.

“양 국가가 똑같은 발표를 할 때는 영어를 똑같이 직역했을 때, 혹은 한국어를 영어로 똑같이 직역했을 때 오히려 의미전달이 잘 안 되는 경우들이 있다. 그래서 양국가가 서로 협의 하에 큰 맥락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발표를 하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완전한 비핵화’와 ‘FFVD’가 한미 간의 다른 표현방식으로 쓰인 경우는 있었지만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비핵화’는 맥락이 달라 단순한 표현상의 차이로 보기는 어렵다. 싱가포르 6.12북미공동성명 등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공식 표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해 둔 ‘조속한 4차 남북 정상회담’과 6월말 한미 정상회담의 수순에 대해서는 “지금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면서도 “2017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2년간의 흐름을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지금 우리가 어디만큼 왔는지. 때로는 물결이 치기고 하고 파고가 높아지기도 하지만 그 거대한 흐름이 바뀌고 있는지 혹은 틀어지고 있는지를 봐주셔야 되지 않을까 싶다”는 것.

구체적인 북측의 반응이나 남북 정상회담 일정은 현재로선 점치기 어렵지만 큰 맥락에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작년 방한시 DMZ(비무장지대) 일정이 취소됐는데, 혹시 이번 방한 일정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앞으로 한달여의 시간이 남아있다”며 “그 기간 동안 여러 협의를 통해서 어떠한 의제를 하는 것이 좋을지, 그리고 어떤 일정을 하는 게 좋을지, 또 그 일정의 형식은 무엇이 될지를 구체적으로 논의를 해야 된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일본 오사카에서의 G20 정상회의 계기에 한미 정상회담이 가능한데도 트럼프 대통령을 따로 초청한 것은 별도의 일정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며, 여기에 DMZ 방문 일정 등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판문점에서 남북미 3자 정상이 모여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는 희망사항도 내놓고 있다.

G20 정상회의 계기 한미일 3자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한미일 뿐만 아니라 다른 정상회담도 확인해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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