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0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향해 “멍청해보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맹비난한 것과 궤를 같이한 것.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볼턴 보좌관이 “제3차 조미수뇌회담에 대한 희떠운 소리를 늘어놓은 것과 관련하여” 최선희 제1부상이 조선중앙통신사 기자가 제기한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입장을 밝혔다.

최 1부상은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 블룸버그통신과의 기자회견에서 북조선이 3차 수뇌회담에 앞서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한 전략적결정을 하였다는 진정한 표시가 있어야 한다느니, 트럼프대통령이 말한 ‘큰 거래’에 대해 론의할 준비가 되여있어야 한다느니 따위의 희떠운 발언을 하였다”며 “원래 우리는 볼튼 보좌관이 언제 한번 리성적인 발언을 하리라고 기대한바는 없지만 그래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라면 두 수뇌분들사이에 제3차 수뇌회담과 관련하여 어떤 취지의 대화가 오가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말을 해도 해야 할것이였다”고 포문을 열었다.

볼턴 보좌관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 전 미국이 확인해야 하는 사항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실질적인 표시”라고 답하고 “우리는 (트럼프)대통령이 빅딜(Big Deal)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최 1부상은 “지금 볼튼의 이 발언은 제3차 수뇌회담과 관련한 조미수뇌분들의 의사에 대한 몰리해로부터 나온 것인지, 아니면 제딴에 유모아적인 감각을 살려서 말을 하느라 하다가 빗나갔는지 어쨌든 나에게는 매력이 없이 들리고 멍청해보인다”고 비난하고 “볼튼의 이 답변에서는 미국사람들의 발언에서 일반적으로 느끼는 미국식 재치성도 론리성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혹평했다.

나아가 “경고하는데 앞으로 계속 그런 식으로 사리분별없이 말하면 당신네한테 좋은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앞서, 최 1부상은 3월 15일 ‘통보 모임’을 통해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첫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적대와 불신의 분위기를 조장하여 북.미 최고지도자들 사이의 협상을 위한 건설적인 시도에 장애를 조성”한 장본인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목한 바 있다.

또한 이틀전 권정근 국장은 폼페이오 장관을 향해 “우리의 최고 존엄을 모독하는 망발을 줴침으로써 자기의 저질적인 인간됨을 스스로 드러내고 이성적인 사람들의 경악을 자아내고 있다”고 비난하고 “하노이 수뇌회담의 교훈에 비추어보아도 일이 될만 하다가도 폼페오만 끼여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나군 하는데 앞으로도 내가 우려하는 것은 폼페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며 대화상대 교체를 촉구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된 김정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옳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우리로서도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면서 “올해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언급한 뒤 미국측 반응에 대해 반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최 1부상의 볼턴 보좌관에 대한 대응은 18일 권정근 국장의 폼페이오 장관에 대한 반격보다 발언자의 직위가 높은데 반해 내용은 간략하고 교체를 촉구하지도 않아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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