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18일 “우리에 대한 갖은 망발과 궤변들을 연일 늘어놓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강하게 규탄했다. 회담 상대로 폼페이오가 아닌 다른 사람을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지난달 15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평양 주재 외교단 상대 통보모임에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결렬시킨 주범으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폼페이오 장관을 지목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수다.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운신폭이 좁아진 사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권 국장은 이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과의 문답에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미 국무장관 폼페오만이 혼자 연말까지 미조 사이의 실무협상을 끝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잠꼬대 같은 소리를 하여 사람들의 조소를 자아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마치 우리가 요구하는 것이 연말까지 실무협상이나 끝내는 것인듯이 그 뜻을 와전시켜 미국이 연말까지 행동해야 한다는 구속감에서 벗어나보려는 어리석은 계산에 불과하다”고 풀이하고 “미국은 지금의 궁리로는 우리를 까딱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권 국장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천명한 대미 입장의 의미는 “미국은 우리를 핵보유국으로 떠민 근원, 비핵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 손으로 올해 말까지 치워야 한다는 것이며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조선반도정세가 어떻게 번져지겠는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연말까지 미국이 계산법을 바꾸지 않으면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로 가겠다는 ‘최후통첩’이라는 것이다.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미국 측의 여러 대화 제안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전혀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국장은 과거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비핵화를 애걸”하던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주 의회 청문회에서는 “우리의 최고 존엄을 모독하는 망발을 줴침으로써 자기의 저질적인 인간됨을 스스로 드러내고 이성적인 사람들의 경악을 자아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폼페오가 제멋대로 말을 꾸며대면서 조미관계 전반을 자기 마음대로 흔들어 자기의 인기를 올려보려고 획책하고 있는 속에서도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가 여전히 좋은 것이며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라고 북미 정상 간 채널은 열어 놓았다.

권 국장은 “하노이 수뇌회담의 교훈에 비추어보아도 일이 될만 하다가도 폼페오만 끼여들면 일이 꼬이고 결과물이 날아나군 하는데 앞으로도 내가 우려하는 것은 폼페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는 점”이라며 “따라서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나는 폼페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의 대화상대로 나서기 바랄뿐”이라고 밝혔다.

(추가, 17:19)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