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인 “김여정이 외교적 이미지 메이킹 게임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앞질렀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이방카가 그의 부친과 여행할 때와 마찬가지로 김여정은 사흘 동안 서울, 평창 방문 때 취재진을 몰고 다녔”으며, 공개적으로 발언한 적은 없으나 “스핑크스의 미소”로 주목받았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를 해체할 때까지 최대의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는 낡은 메시지를 가지고 한국에 온 반면, 김여정 특사는 김정은 위원장의 예기치 않은 문재인 대통령 방북 초청과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대조시켰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김여정 특사는 가는 곳마다 눈길을 끌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여자 아이키하키 남북 단일팀의 첫 경기, 삼지연 관현악단의 서울 공연 등.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그가 나타나지 않은 곳에서 가장 큰 반향을 불렀다”고 이 신문은 꼬집었다. 그가 9일 문재인 대통령 주최 평창 동계올림픽 사전 리셉션에 늦은데다 5분 만에 퇴장한 것은 “북한의 국가수반인 김영남 등 북한 대표단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걸 피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개막식에서 남북이 공동입장할 때 청중들이 기립박수를 보내는 동안 펜스 부통령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 남북 선수들과 주최자인 문 대통령에 대한 결례였다는 비판도 소개했다.         
     
국무부에서 한.일 문제를 담당했던 오바 민타로 씨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동맹국에 거리를 두고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훼손하려는 것처럼 보임으로써 펜스가 북한의 손 안에서 놀아났다”고 혹평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를 강하게 비판해온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교수는 “펜스 부통령이 개막식장에서 남북 단일팀을 칭찬했다면 비핵화 대화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데이비드 강 남캘리포니아대 교수는 “미국의 강경파들은 펜스가 잘 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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