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지역 판문각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이 전격 개최됐다. 청와대는 27일 회담 모두발언과 마무리발언 일부를 공개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필요할 때 이렇게 연락해서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남북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징표가 될 것 같습니다.”

26일 남북 정상이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깜짝 만남’을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만남이 뜻깊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두 번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비공개리에 전격 이루어져 1차 회담에 비해 영상이나 사진이 극히 제한적으로 공개됐고, 27일 오후에서야 정상회담 모두발언과 마무리발언 일부가 공개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우리가 여기서 교착돼서 넘어가지를 못하면 안 되고, 또 못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한다”며 “얼마든지 충분히 자주 만나서 얘기도 하고, 같이 이렇게 한 곳에 앉아서 풀어나가다 보면 그때 한 약속을 이행하는 것에 대해서 아주 중요한 실천 행동이라 생각한다”고 이날의 만남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4.27 때도 외신들이 꼽아놓은 명장면 중의 하나가 10초 동안 깜짝 넘어온 것”이라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첫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을 MDL(군사분계선) 북쪽으로 안내해 함께 넘어갔다가 돌아온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좋은 자리에서 맞이하고 제대로 된 의전차량으로 맞이해야 되는데, 장소도 이렇고”라며 “잘 못해 드려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하고 “앞으로 이야기가 좋은 결실이 꽃펴야 하고, 좋은 열매를 키워 가을철에 평양으로 오시면 대통령 내외분을 성대하게 맞이하겠다”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이 이렇게 쉽게 ‘만나자’ ‘좋다’ 이렇게 해서 판문점에서 만났다는 것도 남북 간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북미정상회담까지 예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을 통해서 평화 체제가 구축될 것이라는 그런 기대가 아주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 김정은 위원장님은 우리 한국에서도 아주 인기가 높아졌고, 아주 기대도 높아졌고”라고 말하자 좌중에 웃음이 일었다.

김 위원장은 “이런 위기상황에도 마음이 가까워지고 평양과 서울이 더 가까워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단독배석한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바라보며 “이게 꼭 하루만이지?”라고 확인한 뒤 “하루만에 이렇게 하는 걸 보면서”라고 전격적인 회담 성사에 감격해했다.

▲ 남북 정상은 하룻만에 만남이 이루어진데 대해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가을 초에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성대히 맞이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제공 - 청와대]

회담을 마치고 마무리 발언에 나선 김 위원장은 “오늘 실제적으로 대화가 이뤄짐으로써 아주 많은 사람들한테도 깊이 대화를 한다고 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우리가 각자 책임과 본분을 다해서 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번 4.27 회담 이후에 우리 남북 간 대화에서도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고, 또 이렇게 조미정상회담이라는 아주 중요한 회담을 앞둔 시기에 그런 점에서 함께 협력해 나가는 그런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오늘 만남이 뜻깊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앞으로 김 위원장과 둘 사이에 함께 남북의 평화와 번영을 이뤄나가기를 바란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라도 조미정상회담 반드시 성공하기를 기원하겠다”고 축원했다.

2차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25일 북측의 제안으로 26일 오후 3-5시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렸고, 남측 서훈 국가정보원 원장과 북측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단독 배석했다.

(수정, 23:09)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