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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청산은 오늘 우리의 역사적 임무”[대전 강제징용노동자상의 의미-현재] 민주노총 대전본부 이대식 본부장
대전=김병준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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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5  12: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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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5일, 대전에 일본의 만행을 잊지 않겠다며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세우겠다고 선언한 사람들이 있다. 평화나비 대전행동, 민주노총 대전본부, 한국노총 대전본부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 일제의 만행을 잊지 말자고 외치고 있다. 대전 강제징용노동자상의 의미를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과거-현재-미래의 순으로 되새겨본다. 문의 평화나비 대전행동(042-223-0615)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됩니다. 일제의 강제징용 만행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 13일 민주노총 대전본부 사무실에서 이대식 본부장을 만나 강제징용노동자상과 관련한 그의 심정을 들었다. [사진-통일뉴스 김병준 통신원]

청산되지 못한 친일의 역사. 3.1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2019년, 강제징용노동자상의 건립의미에 대해 이대식 본부장(민주노총 대전본부)은 강한 어조로 강조했다. 역사를 기억해야 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고.

“2015년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고, 한일 위안부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이후 대전에서는 소녀상에 모여 기자회견을 하고, 집회를 하고, 위안부 합의 원천무효와 파기를 외쳤습니다. 투쟁의 거점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이 곳에 이제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세울 것입니다. 일제의 만행을 기억하는 장소, 친일청산을 다짐하는 장소로 만들어 갈 것입니다.”

대전 평화의 소녀상은 시청 북문 앞 보라매근린공원에 위치하고 있다. 그는 이곳을 장기적으로 ‘평화공원’으로 만들어가고 친일청산과 평화에 대해 알아가고 다짐해가는 교육의 장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친일청산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이 지금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들의 원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의 편에 서서 권력과 돈을 누린 자들이 해방 이후 다시 권력의 편으로, 자본의 편으로 붙어 지금까지 권세를 누려온 것이지요.”

해방 이후 친일세력들은 자취를 감춘 듯 했으나, 미군정 시기와 이승만 정부에서 다시 요직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는 친일경력이 있는 이들을 단죄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실제 처벌된 사람은 실형 7인, 집행유예 5인, 공민권 정지 18인등 겨우 30인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승만은 1949년 10월, 1년만에 반민특위를 해체해 버린다.

“노덕술 등 대표적인 악질 친일 경찰들이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운동가들을 때려잡다가 해방 이후에는 노동조합 활동가나 진보세력들에게 반공이라는 핑계를 대고 다시 때려잡으려 들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이 땅의 진보세력들은 피해를 당하고만 살아왔던 것이고요”

일제강점기에도 노동운동가들은 있었다. 그들에게 노동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길은 곧 독립이었고, 그들의 노동운동은 곧 독립운동이 되었다. 노동조합 활동이 조합 내 활동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독립운동으로 연결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들을 탄압하던 친일 세력들은 해방 이후 반공이라는 명분으로 다시금 탄압을 가하기 시작했다.

“‘토착왜구’라는 말은 일제 강점기부터 쓰이던 말입니다. ‘토왜’라는 표현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 다시 이 말이 회자되는 것은 아직도 그 시기의 문제가 제대로 청산되지 않아서 아닐까요? 결국 지금 가장 필요하고, 우리가 꼭 해야만 하는 일은 친일 청산과 일제잔재 청산입니다.”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역사, 잊혀진 역사는 결국 반복된다. 해방 이후 혼란한 시기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기회주의 세력들은 다시금 권력과 부를 움켜쥐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 이것이 결국 노동현장에서의 과도한 착취, 노동자의 안전은 무시한 채 이익에만 몰두하는 풍토, 노동자의 권리를 찾자는 노동조합에 대해 “빨갱이”라는 덧칠을 하고 탄압하는 행동들로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 대전 보라매공원에 나란히 자리잡은 평화의 소녀상과 강제징용노동자상. 설립단체들은 강제징용노동자상 모형을 제작해 기자회견과 홍보에 함께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병준 통신원]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은 친일청산에 대한 우리의 의지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친일청산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꼭 해내야만 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가 우리에게 부여한 책무입니다. 노동자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의지를 모으고, 친일청산의 과정을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강제징용 문제는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잠자고 있던 문제였다. 2015년 민주노총 등이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세우겠다고 선언하며 이 문제를 꺼냈고, 위안부 문제와 더불어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2018년 대법원은 ‘손해배상’을 판결했고, 이후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다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벌써 돌아가신 분들도 너무나 많고, 생존해 계신 분들도 아흔이 넘으셨습니다. 이분들의 한을 풀어드릴 수 있는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은 것입니다. 늦었다고 생각하기에 더더욱 빨리 추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군함도에서 강제노역을 당했던 피해 당사자 최장섭 할아버지는 2018년 1월 돌아가셨다. 대전 인근에 거주하셔서 찾아뵙기도 하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는 이 본부장은 그래서 더욱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하지만 더 늦출 수는 없기에 올해 8월 15일 꼭 노동자상을 건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제징용노동자상이 제대로 세워지는 날은 친일이 제대로 청산되는 날입니다. 올해 8월은 하나의 기점이 될 뿐입니다. 민주노총은 앞으로도 제대로 된 친일 청산을 위해 투쟁할 것입니다. 노동존중 새로운 평화 세상을 만드는 것의 출발점은 역사를 바로 세우는 것이고, 그 시작이 제대로 된 친일 청산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8월 15일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세우는 것이 끝이 아님을 강조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이게 나라냐”를 외쳤던 1700만 촛불들의 요구 또한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드는 것이었고, 그 시작 지점이 친일청산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리고 민주노총은 노동현안 뿐 아니라 적폐청산과 친일청산을 위한 투쟁도 멈추지 않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 거리캠페인에 함께한 강제징용노동자상. 거리에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 내용을 해설하고, 모금도 받고 있다고 한다. [사진-통일뉴스 김병준 통신원]

“시민 여러분들의 지지와 성원, 동참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노동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의 문제입니다. 또, 오늘을 바로 세우는 것이 바로 내일의 우리 후대들의 삶을 제대로 만들어 주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십시오. 그리고 동참해 주십시오.”

대전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역시나 함께 동참하고 응원해 주는 것이다. 대전 강제징용노동자상은 시민모금으로 만들 계획이고, 예산은 8,000만원 정도라고 한다. 시민들이 뜻을 모아 함께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오는 8월 15일, 대전시민들이 뜻을 모은 ‘대전 강제징용노동자상’이 대전시청 북문 앞 ‘평화공원’에 꼭 세워지기를 함께 희망해 본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와 공동게재 됩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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