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U15) 축구대회 A조 개막경기가 29일 오후 강원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렸다. 북측 4.25축구단 선수들(흰색 유니폼)과 강원도 선발팀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영어가 부족해서 잘 몰랐는데 우리 민족 심판이 있으니까 편안하다. 여기 와보니까 별로 멀지도 않다. 남강원도 팀이 그렇게 부족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앞으로 더 잘해서 결승에서 만나길 기대한다."

제5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U15) 축구대회 A조 개막경기가 열린 29일 오후 강원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 강원도 선발팀을 맞아 경기시작 4분만에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넣고 연이어 전반 23분 두번째 결승골을 넣어 개막전을 3:1 승리로 이끈 북한 4.25축구단의 리일송 선수는 경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아리스포츠컵 4연패의 막강 전력을 자랑하는 4.25팀은 후반 13분 리금철이 중앙선을 넘어 단독 드리볼 끝에 추가골을 성공해 3득점을 올렸으며, 강원도 선발팀은 후반 17분 추격골을 넣었지만 더 이상의 득점은 없었다.

전날 내린 비로 갑자기 기온이 떨어진 이날 경기장을 찾은 1만여명의 관중들은 후반 들어 투지 넘치는 경기를 펼친 남북 양팀 선수들에게 승패와 관계없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개막경기에 앞서 열린 남측 하나은행팀과 북측 4.25 여자축구팀의 친선경기에서는 전후반 각 1골씩을 뽑아낸 4.25팀이 2:0으로 승리했다.

▲ 이날 개막경기에서는 북측 4.25축구단이 3:1로 강원도 선발팀에 승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4.25체육단 신진혁 감독(코치)는 "선수들은 뛰어 다녔으니까 춥지 않았을 텐데 나는 좀 추었다"면서 "날씨가 추운 속에서도 어린 학생들이 와서 응원도 힘차게 해주고 주민들도 와서 격려해주어서 참 감동이 깊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는 도교육청의 협조로 도내 69개 초중고교생과 지역 주민 등 1만여명이 관람에 나섰다.

4,5,6학년 학생 300여명을 인솔하고 경기장을 찾은 인근 석사초등학교 윤상철 선생님은 "학생들이 가끔 강원FC 경기도 보는데 이번엔 북한 선수들이 강원도에 와서 하는 경기이니까 이런 경험을 통해 통일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더욱 크게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금산초등학교 4,5,6학년 33명을 인솔하고 온 남궁필선 선생님은 "학생들과 함께 경기장에 이렇게 온 건 처음"이라고 하면서 "날씨도 춥고 그런데 아이들이 의외로 응원도 적극적으로 하고 또 '니편 내편 따로 없다, 이기는 편이 우리편이다'라고 하는데, 저는 잘되고 있는 것 같다"고 아이들마냥 즐거워했다.

이어 "학교에서도 통일관련 교육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번 경기 관람을 마치고 나중에 별도로 토론을 한다든지 하는 기회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아이들이 이번 경기를 보고 난 느낌을 서로 나누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에서는 학생들의 이동편의와 간식을 지원하는 등 대회 참가를 권장하고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고 했다.

▲ 초등학생 응원단들에겐 네편, 내편이 따로 없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이날 경기장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학생, 주민 등 1만여명이 자리를 함께해 남북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응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꽤 쌀쌀한 날씨였지만 열심히 단일기를 흔들면서 '강원도'를 외치는 초등학생들은 지금 경기가 누구와 누구 사이에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대부분 관심 밖이었다. 학교에서 이야기를 듣긴 했는데 그것보다는 두 시간 정도 수업을 단축하고 친구들과 경기장에서 목청껏 응원하는 것 자체가 즐거운 모양이었다.

흰색이든 빨간색이든, 또 남이든 북이든 별로 상관없었다. 심지어 경기가 끝날 쯤에서야 '어 여자선수들이었어'라고 놀라는 모습이었다.

기계체조를 전공하는 강원체육고등학교 1학년 최운혁 학생은 "남자축구 강원도 팀과 북측 4.25팀과의 경기를 보기 전이지만 여자축구만 봐서는 북한이 조금 더 잘하는 것 같다"고 하면서 "공격이나 수비 측면에서 모두 북측이 조금 더 나아 보인다. 투지, 체력, 기술 모든 면에서 북쪽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또 "남측 여자선수들이 조금 덜 뛴다고 느껴지지만 경기는 재밌다"면서 "응원은 하나은행 팀을 했다"고 말했다.

북쪽 선수들이 눈 앞에서 경기하는 건 이번에 처음 본다는 최운혁 학생은 "이상한 느낌..."이라고 말을 흐리더니 "뭐랄까 낯설고... 이렇게 (경기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해서인지 비현실적이란 느낌이긴 한데, 다르다는 느낌은 아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대회 임원진들이 개막전에 나선 강원도선발팀과 4.25체육단 선수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강원도 선발팀(파란색)과 4.25축구단(흰색) 선수들이 서로 섞여 어깨동무를 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개막전을 시작으로 제5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U15) 축구대회가 공식 개막했다.

이번 대회에는 남북한과 중국,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이란 등 6개국의 8개팀 230여명의 선수가 참가하며, 경기는 2개조(A조 : 강원도선발팀, 北4.25체육단, 중국, 베트남 / B조 : 하나은행-중등축구연맹 선발, 北려명체육단, 우즈베키스탄, 이란)로 나누어 예선은 풀리그전으로, 준결승전부터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해 11월 2일까지 진행한다.

전날 인제 공설운동장에서 A조(베트남-강원도, 4.25체육단-중국), B조(이란-하나은행, 려명체육단-우즈베키스탄) 예선 4경기가 치러졌으며, 개막전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송암 주(보조)경기장에서 A조(중국-베트남), B조(려명체육단-이란) 예선 2경기가 진행됐다.

이날 개막전에 이어 30일 오후에는 송암 주경기장에서 B조 개막전 하나은행-중등축구연맹 선발팀과 북 려명채육단의 경기가 열린다.

▲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 전경.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더 이상 통일을 미루지 맙시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반갑습니다! 남북 유소년, 통일조국의 주역!'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경기장 주변 곳곳에 설치된 제5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 북측 선수단 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하나은행팀과 북측 4.25여자축구팀 선수들이 시범경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여자축그 시범경기에서는 북측 4.25팀이 2:0으로 이겼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우리는 하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경기가 끝나고 친선경기를 치른 남북 여자축구 선수들이 한데 어울려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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