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고위급회담이 1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리고 있다. 남측 조명균 수석대표와 북측 리선권 단장이 오전 전체회의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남북고위급회담이 1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리고 있다. 남북은 6.15공동행사와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등 ‘판문점선언’ 후속조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는 전언이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55분간 전체회의를 가졌다. 남북은 모두발언에 이어 기조발언문 낭독 없이 곧바로 ‘판문점선언’ 중 남북관계 분야의 합의사항 이행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다는 전언이다.

남북, 개성공단 내 공동연락사무소 조속 설치 한마음
북, 6.15공동행사 남측지역 개최 제안

정부 당국자는 오전 전체회의 이후 브리핑에서 “우리 측은 남과 북이 신뢰와 상호존중의 정신으로 ‘판문점선언’을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이행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을 북측에 전하면서 주요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먼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공단 내에 설치하고 조속히 가동할 것을 제의하고, 6.15공동선언 18주년 기념 공동행사를 남북 당국과 민간이 함께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산림협력의 단계적.체계적 추진 의사를 전달하고,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및 한반도 신경제구상 관련 남북 공동연구 및 조사 필요 입장을 밝혔다.

장성급 군사회담,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 산림, 철도.도로 실무회담 등 분야별 실무회담의 조속한 개최가 필요하다고 북측에 표명했다.

▲ 남북은 오전 전체회의에서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조속한 설치에 뜻을 함께 했다. 북측은 6.15공동행사를 남측에서 열자고 제안했다.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이에 북측은 “회담이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첫 회담인 만큼 양측이 신뢰와 배려를 통해 판문점선언의 차질없는 이행을 위해 노력해 나가자는 점을 강조했다”고 이 당국자가 전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는 ‘판문점선언’ 이행의 첫 조치임을 강조하며, 다만, 개성공단 내 시설이 상당기간 사용하지 않아 개.보수가 필요해 사전준비를 거쳐 최대한 빨리 개소하자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북측은 6.15공동행사는 당국, 민간, 정당, 사회단체, 의회 등이 참여해 남측지역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분야별 후속 실무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이날 회담에서 날짜와 장소를 확정하자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 크게 이견이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며 “판문점선언 이행 방안에 대해 상호 의견을 교환했고 검토한 다음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전했다.

▲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조명균, “날씨보다 더 빨리”, 리선권, “역지사지 마음으로”

지난 1월과 3월에 이어 세 번째 열린 이날 남북고위급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오전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날씨보다 더 많이 바뀐 게 남북관계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는 더 속도를 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 5개월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우리가 해야겠구나 하는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이에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이 채택된 이 장소에서 그 선언 이행을 위한 의미에서도 자못 책임과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역지사지하는 마음에서 우리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의제들을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오전회의에서 한때 지난 5월 16일 북측의 일방적인 고위급회담 연기 통보를 두고 미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조명균 수석대표가 “리선권 위원장을 1월부터 매달 만났는데, 5월에도 예정이 돼 있다가 오늘이 6월 1일이니까 사실상 한 달에 한번 만나는...”이라고 말하자, 리선권 단장은 “5월 달 우리가 만나지 못한 거는 조명균 장관 선생이 절대 자기비판은 하지 마시고 넘어갑시다”라고 받았다.

▲ 모두발언을 하는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북측 판문각에서 나와 회담장인 남측 평화의 집으로 향하던 리선권 단장은 “엄중한 사태가 해결됐다고 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리 단장은 “달라진 시대적 요구에 맞게 질문도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엄중한 사태가 어디서 조성된 걸 뻔히 알면서 나한테 해소됐냐 물어보면 되냐”며 “앞으로 이런 질문은 무례한 질문으로 치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17일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은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남북고위급회담에는 남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김남중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안문현 국무조정실 심의관이 대표로 나섰다. 류광수 산림청 차장은 교체대표로 대기하고 있다.

북측은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윤혁 철도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마주했다. 국토환경보호성 관계자 1명이 산림협력 관련 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했다.

▲ 북측 회담 대표단이 판문각을 나와 판문점 남측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판문점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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